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유럽의 근로 빈곤층이 늘고있다. 그리스와 포르투칼을 비롯한 남유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복지 국가의 성공적 모델로 불리는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나날이 늘어만간다.


현재 진행 중인 유로 위기 이후, 재정 적자 줄이기에만 몰두한 유럽 정치권의 대폭적 예산 삭감과 지칠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는 유럽의 청년층을 빈곤층으로 만들고있다. 나라의 미래라는 청년층이 빈곤에서 허덕인다면, 경제 성장이라는 소는 누가 키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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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사: http://nyti.ms/H8qN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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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늘어가는 유럽의 *워킹푸어

*역자 주-일본 NHK 다큐멘터리 <워킹푸어>를 통해 소개된 신조어. 일자리를 가지고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저임금 근로자층을 이야기한다.


뉴욕타임스 미국판 4월 2일 자 4면 기사.

By LIZ ALDERMAN
번역 by 조효석(@Promene)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에서 내집없는 근로 빈곤층이 늘어나고있다.

멜리사 도스-산토스(21세) 씨는 직장에서 퇴근한 후 파리로부터 30마일 떨어진 캠프장에 위치한 작은 트레일러로 귀가한다. 본래 관광객들이 전원적인 휴가를 만끽하도록 하기 위해 조성된 이 캠핑장에서, 스무 명 넘는 이들이 근근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저도 일반 주택에서 자랐어요. 이렇게 캠핑장에서 사는 건 주택에서 사는 것과는 완전히 달라요.” 멜리사 씨는 슬프게 이야기했다.

본래 남자친구와 함께 주택에서 좀더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그녀의 꿈이었으나, 둘 모두가 최저임금 수준의 직장밖에 구하지 못하면서 그 꿈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멜리사 씨는 현재 슈퍼마켓에서 일하고 있으며 남자친구는 파리의 거리청소부다. 그 일자리를 얻기 전까지 몇 달간 좀 더 나은 임금수준의 직장을 찾아 헤맸지만 소용없었다. “사람들은 우리보고 ‘마지노선’이라 불러요.” 멜리사 씨는 말을 이었다. “우린 조금씩 그런 말들에 지쳐가고 있어요.”

장기간 지속되어온 유로화 위기는 어쩌면 진정되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경제적 빈곤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전역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불안정성 위기에 빠뜨렸다. 오늘날 수십만 명이 캠프장, 승용차, 싸구려 여관방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 수백만 명 이상이 친지들과 함께 거주 중이며, 기본적인 생활비용조차 댈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들은 유럽의 워킹푸어 중에서도 가장 극단의 상황에 처한 이들이다. 워킹푸어 계층은 그간 찬사를 받아온 유럽의 사회안전망의 수혜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정규직 자리가 저임금직 또는 임시직으로 대체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이들, 특히나 청년층이 이 덫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유럽 각국 정부, 시민사회단체들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유럽 각국 정부가 예산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예산 삭감을 단행함과 동시에 일자리에 유동성을 부여함에 따라, “워킹푸어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장 폴 피투시 파리정치대학 경제학 교수의 예상이다.

대부분의 유럽시민들, 특히나 프랑스인들에게 있어 이 같은 상황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높은 최저임금과 세계 최고수준의 복지시스템을 갖춘 유럽시민들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열악한 복지환경의 국가의 시민들이 겪는 불행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기본소득과 건강보험, 주택구매보조금을 제공하는 유럽의 복지시스템은 생활하기에 충분한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노동자 계층의 증가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그리스나 스페인의 경우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유럽연합국가 중 부유한 국가에 속하는 프랑스나 독일에서 역시 같은 현상이 점차 번지고 있다.


“프랑스는 부유한 나라입니다.” 피투시 교수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워킹푸어 계층은 19세기와 다를 것 없는 조건 하에서 살고 있어요. 난방비도, 아이들 입힐 옷값도 지불 못하고 있지요. 평방 9미터짜리 집에서 다섯 명이 살기도 하고요. 다른 곳도 아닌 여기 프랑스에서!” 평방 100미터 크기의 집에서, 피투시 교수는 이야기했다.



*최근들어 등장한 서유럽 국가의 근로 빈곤층들은 제집없이 이렇게 산다.


가장 최근의 자료인 2010년 유럽연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 17개국 근로자의 8.2 퍼센트가 유럽의 빈곤선기준액인 1만240 유로, 미화 1만3천500 달러 이하의 1년소득을 올리는 데 그쳤으며, 이는 2006년의 7.3 퍼센트보다도 나빠진 수치다. 스페인과 그리스의 경우 이 수치보다도 두 배 가량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의 기준이 다른 탓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미 노동부는 2009년 미국성인의 7 퍼센트 가량이 당시 빈곤선 기준액이었던 1만830 달러의 소득을 올렸다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2006년의 5.1 퍼센트에 비해 나빠진 수치다.


프랑스는 6.6 퍼센트로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나,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6.1퍼센트를 기록한 2006년 이후 경제적 호조세를 보인 기간 중에도 이 수치는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근로자의 절반이 2만5천 달러 이하의 소득수준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월 평균임금은 2천199 달러로, 전 유럽연합 평균을 26% 상회한다. 그러나 높은 생활비와 주택유지비용 (지난 10년간 프랑스의 집값은 110 퍼센트 올랐으며, 전세 계약금 역시 대부분 무척 비싸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집 없이 추위에 떨고 있다.


멜리사 씨과 그 남자친구 지미 콜린(22세)씨가 트레일러에서 살게 된 이유는 그들 가족에 얹혀살고 싶지 않았음에도 집을 구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고졸 출신에 기술직 교육을 이수한 지미 씨는 6개월여의 구직활동 끝에 결국 작년 어쩔 수 없이 최저임금수준의 직장에 취직했다. 월 1천800 달러에 불과한, 에펠탑 같은 파리 명소 근처의 거리청소부 자리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저임금근로자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세금과 생활비를 제하고 나면 여전히 살기 고달프긴 마찬가지다. 주택보조금 지급을 기다린 지도 5년이 넘었다.


멜리사 씨 역시 고졸로서, 프랑스 내의 국립고용센터(이 곳 상담사들은 그간 각자 120여 건의 상담 건을 맡아왔지만 최근 불황으로 인해 각기 맡은 상담 건이 500여 건까지 증가했다)를 통해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결국 구직에 실패하고 까르푸 슈퍼마켓 매장에 취직했다. 더군다나 해당 직장에서는 본인이 희망한다 해도 일주일에 35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할 수 없게 되어있으며, 거기다 그는 그 직장 외 별다른 부수입거리 또한 찾을 수 없었다.

“뭘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요.” 멜리사 씨는 하소연했다.


프랑스 시민사회단체인 불평등감시자(Observatoire des Inégalités)에 따르면, 오늘날 12만 명에 이르는 프랑스 인구가 캠핑장에서 살고 있다. 달리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정부 측에선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중산층 직장을 가진 이들의 삶 역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는 청년층이 근로 빈곤층으로 전락하면, 도대체 소는 누가 키우나?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작은 기업의 인사관리자인 브루노 뒤보스끄(55세) 씨는, 3년 전 살던 소규모 주택의 유지비용이 지나치게 커지자 집을 팔고 레저용 캠핑차량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의 차는 파리 동부 12세기 건축물인 뱅센 성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다.


“직장 동료들은 제가 캠핑카에서 살고 있단 걸 알고 꽤나 놀라더군요.” 곧 정년이 다되어 가는 브루노 씨는 은퇴 후에도 그간 모아놓은 저축이 생활하기에 충분하길 바라고 있다. “가면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고 있어요.”


영하 6도에 이르는 2월의 추운 저녁, 브루노 씨는 캠핑카의 문을 열고 기자에게 작은 부엌과 TV, 두개의 침대와 조그마한 샤워실을 보여줬다. 공공 캠핑장에서 사는 게 아마도 더 생활하기에 나았겠지만, 매일 40 달러의 캠핑장 이용료가 지금 자신에게는 꽤나 비싼 금액이라고 브루노 씨는 이야기했다.


하지만 적어도 브루노 씨는 근처의 다른 이웃들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이 근처에는 더 불행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아요.”  캠핑카 바깥에 늘어선 제설차량을 응시하며 브루씨는 말을 이었다. “특히나 젊은 사람들이 이 근처 차 속에서 사는 걸 많이 봐요. 충분히 돈을 못 버니까 집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거고, 게다가 물가가 많이 올랐잖아요.”


이들 중 많은 상당수의 사람들이 임시직에 묶여있다. 각종 혜택과 고용안전을 보장해야하는 등의 부담이 있는 정규직 자리를, 고용주들은 임시직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계약직은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증가해 왔으며, 거기다 최근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국가 정부에서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계약직 사용을 부추기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경제학자들과 각급 사회단체들의 수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은 빈곤근로층을 증가시킬 뿐이다. 임금이 적게 지급될 뿐 아니라 직장 내 혜택 또한 줄어들기 때문이다.


유럽연합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유럽연합국가에서 새로이 창출된 일자리 중 50 퍼센트가 임시계약직이다.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이자벨라 마께-잉스티드 수석연구원은, 임시직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책은 꾸준한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 있어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라 지적한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징후가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일자리는 빈곤층을 만들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이지요.”


임시계약직 만료 후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있어, 상황은 더욱 끔찍해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브루노 씨가 살고 있는 벵센 성 주차장에는, 이름 전부를 밝히길 꺼려한 전직 전기기술자 장 (51세) 씨가 작은 드럼통 안에 피워진 불에 손을 쬐고 있었다. 그는 이전에 파리에서 조그만 원룸에 세 들어 살았지만 석 달 전부터 숲 속 깊숙이 숨겨진 텐트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갖고 있던 계약직 일자리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집 역시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낮 동안에는 숲 속이 도시 젊은이들의 놀이공간이지만, 밤이 되면 숲은 거의 2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한다. 개중에는 아이들이 딸린 가정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프랑스인이기도 하고, 또 일부는 동유럽이나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주자이기도 하다.


다른 텐트들과 마찬가지로, 장 씨의 텐트 역시 반은 영구주택이나 다름없다. 장 씨는 고물테이블, 그리고 설탕, 소금, 차주전자 등을 갖춘 텐트를 이웃과 함께 공유한다. 뿐만 아니라 얼린 고기덩이를 빨랫줄에 걸어놓기도 한다.  
“제가 이런 데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하지만 계약기간도 끝났고, 더구나 제 나잇대에서는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한편 건설 계약직 근로자로 일하는 매튜 (31세) 씨는 왜 유럽 지도자들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돕기보다 금융기관을 보호하는 데에만 신경 쓰는지 의문을 표했다.


“프랑스가 매우 아름답기는 하죠.” 뱅센 성의 주차장에서 매튜 씨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미국 같지는 못해요. 미국에 가면 일단 가서 뭘 해야 할지는 알 수 있잖아요. 뭔가 노력은 해볼 수 있다는 얘기죠. 그게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거겠죠.”


“하지만 세계 어딜 가더라도 ‘프렌치 드림’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잖아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춘 채 늘어선 캠프를 바라보았다. “프랑스에는 그런 꿈 따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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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감수:  박태인 (@TellYouMore)



트위터 외신 프로젝트팀 드림. 
기사 편집자 및 주 번역자: 박태인 (@TellYouMore)

번역자문 및 감수 위원단: 김진영(@Go_JennyKim), 김민주(@Spring_llullaby), 이기은(@lazynomad), 이호준(@DanielHojoon), 조효석(@promene), 서규화(@nicefairy_), 진소연(@Dal_Fishing713), 이자연(@jayeon22), 여동혁(@Tonghyeo), 김가현 (@HelloKaHyun) 박현태(@underbaron) 



원 기사 작성 기자: 
LIZ ALDERMAN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nyti.ms/H8qNUw
출처: NYTIMES.COM
번역: 트위터 외신 번역프로젝트팀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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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박기역 2012.04.11 12:23

    디지인 정말 참신하고 기사도 알차고 정말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박기역 2012.04.11 12:52

    그런데 프랑스보다 미국이 낫다는 식으로 글을 맺는 건 뭔가 아귀가 안맞는 것 같아요.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이 모자람을 넘어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