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가 살고 있는 미주리주 지역을 포함한, 미국 중서부 전 지역의 미국 역사상 최악의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총 38개의 주에 40cm, 50cm 를 넘어 사람의 무릎까지 오는 눈보라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 또한 이런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 연방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 고 밝혔지만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미주의 전 방송사는 이번 스톰이, "생명을 위협하는 눈보라"라며 모든 시민들에게 안전히 집에 머물러 있을것을 당부했습니다. 물론 거침없는 눈보라 때문에, 기자들 또한 "눈이 온다"라는 같은 사실만 열심히 떠들뿐 자신들만의 느긋한 휴가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 사재기가 한국에서만 있을줄 알았는데 미국도 똑같습니다. 현재 같은 미주리주에서 살고 계신 작은 숙모님은 "월마트에 갔더니 계란과 우유가 동났다."라며, 미국인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다고 울상이셨습니다. 현재 까지도 앞이 안보일정도로 눈이 쏟아지고 있고, 이 눈보라가 이번주까지 계속될 예정인데 숙모님 집에 음식은 안떨어져야 할텐데 말입니다.

 
<미국도 사재기는 한국과 똑같습니다, 저희 학교 학생이 월마트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물론 눈이 와도 어김없이 편지를 배달하는 우체국 아저씨도 있습니다.
-출처 AP


이런 눈보라의 제 사촌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부터 제가 다니는 대학교 까지 모든 곳이 폐쇄 되었습니다. 대학교의 경우, 어제 오후 2시 30분쯤 부터 학교 총장의 단체 메일로 학교의 모든 곳을 일시 폐쇄한다며 눈보라가 올 것으로 예상된 오늘 화요일과 (2/1)과 의 전 수업을 취소 하였습니다. 이런 학교 폐쇄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 12살짜리 제 사촌동생부터, 25살 먹은 저를 포함한 제 친구들은 모두 페이스북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지긋지긋한 수업이 취소되 너무 즐겁다는 것이죠.ㅎ

                           <페이스북을 통해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친구들.>

물론 비싼 수업료를 낸 대학의 수업을 못듣는 상황이 아주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저 또한 오랜만에 신나는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어제 저녁 룸메이트형과, 김치전에 맥주 한잔하며 실컷 TV를 보았고, 오늘 점심은 김밥과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지금은 오븐에 감자를 굽고 율무차 한잔을 마실려 하니 이런 천국이 없는 셈이죠. 하지만 저와 같이 이런 눈보라에 느긋한 휴가를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더 많습니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열창하는 룸메이트 형, 풍유를 즐기고 있는중>


제 친한 친구 녀석은 새벽 6시부터 학교에 까페테리아에서 일을 하기 위해 눈보라를 헤쳐 걸어 나갔고, 어제 새벽에는 학교 내에선 강도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모든 학교 학생들에게 당부를 표한 상태 입니다. 또한 이번 겨울 한국에 일이 있으셔서 잠깐 나가셨다가 오늘 돌아오신 큰 숙모님은 비행기가 취소되어 현재 시카고에서 발이 꽁꽁 묶여 있으신 상태 입니다. 발이 다치셔서 목발을 짚으시고, 캐리어를 3개나 들고 오셨다는데 공항에서 하루 종일 지새게 생기셨어요.

  <학교 교수님께서 찍어 올려주신 사진...이 정도로 눈이 계속 옵니다.>


하지만 이런 미국 사상 최악의 눈보라 속에서도 제가 정말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미국 대학과 정부의 발빠른 대책 입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눈이 하나도 오지 않았던 어제 오후 2시 반 쯤, 총장이 전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내 오늘 학교를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눈은 오늘 (2월 1일) 새벽부터 떨어졌는데, 눈이 오기 약 10시간 가량 전 부터 학생들을 대피시킨 것 입니다. 또한 오늘까지도 계속해서 눈보라가 치자, 다시 한번 오늘 오후 2시 경 전 학생들에게 수요일 (2월 2일) 수업도 취소되었다고 알려주었어요.  정말 발빠른 대처였고, 모든 학생들이 눈이 오기전 다 안전하게 자신들의 보금자리에 돌아갈수 있었습니다.최근 몇 달전, 잠깐의 폭우에 물바다가 되고 도심이 혼란에 빠졌던 서울의 그것과는 참 많이 다른 모습이었죠.


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눈보라는 계속해서 몰아 칩니다. 눈이 오니 학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안락하게 글을 쓰며 공부하는 것이 참 즐겁긴 한데 이것도 하루 이틀이겠죠? 한 3일쯤 후에는 아마 '투덜 투덜'하며 운전을 하고 학교에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모습이 절로 상상 되네요.

미국인들의 사재기 때문에 곧 집에 있는 음식이 떨어지실지도 모르는 작은 숙모와, 시카고 공항에서 하루 종일 묶고 계신 큰 숙모님에게 짧은 기도를, 그리고 이런 눈보라 속에서도 자신들의 할일을 묵묵히 하고 계실 수많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경의를.....

마지막으로 눈보라를 헤치며 편지를 배달하고 계실 우체국 아저씨께는 따뜻한 율무차를 바칩니다.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리리리 2011.02.02 14:45

    안녕하세요~ 저는 유타에서 공부중인데요.
    여기도 얼마전에 블리자드가 와서 학교 문을 이삼일정도 닫은적이 있었어요.
    미주리도 심각한가봐요... ㅜㅜ 오늘 되게 추워진 걸 보니 여기도 곧 한 번 더 쏟아질듯..
    잘 읽었습니다. 추천 한 방 누르고 가요~ ^^ 열공! ㅋㅋㅋㅋ

  2. addr | edit/del | reply 하모니 2011.02.02 19:31

    사재기를 한국과 비교하시네..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져도 사재기는 없을 만큼 한국민이 시민의식은 더 뛰어납니다.

    • addr | edit/del 맞는말 2011.02.03 02:27

      미국이 선진국이고 미국시민의 준법정신은 존경하지만 개인주의는 엄청나죠

  3. addr | edit/del | reply Lily 2011.02.03 02:57

    어휴...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는 지금 보스턴인데 메사추세스와 뉴 햄프셔는 그냥 생지옥이라고 보시면 돼요;; 길 옆에 쌓인 눈이 제 키만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1-2미터씩 뿌려주는데다가 오늘은 또 비가 와서 도로가 꽁꽁 얼어붙었네요;; 도대체 왜 이런데서 사람이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4. addr | edit/del | reply 미네소타 2011.02.07 04:56

    거야 미국이 예측이 더 쉬운 면적과 지형이잖아요.
    늦장대응을 비교하기엔 적절치 않은 거 같아요.

    참 일본도 3미터 넘게 눈왔다네요. 그 쪽 눈은 무겁기도 꽤 무거워서 집도 잘 무너지던데...

  5. addr | edit/del | reply ㅇㅇㅇ 2011.09.13 21:26

    한국은 사재기별로 안하는데... 라면좀 사고 ..암튼 서울서 전기끊기고 물난리났어도 아무도 사재기 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