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주 이탈리아 정부는 480억 유로에 달하는 긴축재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스를 비롯 남부 유럽을 강타한  유로존의 위기가 이탈리아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회에 신속한 조치였다. 베를루스코니는 이번 긴축재정안 통과 성명을 발표하며 국민에게 '세금을 인하해주고 싶지만, 나라 사정이 어려워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라는 양해 아닌 양해를 구했다. 자신이 망쳐놓은 경제의 대가를 국민에게 치르게 하면서 이런 염치없는 사과를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세계에 몇이나 있을까?

물론 지나친 비관론은 금물이다. EU 국가 중 3번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경제 구조는 생각보다 매우 탄탄하다. 부동산 거품이 나라를 뒤흔든 적도 없고 부실자산을 소유한 은행이 많은 것도 아니다. 실업률도 9%대를 유지하고 있고 탄탄한 중소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 또한 매년 수십억 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분명 이탈리아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다. 방향성을 상실한 지도자 베를루스코니 또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듯하다. 독일 정론지 슈피겔에서 이탈리아의 경제와 베를루스코니가 맞이할 미래를 분석한 훌륭한 기사를 썼다. 그리고 트위터 외신번역프로젝트팀이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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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채 위기, 이탈리아를 덮치다. By SPIEGEL 7월 12일 자 기사
막다른 골목에 몰린 베를루스코니


                    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 시장의 위기에서 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탈리아는 지금껏 여러 위기에 시달려 왔다. 정부는 정책 방향을 상실했고, 경기는 침체하였으며,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온갖 추문에 휩싸였다. 이제 이탈리아는 여기에 더해 유로 위기에까지 휩쓸릴지 모른다. 재무장관 한 사람의 판단에 이탈리아의 운명이 달린 상황이다. 한편 이번 위기로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생명은 파산에 직면했다.

이탈리아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과연 이들은 결단력 있는 정치적 판단을 통해 국제투기꾼들의 공격을 피해 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리스와 같은 운명에 처할까?

이탈리아는 지난번 ‘검은 금요일’과 ‘검은 월요일’을 경험한 데 이어, 첫 ‘검은 화요일’까지 맞이한 듯 보였다. 이날 아침의 이탈리아 경기지표는 재앙에 가까웠다. 화요일 주식 시장은 개장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5% 하락했으며, 이는 금요일 3.5%, 월요일 4%에 이어 계속된 폭락이었다. 또한 (EU 내 선도 국가인) 독일과의 국채 이자율격차 또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이탈리아 10년 국채 이자율은 독일보다 2%밖에 높지 않았다. 하지만 그 격차는 월요일에 3%, 화요일에는 3.5%로 벌어졌다.

이번 혼란은 지난 화요일 이뤄진 70억 유로 규모의 1년 만기 국채 경매와도 연관되어 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던지, 시장 수요가 공급에 비해 부족했다면 이탈리아 금융 시장은 공황에 처했을 것이다. 다행히 매도가 완료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턱없이 높은 이자율을 기록했다. 이번 매도된 국채의 만기 회수 이자율은 3.67%이며, 이는 지난 6월의 2.15%보다도 높은 수치다.

어쨌거나 이탈리아 주식시장은 이로 인해 한숨 돌릴 수 있었으며, 몇 시간 동안이나마 호전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어지는 몇 주간 주가지표는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경제, 은행, 정부, 시민이 갑작스레 재무건전성 평가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 나쁘진 않다’

지난 화요일, 경제학자들은 방송에 출연해 계속해서 “이탈리아는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다르다” 혹은 “이탈리아의 경제 기초는 그리 나쁘지 않다”며 같은 주문을 외워댔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부동산 거품이 국가경제를 뒤흔든 적도 없었고, 은행들이 부실자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국가 부채 규모 또한 프랑스보다 훨씬 적다. EU국가 중 3위 경제 규모인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9%로 스페인의 20%보다 훨씬 낮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는 견고한 산업 구조를 가졌다. 이탈리아 중소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수십억 유로에 이를 정도다.

그럼에도 좌익 성향의 언론인들, 혹은 우익진영과 경제지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단지 ‘투기꾼’들에게만 돌리는 일에는 놀라우리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철저한 좌익 성향의 신문 ‘일 마니페스토Il Manifesto’는 건조하리만치 균형적인 어투로 “이탈리아는 두 가지 약점, 즉 정치적인 약점과 구조적인 약점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논평했다. 우익 성향 신문인 ‘코리에레델라세라Corrieredella Sera’는 강한 어투로 “지나치도록 민감하게 국제투기꾼들에게 반응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번 사태에 신중히 대처한다면 두려워할 게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지금껏 그렇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고 논평했다.

베를루스코니가 직면한 공포

사태에 신중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물론 베를루스코니를 향한 것이다. 현재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여러 추문과 법정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일례로 지난 토요일, 베를루스코니 소유의 한 회사는 약 5억 6천만 유로를 경쟁사에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현 이탈리아가 직면한 작금의 정치적 현안에 대해 판단 내려야 했던 순간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렇지도 저렇지도 않은 어중간한 태도를 보였다. 47조 유로에 달하는 긴축재정안 논의에서, 베를루스코니는 재무장관 줄리오 트레몬티를 가리켜 ‘팀 플레이어'가 아니라며 공격했다. 그리고서 해당안을 ‘트레몬티 안’이라 부르며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이 같은 거짓말 뒤에는 앞으로 있을 추가적인 재정삭감안이 대중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리란 두려움이 깔려있다. 동시에 트레몬티가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신뢰받는 인물이며, 정부의 실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물이라는 점 역시 베를루스코니는 알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 파올로 구에리에리는 “매우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한 국가의 신용이 한 사람에게 달려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때문에 지난 금요일부터 이어진 투기자본의 공격은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이번 주 이탈리아 국회는 긴축재정안에 대해 토의를 시작했다. 현 집권당은 이 긴축안의 규모를 상당 부분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 트레몬티, 그리고 그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료 마르코 밀라니지가 부패 혐의로 조사받게 되면서 집권당의 계획은 탄력을 받았다. 말라니지는 트레몬티에게 월 임대료 8천 유로 상당의 아파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정치 권력이 표류하면서, 이탈리아의 경제는 기초 성장 면에서도 큰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이탈리아는 이미 여러 해 경제적 침체기를 겪어왔다.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래 이탈리아는 겨우 1%정도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때문에 국내총생산 의 120%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어떻게 갚아 나갈 수 있을지 역시 의문이 제기된다.

긴축재정안 통과에 우호적인 야당

지난 화요일, 야당을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단호한 결심을 굳힌 듯해 보였다. 좌익 진영출신의 대통령 조르지오 나폴리타노는 야당에게 ‘범국가적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야당은 이에 화답했다. 세 야당 모두는 다음 주중으로 이뤄질 긴축재정안 통과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현 긴축재정안에 찬성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법안 통과가 개정 논의에 막혀 늦춰지게 하지는 않겠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내년 예산안까지 이번 주 일요일 통과될 가능성도 생겼다.

이탈리아 주식시장이 지난 화요일 안정을 되찾은 데는 이 같은 상황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 이탈리아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또한 다시 하락해 독일보다 단 3% 높은 수준에 안착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번 위기 이후 베를루스코니가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탈리아 제1 야당인 민주당 총재 마시모 디알레마는, 이번 긴축재정안 통과 후 베를루스코니는 “당장 물러나야”하며 건전한 금융시장 형성을 위해 새 정부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의 생각도 같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4일간, 그러니까 지난 화요일 오후까지 그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였다. 베를루스코니는 현 집권 연립내각이 ‘단결되었고 결의에 차’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야당연합의 협력 움직임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임에 대한 언급은 끝내 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미래는 국회보다도 이탈리아 금융 시장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불신 조짐은 곧 베를루스코니 정치인생의 끝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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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및 번역 감수: 박태인 (TellYouMore), 조효석 (@promene)



트위터 외신 프로젝트팀 드림. 
기사 편집자 및 주 번역자: 박태인 (@TellYouMore)
번역 자문 및 감수 위원단: (일본 특파원)황혜빈(@coketazi) 김민주(@Spring_llullaby) 이기은(@lazynomad), 김진영(@Go_Jennykim), 이호준(@DanielHojoon), 조효석(@promene), 서규화님(@nicefairy_),  진소연(@radiokid713), 이자연(@jayeon22), 여동혁(@Tonghyeo)

원 기사 작성 기자: By Michael Braun in Rome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bit.ly/nPnyah
출처: SPIEGEL
번역: 트위터 외신 번역프로젝트팀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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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해삼의정열 2011.07.20 17:46

    머독도 그렇고, 이분도 그렇고 언론재벌의 수난시대네요ㅎㅎ

    • addr | edit/del 서규화 2011.07.22 09:21

      해삼의 정렬님!
      항상 많은 관심 보여주시고, 댓글까지 매번 달아주시는 모습보면 이일 하는 뿌듯함이 느껴져요!

  2. addr | edit/del | reply 하루트래블 2018.11.06 09:04 신고

    '이탈리아에 대한 생각' 글 잘봤습니다.

    저도 '유럽연합과 이탈리아'에 대해서 써봤습니다.

    http://harutravel.com/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