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에세이를 모으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로부터 당신은 왜 투표하는지에 관해 묻고 그 이유를 나에게 보내달라고 말했다. 대세론과 심판론 그리고 인적 쇄신이라는 정당들의 허울뿐인 변화속에 개개인의 유권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했다.


당신은 왜 투표하는가? 이번 총선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 쓰고싶은 만큼의 분량을 적어 필자에게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Parktaeinn@gmail.com


"항상 우리가 불만스러웠던 것은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를 대표하지 못하는, 소수의 엘리트층이 우리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판검사, 변호사, 의사, 고위공무원 등 그분들은 우리들이 접근할 수 없는 세상에 있던 분들이라 우리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By 김규식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총선이 약 삼주 앞으로 다가왔다. 현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이전의 정권과는 다르게 큰 기대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현 세상에서 자본의 논리가 정치, 사회, 환경 등 모든 분야를 지배하기 때문에 자본의 맛을 봤던 대기업 사장 출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나 한국의 대통령직은 레알마드리드 감독직처럼 독이 엄청나게 든 성배이기 때문에 엄청난 리스크가 있는 자리라 그런지 현 정부도 국민들에게 이전정부가 그래왔던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난과 실망의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찬스를 야권이 놓칠리 없고, 5년간 누려왔던 주지육림의 꿀맛같던 기회를 야권에게 내줄 수 없는 여권 역시 정권 굳히기 빳떼루 자세에 안 들어갈리 없다.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여야 모두 전략 공천이니 뭐니 하면서 ‘인재’님들을 영입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전략공천으로 세명의 신선한 여검사를 영입했고 새누리당은 공부가 제일 쉬웠다는 인류최대의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했던 장승수 변호사를 영입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이번 공천을 통해 영입된 인사 중 40%정도가 법조계 출신이라 한다. 전략적인 공천의 거진 절반을 법조계인들이 차지하는 걸 보니 역시나 사법고시라는 한국의 전통적인 출세의 지름길이 새삼 더 조악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새롭고 신선한 인물들이 공천된 것은 사실이다. 이전의 구태의연하고 타성에 젖어있던 구 정치인들보다 이들이 신선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면 이러한 신선한 인물들은 선거에 나갈 것이고, 신선한 얼굴을 들고 다니며 유세를 하며 지역언론에선 새로운 얼굴이 달덩이처럼 아주 훤칠하다면서 쌍수를 들고 빵빠레를 울릴 것이다.


그러면 우리, 여기서 ‘우리’라는 말이 중요한데, 우리는 이 새로운 인물들에게 표를 던져줄 것이고 이 새로운 얼굴들은 5년간 그 지역뿐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님으로서 소임을 다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항상 ‘우리’가 불만스러웠던 것은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를 대표하지 못하는, 소수의 엘리트층이 ‘우리’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엘리트 ‘그들’은 판검사, 변호사, 의사, 고위공무원 등 일반적인 ‘우리’들이 접근할 수 없는 세상에 있던 분들이라 ‘우리’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손으로 그들을 뽑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선거에 나온 사람들이 우리를 대변하지 못하므로 투표를 거부하는 것이 정답일까? 그건 아니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우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그들을 뽑을 수 밖에 없도록 그들을 내보낸 정당에 문제가 있다. 통합진보당은 과연 우리 사회의 진보를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고, 새누리당은 도대체 어떠한 새 부대에 우리 사회라는 새 술을 담아야 하는지 기본적인 계획이나 갖고있는지 걱정스럽다. 


비례대표제는 지역색을 없애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정계에 진출하도록 도입된 제도이다. 그렇다면 비례대표제는 정말 기존의 정치환경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정치참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그리하여 대다수의 우리의 목소리가 대통령의 침실까지 들리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역시나 대한민국 정치는 좋은 것을 갖다주면 엉망으로 만드는 데 일인자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는데 이번에 비례대표제로 얼굴을 올린 새로운 얼굴님들을 살펴보면 역시나 고위공무원, 대학교수, 판검사님들 투성이다.


이번엔 그나마 지역색을 희석하려고 많이 노력한 것 같다. 하지만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 눈에 보인다. 비례대표제가 이처럼 또다른 소수의 그들만을 위한 기득권 유지체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대의제는 모든 사람이 정치에 참여할 수 없기에 몇몇의 대표를 뽑아 민의를 반영하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대의제는 항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정치적 시도가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비례대표제인데 오히려 우리사회의 비례대표제는 대의제의 한계를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는 섹시하지만 건강에는 해로운 하이힐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의 멋지고 아름다운 정당이라는 여인들께서 얼마나 더 섹시하게 보이려고 하이힐을 이렇게 건강에 무리가 갈때까지 신고다니는지 두고보겠다. 하이힐은 계속 신으면 디스크가 온다는데 이미 이런 여인들의 뇌새적인 유혹을 기다리는 우리 사회는 디스크가 아니라 만성 중추질환을 앓고있다.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열심히 민의를 반영하며 뛰어다니는 정당의 모습을 과연 볼수있을까?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