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HIP HOP)은 흑인들의 음악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미국 힙합의 대표적인 랩퍼 넬리(Nelly), 어셔(Usher), 그리고 50센트 (50cents) 등은 모두 흑인 남성이다. 에미넴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있지만 분명 미국에서 힙합은 흑인 남성 랩퍼들의 주도로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 MTV와 뮤직 비디오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힙합 뮤직비디오에 대부분은 흑인 랩퍼들로 가득차 있고, 필자의 흑인 친구들도 힙합 음악을 즐겨 듣는다. 그리고 종종 내가 알아 듣기 힘든 영어로 노래를 또는 대화를 하기도 한다. 분명 미국의 일부 흑인들에게 있어서 힙합은 자신들만의 영역이고 그들의 정체성이다.

흑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는 힙합에 한 흑인 영화 감독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의 이름은 브라이언 헐트 (Byron Hurt), 그는 자신이 제작한 힙합 다큐멘터리 Beyond Beats & Rhymes 에서 이런 이야기로 영화의 포문을 연다.

"이것 하나만 명확하게 해두자. 나는 힙합을 사랑한다."



 헐트의 다큐멘터리 <비트와 라임을 넘어서>는 유튜브를 통해 시청 가능하다.

헐트의 다큐멘터리 <비트와 라임을 넘어서>는 2006년 선데이 영화 페스티벌에서 공식 상영되었던 작품이다. 그가 이야기 하는 힙합 음악의 문제점에 대해 세계의 많은 이들이 공감하였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헐트는 자신이 사랑하는 힙합을 반대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을까?

헐트는 현재 미국 힙합 문화가, 여성을 성적으로 도구화 하며, 잘못된 남성성을 전파하고, 상업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런 힙합의 특징들이 미국 사회내에서 흑인들의 열등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엠티비와, 뮤직비디오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단 하나의 힙합 뮤직비디오만 보게되더라도 이런 헐트의 지적에 동의할수 밖에 없다. 하나만 보아도 충분하다. 대부분의 것들이 다 똑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힙합 뮤직비디오의 전형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강한 남성성을 자랑하는, 그리고 종종 범죄자로 묘사되는 흑인 랩퍼들의 갈등과, 대결 구도
2. 세속적인 성공을 상징하는 좋은 차와, 넘쳐나는 돈
3. 성적 조리개 그 이하로 묘사되며 랩퍼 주위에서 옷을 벗고 춤을 추는 흑인 여성들.


<넬리(Nelly)의 뮤직 비디오, 흑인 여성의 엉덩이에 신용 카드를 긁는다.>

뮤직비디오가 이렇듯 현재 미국 힙합 음악의 가사는 욕과, 돈, 성적인 욕망등을 갈구하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랩퍼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제법 그럴듯한 정치적 메세지가 담겼던 과거 힙합의 모습들은, 현재의 소위 갱스터 랩들로 대체되었다.


뮤직비디오 내에서 주된 랩을 하는 흑인 남성의 손에는 총이 쥐어져 있고, 그들이 가사를 내뱉는 곳은 주로 슬럼가나 가난한 흑인들이 사는 게토(Ghetto) 지역 이다. (아니러니 하게도 많은 흑인 랩퍼들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자라, 이런 것들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또한 비디오 내의 흑인들은 흑인들과 갈등하고 대립한다. 유명 힙합 뮤지션, 척 디 (Chuck D.)는 흑인들을 진짜로 억합하는 백인들과 흑인들이 갈등하는 모습은 힙합 뮤직비디오에서 찾아 볼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총기로 사망하는 18세에서~24세의 남성중 절반이 흑인이라는 것, 또 많은 미국인들이 흑인 남성들은 일찍 죽어도 이상한게 없다고 생각하는 관념들에 힙합 음악은 어떤 영향을 주었던 것일까?

힙합 음악에서 흑인 여성은, 강한 남성성에 굴복하며 세속적인 성공과 돈으로 구입 가능한 성적인 조리개로 묘사된다. 18세 이상의 흑인 여성들중 1/4이 강간과 같은 성폭력의 피해자이며, 백인 여성들에 비해 흑인 여성들은 35%이상 더 성적인 폭력을 당할 확률이 높다는 통계치는 이런 여성 비하적인 힙합 문화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할수 있을까?

아이러니컬 하게도, 흑인들이 주도하는 미국의 힙합 문화는 지금까지 미국의 주류문화가 흑인들을 범죄자 또는 사회의 문제거리로 잘못 묘사해왔던 과거의 모습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흑인들이 흑인들을 낙인찍고, 스스로를 고정 관념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와 라임을 넘어서>의 감독 브라이언 헐트는, 이런 힙합 문화의 문제점을 대기업 주도의 지나친 음악 상업 주의에서 찾는다. 유명 흑인 힙합 뮤지션들이 계약하는 대형 레코드 회사의 임원과, 매니저들은 주로 화이트 칼라의 백인 남성들이고 이들이 힙합 음악에 유일하게 관심이 있는 것은 그 음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 이다. 그리고 그 수익이란 소비자로 부터 나오는 것인데, 미국에서 힙합 음악의 소비자중 70% 이상이 젊은 백인 남성이다.

이런 이유로, 흑인 랩퍼들은 백인들이 흑인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을 그대로 반영한 음악들과 뮤직비디오를 생산해 낼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폭력성과, 선정성은 또 다른 수익 창출의 주된 요인이다.

미국의 힙합은 흑인들의 음악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음악을 주도하는 것은, 흑인도 사실 백인도 아닌 수익창출에만 몰두하는 음악 상업주의이다. 그것도 매우 지나친 상업주의 말이다.

브라이언 헐트는 <비트와 리듬을 넘어서>에서 계속해서 이야기 한다. 자신이 너무 사랑하는 힙합이 점점더 자신의 친구들을 파편화 시키고, 열등화 시키며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자아와 세상에서 허우적 대는 모습을 지켜볼수 없었다고 말이다.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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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d 2010.10.13 17:07

    어셔는 알엔비싱어고 넬리는 아예 랩자체를 할줄 모름 50센트역시 wack mc

    선정성,폭력성이 힙합만의 문제처럼 말하시는데 저 문제가 힙합만의 문제가 아니죠

    메인스트림음악은 21세기와서 죄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가사밖에 없게됬죠

    아직도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나 나스같은 의식있는 래퍼들은 사회적이고 계몽적인 가사를 씁니다

    넬리나 50센트같은 부류들은 매니아들한테 엄청 욕먹고있고요

    몇몇 wack mc의 음악가지고 힙합의 전부인것처럼 글을 쓰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