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우린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보지 못할 수 있을까? 바로 옆에서 한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폭행당하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1995년 미국 보스턴의 한 법원은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경찰관 케네스 콘리에게 위증죄 혐의로 34개월 형을 선고했다.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케네스 콘리 경찰관은 1995년 밤 살해 용의자를 쫓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백인 경찰관이 동료인 흑인 경찰관을 살해 용의자로 착각하고 폭행하는 장면을 지나쳤다. 이 사건은 보스턴을 뒤흔들었지만 그날 흑인 경찰관을 폭행했다고 인정한 경찰관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유일하게 케네스 콘리만이 자신이 그 주변 지역에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신기하게도 "아무것도 본 기억이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심원과 재판부는 그가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해 위증죄를 선고했다. 모두가 그렇게 믿었다. 그는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하지만 2011년 두 명의 심리학자는 케네스 콘리의 주장이 사실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연구조사를 발표했다. 우린 바로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에서 이 흥미로운 연구 결과와 케네스 콘리 사건에 관한 기사를 썼다. 그리고 트위터 외신번역프로젝트팀이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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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본 것은 왜 봤다고 믿어지지 않을까? by NPR

심리학자 카브리스, 그는 보스턴 경찰관 케네스 콘리의 말이 사실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두 달 전, 뉴욕 주 북부에 있는 한 산책로에서 심리학자 크리스 카브리스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20살 청년에게 비디오카메라를 매달도록 하고는 조깅 하고 있는 사람을 뒤쫓으라고 했다.

유니언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카브리스는 2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이 실험을 계속해왔다. 그는 밤낮, 그리고 남녀 가리지 않고 이 실험을 해왔다.

이 실험의 목적은 한 가지 질문의 답을 구하려는 것이었다. “우리는 정말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도 인지하지 못할 수 있을까?”

하지만 카브리스와 이 실험의 공동 연구자인 일리노이 주립대학의 다니엘 시먼스에게, 이것은 단순히 추상적인 학문적 호기심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 답을 알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카브리스와 시먼스는 보스턴 경찰관 케네스 콘리가 위증죄로 형을 선고받은 것이 잘못된 판결일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했다.

콘리에게 일어난 한 사건이 그들이 이 실험을 시작한 이유였다.

실험에 영감을 불어넣은 한 사건.

1995년 1월, 어느 늦은 밤. 보스턴 경찰서로 한 통의 무전통신이 들어오면서 케네스 콘리 사건이 시작된다. 4명의 흑인 용의자들이 한 경찰관을 쏘고는 차를 타고 도망쳤다는 것이었다.

전 <보스턴 글로브>기자 딕 레허는 이날 일어난 사건에 대해 책을 썼었다. 그는 이날 걸려왔던 한 통의 전화가 보스턴 경찰부를 뒤흔들어 놓았다고 전했다. 그들의 동료인 한 경찰관이 총에 맞아 쓰러졌기 때문이다.

경찰관들은 그 용의자들을 잡기 위해 온 동네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20대가 넘는 경찰차가 여러 지역에서 범인 추적을 위해 합류했었죠.” 레허의 말이다.

경찰차들은 용의자를 잡기 위해 온 동네를 뒤졌다. 하지만 용의자들은 막다른 길에 도달하자, 차를 급하게 세운 후 차에서 내려 도망쳤다. 4명의 용의자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친 것이다.

차에서 나와 도망친 용의자를 가장 먼저 쫓아간 경찰은 ‘비밀경찰’로 활동 중이던 마이클 콕스였다. 콕스는 조직 폭력배들이 출몰하던 지역에서 일하던 흑인 경찰관이었다. 그는 임무 수행을 위해 사복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어둡고 혼란스러웠던 밤, 차에서 내려 용의자를 쫓던 한 무리의 경찰관들은 콕스를 도망친 4명의 용의자 중 하나로 오해했다. 그리고 그를 쫓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는 뒤에서 누군가 머리를 때리는 느낌을 받았죠. 그리고 경찰관들은 콕스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4명의 경찰관에게 머리를 포함해 여러 곳을 맞았습니다. 그는 쓰러졌고 경찰관들은 그를 계속해서 폭행했죠.” 레허의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콘리가 등장한다. 결과적으로 카브리스와 시먼스의 실험에 영감을 주게 된 한 경찰관 말이다.

콘리 또한 4명 중 한 용의자가 도망치는 것을 목격했고, 차에서 내려 그 용의자를 쫓기 시작했다. 콘리는 용의자를 쫓던 중, 콕스가 폭행당하고 있던 장소 앞을 지나쳤다.

콘리가 폭행 장소와 얼마나 가까웠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가 콕스가 맞고 있던 곳에 가까이 있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상식적으로 콘리는 콕스가 맞고 있던 것을 봤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말하자면 두 걸음 떨어져 있었건, 한 5m 옆에 있었건, 그 사건은 콘리가 볼 수밖에 없는 거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이죠.” 레허의 말이다.

콘리가 그곳을 지나쳐 간 후, 콕스를 폭행하던 경찰관들은 자신들이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닫고 때리던 것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 후, 맞고 있었던 콕스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았다.

그 경찰관들은 어둠을 틈타 그냥 도망쳐 버렸죠.” 레허의 말이다.

예상대로, 이 사건은 엄청난 문제로 불거졌다. 이 사건에 대해 계속되는 조사가 있었지만 어떤 경찰관도 이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날 밤에 용의자들을 쫓던 경찰관 중, 콕스를 때렸다고 인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그 폭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한 경찰관 조차 없었다.

“그날은 20~30개의 경찰 보고서가 작성됐어요. 그만큼 경찰들이 많이 출동했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경찰관들은 모두 콕스 폭행 사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그저 ‘우린 콕스가 맞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 전부다’라고 말한 것이지요.” 레허가 말했다. 그는

마이크 콕스는 이 사건으로 6개월 동안 일을 나가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공식 발표는 그가 얼음에 미끄러져 넘어졌다는 것이었죠.”라고 덧붙였다.


콘리는 진실을 이야기했던 걸까?

사실 콘리만이, 이 사건 근처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유일한 경찰관이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바로 그 옆에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콘리는 같은 말만 계속 반복했습니다. ‘난 아무 것도 못 봤어.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무 것도 보지 못했어. 나도 무엇을 보았었으면 좋겠다고!’라고 말이죠.” 레허가 말했다.

하지만 조사단은 콘리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콘리는 재판 방해와 위증죄로 기소되었고 법정에서 34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케네스 콘리의 사진이다.

심리학자 카브리스와 시먼스는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몹시 흥미로워했다.

그들은 실험 심리학의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라는 것에 대해 연구하던 중이었다. 이는 사람들이 다른 것에 집중하느라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 콘리 사건이 매우 의미 있는 예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수업에서 콘리 사건을 언급하기도, 그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다. 콘리는 두 심리학자의 대표 연구대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계속해서 약간의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고 했다.카브리스는 그들이 이 문제에 관해 시행했던 대부분의 실험들이 모두 연구실 컴퓨터 앞에서 이루어 졌다고 했다. “전 항상 이 ‘무주의 맹시’가 현실 삶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카브리스의 말이다.

결국 그들은, 1995년 콘리에게 일어났던 사건을 최대한 똑같이 재현해 보기로 했다.

범죄의 재구성.

물론 당시 경찰들이 살인 용의자를 쫓고 한 장소에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는, 그런 극적인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카브리스와 시먼스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비슷한 상황을 꾸몄고, 그들의 연구는 이번 달 <I-Perception>학문지에 실렸다.

콘리가 도망치던 용의자를 집중해서 쫓던 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두 심리학자는, 학부생들에게 매우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주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앞에서 달리는 사람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쫓아가며 그 사람이 머리를 몇 번 만지작거리는지를 세야 했습니다.” 시먼스의 말이다.

이는 콘리가 용의자를 쫓으면서 총을 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던 것처럼 실험자들이 무언가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카브리스와 시먼스는, 실험자가 약 1분 정도 달렸을 때 길 바로 옆에서 세 명의 학생들이 싸우는 장면을 연출했다.

우리는 두 명의 학생들에게 한 명을 때리고 발로 차고 바닥으로 던져버리라고 시켰습니다.” 카브리스의 말이다.

중요한 것은 달리는 사람을 쫓고 있던 학생들이 이 장면을 보았는지였다. 콘리가 처했던 상황과 비슷하게 밤에 이루어진 실험에서 싸움을 목격했다고 한 학생들은 놀랄 정도로 적었다.

약 1/3 정도의 학생만이 이 싸움을 보았다고 했어요.” 카브리스의 말이다.

밝은 대낮에도 역시 이 싸움을 못 본 학생들은 많았다. 40%의 학생들이 싸움을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연구는 이번 달에서야 발표되었다. 콘리 사건에 변화를 일으키기엔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콘리는 1995년 마이클 콕스 폭행 사건에서 유일하게 유죄를 선고받은 경찰관이었다. 34개월 동안 위증죄로 살았던 콘리의 죄는 2004년에야 무죄로 판명되었다. 정부가 콘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던 자료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죄로 판명되기 전까지, 콘리는 경찰직을 잃고 여러 직장을 전전해야 했다.

카브리스와 시먼스는, 이 연구가 앞으로 있을 사건들에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는 법정에서 이 연구가 참고됐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 못 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길 바라는 거죠.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법정에서 억울하게 유죄를 선고 받는 사람들은 계속 생길 거예요.

그리고 이 연구의 효용성은 단순히 재판에만 해당햐는 것이 아니다.

카브리스는 우리가 여러 다양한 정보들을 다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른 수많은 문제와도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운전하면서 휴대전화를 같이 사용하는 그런 종류의 문제들 말입니다.” 카브리스의 말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것을 보았을 때 정말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참고 자료: 무주의맹시의 대표적인 실험이다. 한번들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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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및 번역 감수: 박태인 (@TellYouMore), 이자연 (@jayeon22)



트위터 외신 프로젝트팀 드림. 
기사 편집자 및 주 번역자: 박태인 (@TellYouMore)
번역 자문 및 감수 위원단:
황혜빈 (@coketazi) 김민주(@Spring_llullaby) 이기은님 (@lazynomad), 김진영님 (@Go_Jennykim), 이호준님 (@DanielHojoon), 조효석(@promene), 서규화님 (@nicefairy),  진소연(@radiokid713), 이자연@jayeon22), 여동혁(@Tonghyeo)

원 기사 작성 기자: Alix Spiegel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n.pr/lsb0ef
출처: NPR
번역: 트위터 외신 번역프로젝트팀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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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Jiina92 2011.06.29 09:33

    당연히 보았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는 거군요. 진실을 말했는데도 거짓으로 여겨질 수도 있고 말이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2. addr | edit/del | reply guruaki 2011.06.29 13:40

    마지막 테스트, 넋 놓고 바라보다가 고릴라를 먼저 봐버렸네요! '고릴라를 보셨습니까?'에서 비로소 뜨끔. (웃음) 어쩌면 사람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사는 것이 아닌지란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나 아닌 다른 것들도 아울러보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야겠네요. 오늘도 기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3. addr | edit/del | reply 오리B 2011.06.29 14:59

    폰으로 보고있어서 영상까지는 다 못 봤어요~ 나중에 돌아가서 다시 봐야지^^ 감사합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해삼의정열 2011.06.29 17:16

    오 이거 좀 신기하네요. 저도 이런 경험이 정말 많거든요ㅋㅋㅋ 바로 앞에 아는 사람이 지나갔는데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도 하고..

  5. addr | edit/del | reply plainCR 2011.06.29 18:20

    길을 걸으면서 휴대폰으로 기사를 읽었어요. 요 몇 분간 저도 어떠한 사건을 놓치지는 않았을까요ㅎㅎ 거짓말을 계속 해서 사실이라고 믿어버리는 사례도 생각납니다 자신의 감각도 100% 믿을 수는 없네요..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6. addr | edit/del | reply radiokid713 2011.07.03 21:53

    저 경찰관이 얼마나 억울했을까 하는 안타까움 마음이 드네요. 정신 차리고 길을 걸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