미국 시간으로 지난 월요일,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출마를 공식 발표 했습니다. 미국의 다음 대통령 선거는 2012년 11월 6일로 약 1년 7개월 가량의 기간이 남은 상태 입니다. 이로서 민주당은 현 오바마 대통령을 2012년 대선 공식 후보로 선출 했으며 이에 반해 공화당은 아직까지도 유력 또는 공식 후보가 없는 혼전 양상 입니다. 2008년에 공화당 대통령 예비 후보중 한 명이었던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 미트 롬니 (Mitt Romney)가 공화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듯 하지만 오바마에 대적하기엔 역부족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공화당 또한 후보 선출에 고민이 많은 상황 입니다.

             2008년 대선 승리후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오바마, 그는 재선에 성공할수 있을까?


오바마의 재선 출마 선언과 더불어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바마 선거 본부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선거 광고 영상 입니다. 이 광고를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단순히 오바마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놓은 2분짜리 영상에 불과한듯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광고안에 숨겨져 있는 선거 전략들이 상당 합니다. 우리나라의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이 정도의 수준의 정치 광고를 만들수 있는 정치 세력이 있을까요? 만약 존재 한다면 다음 선거판을 제법 흔들어 놓을수 있을 정도로 광고의 세련미가 대단합니다.



<오바마 선거 본부가 공개한 첫번째 선거 광고 영상>


우선 이 광고에는 오바마를 지지하는 5명의 유권자들이 등장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분류 하면
중년 백인 남성/젊은 백인 대학생 /중년 엘리트 흑인 여성/중년 백인 여성/중년 히스패닉 여성 입니다.그리고 이 5명이 사는 주 (State) 또한 다른데요, 광고에 등장하는 5가지 주는 노스 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뉴욕, 네바다, 미시간주 입니다. 또한 이 5명의 사람들이 했던 여러 말들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죠.

이 선거 광고에 나오는 전략들을 하나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죠.

우선 첫번째로 이 광고에는 남성이 2명 여성이 3명이 등장 합니다. 남성에 비해 여자가 1명 더 많습니다. 여기서 알수 있는 점은 오바마가 여성 유권자의 표를 더 많이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죠. 지난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 여성 유권자는 56%
남성은 49% 였습니다. 여성 유권자가 오바마 당선 시킨 것이지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여성의 인권 문제와 복지 그리고 낙태' 문제에 대해 개혁적인 입장을 취했고 2012년 대선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듯 합니다.

또한 이 광고에는 이제 막 선거권을 얻은 젊은 나이에 대학생 유권자도 등장 합니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는 10-20대에세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었죠. 10-20대 유권자들은 오바마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 입니다.

                           선거 광고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남부에 사는 중년 백인 남성'

두번째로 선거 광고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을 살펴봐야 겠죠. 가장 중요한 사람이 가장 먼저 나오는 것 일테니 말 입니다. 광고에 처음 말을 꺼내는 사람은 노스 캐롤라이나에 사는 중년 백인 남성 입니다. 즉 남부에 사는 백인 남성 이죠. 사실 오바마를 가장 적대하고 지지 하지 않은 선거 집단이 '남부에 사는 중년 백인 남성' 유권자 들입니다. 오바마가 다음 대선에서 승리 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남부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 이고 남부에 사는 중년 남성들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노스 캐롤라이나의 경우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가 (49.9%) 0.4%라는 근소한 차이로 차이로 매케인을 (49.5%) 따돌리긴 했습니다만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지난 4번의 대선 또한 노스 캐롤라이나는 공화당 후보만을 지지했기 떄문이죠.


세번째로 이 선거 광고에는 '히스패닉' 중년 여성이 등장 합니다. 오바마는 지난 대선에서 히스패닉과 흑인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공화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바마의 이민 정책이 이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것이죠. 퓨 히스패닉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중 56%가 민주당 즉 오바마를 지지하고 23% 정도 만이 공화당을 지지했었습니다. 히스패닉 유권자는 총 1천 7백만 명 정도로 미국 전체 유권자 비율에 8.7%을 차지 합니다. 이런 점에서 히스패닉은 오바마에겐 절대 무시할수 없는 강력한 지지 세력 입니다.

                                         오바마를 지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


넷째로 이 등장인물들이 살고 있는 주 (State)들은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요 지역들 입니다. 특히 선거인단 15명이 걸려있는 노스 캐롤라이나와 9명이 걸려있는 콜로라도는 지난 3번의 대선 동안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였던 지역 입니다. 그렇기에 오바마에겐 더욱더 중요하죠. 2008년 월스트리트 붕괴 이후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치명타를 입고 있는 미시간주 또한 오바마가 놓쳐서는 안되는 곳 입니다.

다섯번째로 이 선거 광고에 등장하는 유권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느꼈던 가장 기막힌 인터뷰는 노스 캘롤라이나에 사는 중년 남성 ED가 광고 마지막 무렵에 말한 문장 입니다.

"나는 오바마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는것은 아니지만 그를 존중하고 신뢰 한다." 


이 한문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또는 공화당 지지세력'이 아닌 그 중간에서 어느 당을 지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중도 유권자'들의 표를 겨냥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이런 사람들을 '독립 유권자'(Independent) 라고 말하죠. 미국에선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낼수 있는 정당이 실질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두곳 뿐이기 때문에 이 독립 유권자 즉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종종 선거 승패의 핵심을 가릅니다.
                                  


                     오바마의 2012년 재선 캠페인 로고, 뜨는 해 모양은 '희망'을 상징한다.

사실 이 보다 더 많은 전략들이 오바마 선거 광고안에 숨겨져 있지만, 대략 중요한 점들은 위에 정리해 놓은 것들 정도 입니다. 단 2분짜리 광고에 이렇게 많은 선거 전략들이 숨겨져 있다니 놀라울 따름 입니다. 미국에 정치가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지는 매우 의심스럽지만, 미국 정치판의 선거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명실 상부 세계 최고 수준 입니다. 가끔 이들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미국 정치는 조작 되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하지만 오바마의 선거 광고는 '조작'이라기 보단 매우 세련되고 훌륭한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 생각 합니다. 없는 사실을 지어내거나 과장한 것이 아니기 때문 이죠. 또한 최근 미국의 한 여론 조사 기관에서 오바마의 2012년 대통령 당선 가능성 (47%)가 공화당 후보들의 가능성 (37%) 보다 10% 더 높게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오바마 선거 캠프가 방심하지 않고 이런 빈틈없는 광고를 만들어 내는 점 또한 인상적이죠.


워싱턴의 정치꾼들은 미국 유권자들을 매우 면밀히 파악하고 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선거의 승리를 쟁취 합니다.2012년 대한민국 대선에서 이 정도의 세련된 정치 광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정치 세력이 존재 할지? 그리고 그런 세력에게 유권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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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아멜리에 2011.04.08 15:3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우리나라 신입~3년차 기자들보다 나은데요. 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부탁해여.. ^^

  2. addr | edit/del | reply 이렇게 2011.05.01 15:55

    보니까 너무 무서운데요 소름이 다 돋네요
    감성적내지는 감상적으로 치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더 많은 기전들이 숨어있는군요....
    그나저나 오바마 참 역경이 많던데 잘 풀어나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