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이면, 동네 구석 구석으로, 시간이 조금 더 나면 차를 몰고선 20~3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사진 촬영을 나갑니다. 사진을 찍다보면 사진기 안에 있는 프레임의 자신을 맡기게 되고 이런 '몰입'의 경험이 제가 가진 외로움을 덜어 주죠.

오늘은, 미주리의 한 시골 촌구석 멕베인 이라는 곳을 다녀 왔어요. 백인들 밖에 살지 않는 곳, 농사와 막노동 만이 존재하는 곳, 그리고 기독교 중심의 도시인 미주리 콜롬비아에서 일요일 오후 3시면, 동네 술집이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바로 멕베인 (McBaine) 입니다.

           맥베인의 유일한 술집이라 볼수 있는 'Lucy'라는 곳으로 가는 길입니다.

일요일 오후에도 붐비는 멕베인의 술집 이름은 '루씨'라는 곳이에요. 아주머니 한분과 아저씨 한분이 운영을 하시는 곳인데, 저도 딱 한번 가보았어요. 말 그대로 햄버거와 감자 튀김 그리고 맥주를 파는 곳 입니다. 작년에 한번 들렸었을때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하얀 티셔츠에 맥주를 한병 손에든 백인 남성이 저에게 대뜸 이렇게 물어 봤었죠.

 "너 오바마 좋아해?" 전 이렇게 대답했어요. "음..오바마가 하는 정책 중에 동의할만한 것도 그렇지 않은것도 있어." 그랬더니 바로 "흥! 오바마는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어!"라고 말하더군요.  (물론 대화 자체는 이렇게 여성적이지 않았어요-_- Fuck 등이 섞여있는 문장이 다분 했죠.) 분명 이 사람도 중산층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일테고 (제 편견일수도..), 공화당보다는 오바마의 정책이 이에게 큰 혜택을 줄 텐데도 오바마를 이렇게 증오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에겐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멕베인의 유일한 술집 루씨!


이 술집을 지나 전 멕베인의 동네 안으로 깊숙히 들어 갔습니다. 정말 미국의 시골중 시골 답게 을씨년스러운 집들부터, 고철과 잡동사니로 만들어진 집들까지 별 희한한 것들이 다 있었어요. 오늘 KBS 다큐멘터리 3일을 보았는데, 서울의 마지막 달 동네 중계동 백사마을의 정겨운 모습 보다 이 동네는 오히려 으스스 하기만 했습니다. 거기서 아주 고철덩어리로 만들어진 집을 한채 발견했어요. 그리고 여기 집 주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데런 집에 있던 수많은 고철덩어리들>


데런은 많이 뚱뚱하고 온 얼굴에 턱수염으로 가득한 사람 이었어요. 그는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술에 만취한 상태였는데, 그가 알아채기 전에 몰래 집 밖을 몇장 찍어 놓은 것이 있어서 사진를 과감히 포기하는 척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 아저씨는 '데런'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었는데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 반갑다. 게다가 수천마일 떨어진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니....술에 취해 있어 너무 미안하다.. 한달쯤 지나 다시 돌아온다면 같이 바베큐나 해먹자.."라구요.. 전 한달후 이 아저씨를 다시 찾아 갈까요?....조금 겁이 납니다. 왜 겁이 나냐구요?..총 맞을까봐요..


멕베인을 벗어나 자동차로 조금더 달리면 미주리에서 가장 크고, 미국에선 두번째로 큰 나무인 Giant Oak라는 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200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녀석인데 정말 든든해 보였어요. 200년 동안 어떻게 혼자 살아 왔을까 라는 생각에 순간 연민의 감정도 스쳤습니다. 아니..나무를 볼떄는 그 크기에 압도되어 그런 연민의 감정이 들었을리 없죠.사진을 찍고 집에와서 다시 보니..그런 마음이 들더군요.

<20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킨 나무 Giant Oak>


저에게 가족과, 저를 사랑해주는 친구들, 그리고 곧 언젠가는 만나게될 저의 그녀가 있는 것처럼 나무에게도 따뜻한 햇살과 구름, 그리고 자신에 곁에서 쉬어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이 곁에 있겠죠.


안 그러면 이 나무가 어떻게 200년을 살아 왔을까...싶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그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24년의 삶을 살아왔을까 싶구요.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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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멋진나라 2014.05.03 21:56

    선진국 시골마을의 장점:깨끗하고 말끔하고 집도 예쁘고 안정적이라 보기좋음!
    단점:잘사는나라일수록 청년층비율이 낮아 시골같은 경우 만60세정도면 청년취급을 받는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