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교회를 다니다 보면 평생 동성애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는 신도를 만날 떄가 있다. 혹은 동성애는 기도로서 치유가 가능하며,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악이라고 말하는 목사도 있다. 지난 달, 캘리포니아 얼바인의 한 대형 교회 예배에 참석했을 당시, 그 교회의 담임 목사는 신자들에게 설교와 함께 동성애자의 권리 침해를 합법화하는 법안 서명 촉구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만약 이들의 가족인 아들과 딸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가 동성애자라고 한다해도, 이들은 이런 말들을 거침 없이 내뱉을 수 있을까? 당시 캘리포니아의 대형 교회에서, 한 장로가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기도문을 읽을 떄, 필잔 예배당에 있던 수천 명의 신자 중 일부는 분명 동성애자이고, 이들의 가슴엔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읽는 기도문이 큰 상처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뉴욕타임스가 동성애자의 관한 자신의 개인적 경험 이후, 정치적 신념을 바꾼 정치인과 대법관의 이야기를 썼다. 



외신번역프로젝트가 돌아왔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원기사: http://nyti.ms/PRS7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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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치인에게 동성 결혼은, 정치적이 아닌 개인적인 문제. 
뉴욕타임스 미국판 5월 15일 자17 면 기사.

By Helene Cooper and Jeremy W. Peters 
번역 by 박태인(@TellYouMore) 

*미국 전 부통령 딕 체니(왼쪽)는 자신의 딸인 매리 체니(중간)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개하자동성애자 권리의 관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바꾸었다. 오른쪽은 메리 체니의 파트너 헤더 포. 



워싱턴-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게이임을 알게되는 경험을 가진다.


혹은 딕 체니처럼 자신의 딸이, 혹은 헌츠먼처럼 자신의 친구가, 혹은 메릴랜드 주 의원인 웨이드 케치 씨처럼 바로 앞에 앉은 사람이 동성애자임을 알게되는 경험을 가진다. 


지난 주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공식적으로 지지한 이후, 이에 대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여러 추측들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는 보다 미묘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최근 일반 시민들처럼 정치인 또한 진보 혹은 보수에 상관없이 동성결혼을 지지 하는데 있어 정당, 신념, 혹은 동성애자의 법적 권리 확장에 관한 찬반에 영향을 적게 받고있다. 


대신 이는 보다 개인적인 문제가 되었다. 


"만약 당신이 게이를 한 사람도 알지 못한다면, 당신의 생활 방식은 매우 생경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법무부 차관을 지냈으며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테오도르 올슨의 말이다. 그는 이에 덧붙여 "길 건너에 사는 매리가 레즈비언이고 그녀의 곁엔 샐리가 있는데 이 둘이 결혼하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사람들은 마음을 바꿀 겁니다."라고 말했다. 


1960년대 민권수호운동(Civil rights movement) 기간 중, 북쪽의 백인은-흑인들과 한번도 어울려보지 못한 백인들을 포함해-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함께 동등한 권리의 쟁취를 위한 투쟁에 참여했다. 이들은 주로 평생을 흑인들과 함께 살면서 분리와 동등한 권리가 공존한다는 점에 전혀 문제가 없던 남쪽 백인들의 입장을 반대했다. 당시 많은 경우에 있어 실제적 경험보다 원칙이 우선하는 가치였다. 


하지만 동성애자 권리 운동에서 이 원칙은 반대로 적용되는듯하다. 물론 동성애자 권리를 지지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개인적 혹은 정치적 신념에 기반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다른 많은 이들은 이 문제에 있어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 참여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커플을 알고있다는 아주 간단한 경험 말이다. 또한 실제로 동성애자 권리 운동에 있어, 미국인은 두 분류로 나뉜다고 볼 수도 있을듯 하다. 이성애자와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동성애에 대한 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 이들과,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개하지 않고 사는 동성애자들로 말이다. 


모린 월시 씨의 이야기를 해보자. 밤의 월시 씨는 그녀의 가족과 함께 워싱턴 주 왈라 왈라에 위치한 소세지 전문 식당 오니언 월드를 운영한다. 그러나 낮의 월시 씨는 워싱턴의 보수적인 남동부 주 지역 하원 의원이다. 그녀는 동성 커플의 시민적 결합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동성 결혼에 대해선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했었다. 그랬던 그녀가 최근 동성애자라며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힌 딸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실 전 이기적으로 생각했어요. 이 나라에 사는 다른 사람처럼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 제 이쁜 딸에게 이런 모욕적일 일이 일어나다니!라고 말이죠." 윌시 씨의 말이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지난 2월 통과된 워싱턴 주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자신의 결정이 정치적 혹은 이념적 논리보다 엄마의 본능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월시 의원은 "이는 이기심이었어요. 하지만 사랑에 기초한 것이었지요."라고 말하며 "전 차라리 사랑에 편에 서서 실수를 범하겠어요. 당신도 그렇지 않겠나요?"라고 말했다.


*개인적 경험으로 인해 동성 결혼에 관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바꾼 정치인들. 위에서부터 낸 헤이워스, 모린 월시, 일리애너 로스-레티넌 


그리고 여기 테르 마셜 씨가 있다. 하와이 주 공화당 대의원이자 전문 연설가인 그녀는 한때 콜로라도 볼더에 위치한 흑인 교회에 참석해 결혼의 전통적 관념인 남녀의 결합을 옹호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년전 그녀는 큰 폭탄 하나를 맞는다. 그녀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사업 동업자였던 한 친구가 흐느끼며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 이후, 마셜은 여자 친구가 아니라 단순히 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그 친구와의 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어떻게 전 저의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그렇게도 중요했던 문제에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것일까요?" 마셜 씨의 말이다. 


마셜 씨는 그 일을 겪은 후 바로, 동성애자 인권 확장에 반대했던 생각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 그때 깨달았어요. 제가 신경쓰는 것은 제 친구의 성정체성이 아니라 제 친구 그 자체였다는 것을요." 이후 미셸 씨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심지어 한때 동성애를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추상적으로만 생각해왔던 동성애를 자신들의 삶에서 직접 직면하면서 자신들의 관념이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에 대해 놀란다고 말한다. 


*한겨레에서 자신의 사랑을 공개한 신정환&박재환 씨 커플. 


메릴랜드 주 공화당 대의원인 캐치 씨는 올해 초, 메릴랜드 주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 통과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케치 대의원은, 불과 얼마전 자신의 한 메릴랜드 지역 신문이 아버지의 날을 맞아 1면에 게이 커플과 그들의 아이 사진을 배치한 것에 격분했던 것을 회상했다.
 


"전 그떄 정말 격분했습니다." 케치 대의원의 말이다. "전 그들을 커플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전 그들이 어떤 행동에 연루된…",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동성애에 연루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지난 2월 열린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 청문회에 참석했었다. 늦게 도착했던 그는, 증인으로 참석한 동성애 커플과 바로 눈을 마주쳐야하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커플 중 한 사람은 목사였고, 나머지 한 사람은 암에 걸린 환자였다. 


"전 그 옆에 앉아, 암에 걸린 남성이, 증인으로 나선 파트너의 등을 문질러 주는 것을 보았어요. 전 그들의 서로를 향한 사랑과 헌신을 보았습니다."케치 씨의 말이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2007년 그의 가까운 친구 아들이 놀이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죽어가는 상황에서, 그 친구의 동성 파트너가 응급실에 들어갈 수 없었던 사건 이후 동성 커플의 시민적 결합(Civic Union)을 지지하는 마음이 더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헌츠먼 전 주지사는 "당신은 아마 그런 상황에서 "이런 불공정한 경우가 어디에 있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그런 상황을 겪을 순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종교인 몰몬교는 동성애를 강하게 비난한다. 몰몬교를 믿는 미트 롬니의 경우 동성 커플의 시민적 결합과 동성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지 않는다. 


티파티 지원으로 당선된 뉴욕 주 공화당 연방 하원 의원 낸 헤이워스는, 연방국회 성소수자 코커스에 속한 몇 안되는 공화당 국회의원이다. 그의 아들은 게이이다. 마이에미에서 플로리다 키스까지 많은 성소수자 유권자가 사는 지역의 보수적인 공화당 연방 하원 의원 일리애너 로스-레티넌 또한 공화당 중 최초로 결혼보호법*(The Defense of Marriage Act)의 폐지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결혼은 남녀 사이에서만 유효하다고 인정하는 법안


아마 동성애자 인권 문제에 있어 입장을 바꾼 가장 유명한 공인은 미국 대법관 루이스 파월일 것이다. 그는 1986년 동성애간 성행위 금지법인 소도미 법의 찬성표를 던졌었다. 당시 그는 서기관에게 "난 한번도 동성애자를 만나본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었다. 사실 게이였던 그 서기관은 당시 "아닙니다. 당신은 분명 동성애자를 만나본적이 있어요. 다만 당신은 그들이 동성애자인 줄 모를 뿐이죠."라고 답했었다. 


파월 대법관은 이후, 당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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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감수:  박태인 (@TellYou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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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기사 작성 기자: 
Helene Cooper and Jeremy W. Peters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nyti.ms/PRS7KI
출처: NYTIMES.COM
번역: 트위터 외신 번역프로젝트팀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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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Dae 2013.03.29 02:50

    이 정말 좋은 페이지입니다

벨기에에서 네덜란드로 여행을 떠나던 길. 유럽의 기차역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이들로 항상 넘쳐난다. 그들은 이번 키스가 마지막인양 서로의 입술에 사랑 자국을 남기곤 한다. 그리고 거기엔 서로에게 키스를 하던 게이 커플도 있었다. 처음이었다. 남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담아 키스하는 모습을 본 건 말이다.


최근 주목해서 읽고 있는 한겨레의 <낮은 목소리>가 동성애자의 사랑을 다루었다. 7월 7일자, ‘동성커플의 사랑과 삶’ 기사에 당당히 자신들을 공개한 동거 4년차의 신정한씨와 박재완씨 커플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은 ‘보통 사람’이며 자신들이 하고 있는 사랑은 ‘보통 사랑’이라고 말했다.


정한씨와 재완씨의 사랑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한국과, 기차역에서 당당히 키스를 하는 게이커플이 살고 있는 유럽.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유럽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얼마만큼 보호하고 있을까?


한겨레에 자신들의 사랑을 당당히 공개한 정한씨와 재완씨 커플. 사진 출처: 한겨레, 류우종 기자.


현재 유럽피언 저널리즘 센터 인턴 기자로 일하는 필자는 지난 14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 국회의원 마이클 캐쉬먼을 만나 그에게 유럽연합(EU)의 성소수자 정책과, 유럽 내 성소수자(LGBT) 인권 실태를 물었다.

 

8 살 때, 한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소년. BBC 드라마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애 키스장면을 찍었던 배우. 유럽 최대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스톤월(Stone Wall)의 창립자이자 1999년부터 영국 노동당 소속 유럽연합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마이클 캐쉬먼은 유럽 전체를 대표하는 736명의 유럽연합 국회의원 중 자신의 성적지향성(Sexual Orientation)을 공개한 몇 안 되는 ‘동성애자 정치인’이다.


캐쉬먼은 2007년 유럽연합 국회, 정의 및 인권 부분에서 올해의 국회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한, 일 잘하는 국회의원이다. 그는 한국 정치인에게 “다름을 옹호하고 전세계에 한국이 얼마나 진보적인 국가인지를 보여달라.”라며 성소수자 권리 보호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캐쉬먼은 한국에 있는 성소수자에게 “스스로를 절대 부끄럽게 여기지 마라.”라는 말을 전했다.


     인터뷰는 브리쉘에 위치한 유럽연합 국회 마이클 캐쉬먼 의원 방에서 이루어졌다. 사진: 박태인

 


박태인: 지난 6월 30일에 있었던 유럽연합 국회 성소수자 인권 공청회에서 “문명화된 사회에서 성적지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강경하게 발언하셨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미국이나 한국 국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발언입니다. 용기가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마이클 캐쉬먼: 하하, 아마 제가 멍청한 것일 수도 있지요. 단기적으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정치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동성애자로서 과거 영국의 보수 정부로부터 동성애자의 평등권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성적 지향성을 비롯한 종교, 인종 때문에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유럽연합 국회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는 폴란드, 몰타, 독일, 그리고 대한민국의 성소수자들의 인권 보호에 앞장설 것입니다.


 

박태인: 유럽에서도 성소수자는 차별을 겪고 있나요?


마이클 캐쉬먼: 물론입니다. 유럽에서 여전히 성소수자들은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 영국에선 저와 제 파트너가 호텔에 갈 때 법적으로 호텔이 우리를 거부할 수 없지요. 하지만 만약 우리가 폴란드나, 이탈리아, 몰타에 있는 호텔로 가려고 한다면 차별받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차별을 받는 사실보다 차별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큰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이런 차별의 가능성 때문에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검열하고 정체를 숨기기 때문이죠. 특히 이는 어린 성소수자들의 자존감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아직도 유럽 내 호모포비아, 트랜스포비아는 존재합니다. 증오 발언(hate speech)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고요.

 

박태인: 현재 유럽 국회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성소수자 문제는 무엇입니까?


마이클 캐쉬먼: 유럽 국회의 초점은 세계를 향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범죄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범죄에 침묵하는 것은 그 범죄를 동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연합 국회는 국제 조약이나 통상 조약을 맺는 데 있어서 성소수자를 포함한 기본 인권문제를 항상 중요시하게 생각합니다. 유럽국회는 인권문제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명확히 포함하고 있습니다.


 

박태인: 1969년까지 독일에서는 동성애가 범죄행위였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유럽 내 성소수자 인권이 크게 증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 가장 큰 공을 돌리고 싶으신지요?


마이클 캐쉬먼: 1960년대, 성소수자 인권 운동 초기 때 활동했던 운동가들의 공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그들은 그 당시 정치인과 종교기관이 가지고 있었던 보수적인 태도에 도전했었죠. 결국 변화를 일으킨 것도 그들이고요. 그들은 성소수자 인권 단체를 조직하는 것이 불법인 시기에도 용기를 내서 조직을 만들고 대중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발언했습니다. 정치인들은 사회가 변한 후에야 움직이기 마련이에요. 정치인이 대중보다 앞서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죠.


 

박태인: 한국에선 아직도 성소수자에 대한 다양한 편견이 존재합니다. 자연스럽지 않다거나, 정신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마이클 캐쉬먼: 유럽도 똑같습니다. 아직 유럽의 많은 나라 그리고 여러 세계에 사는 많은 사람은 성소수자들이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그들은 자신들의 이웃이 성소수자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해요. 이런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커밍아웃을 해도 잃을 것이 적은 성소수자들이 앞장서서 커밍아웃을 해야 합니다. 성공한 사람, 기업가, 영화배우, 정치인들 말입니다. 그들의 커밍아웃을 통해 성소수자도 이성애자와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는 걸 계속해서 보여줘야 합니다. 사회가 성소수자의 섹스 문제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어요. 우리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사랑하고, 소리지르고, 울고, 희망에부풀어 오르기도 하며 절망에 빠지는 똑같은 사람 말입니다. 성소수자 또한 평범한 남녀 사이에 태어난 평범한 남자와 여자 사람입니다.


지난 6월 30일 있었던 유럽연합 국회 성소수자 인권 공청회의 모습이다. 성소수자 권리연합의 공동 회장 울리케 루나섹 (왼쪽)과 마이클 캐쉬먼 (오른쪽)이 사회를 맡았다.


 

박태인: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은 초기 단계입니다. 주로 성소수자들만이 자신들의 권리증진을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누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나요? 성소수자 운동가들? 정치인? 이성애자들?


마이클 캐쉬먼: 영국에서의 제 경험으로는, 우선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가 싸움(battle)을 시작합니다. 그 후, 여성인권 단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단체, 장애인 권리 단체 등과 연대를 맺으면서 강한 힘을 갖게 되죠. 성소수자의 부모, 형제, 자매, 친구들이 성소수자 인권 시위에 같이 참여한 것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 변화해야 하는 법들이 있다고 말이죠. 사람들에게 성소수자들도 똑같이 세금을 내고, 같은 법을 준수하며, 같은 기차를타고,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공원을 이용하는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야 해요. 한국에 있는 정치인들에게 한 마디 전하고 싶습니다. “보다 더 앞서 가셔야 합니다. 다름을 옹호하고 전 세계에 한국이 얼마나 진보적인 국가인지를 보여주십시오.”


 

박태인: 동성애자로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기까지 어려우신 점이 있으셨는지요? 한국에선 2009년 총선 당시 한국 정치의 중심 종로구에서 레즈비언 최현숙 후보가 출사표를 냈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5%의 득표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마이클 캐쉬먼: 제가 게이라는 것은 저라는 사람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해요. 하지만 사회는 저를 ‘게이’라고 정의하죠. 전 선거운동 때 성소수자 인권뿐 아니라 사회 전체 내에 만연한 차별과 가난에 초점을 맞추어 선거 운동을 펼쳤습니다. 전 성차별, 인종차별 그리고 가난을 위해 싸웁니다. 최현숙씨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어요. “또 선거에 도전하세요. 다음에는 2등을 하실 수도 그리고 또 다음에는 승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요.


2009년 총선, 레즈비언 후보로 종로구 국회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던 최현숙 후보. 숱한 화제를 뿌렸지만 낙선했다. 그녀는 성소수자 인권 단체 '친구사이'가 성소수자 인권 증진에 힘쓴 사람에게 수여하는 무지개 인권상을 수상하였다.



박태인: 정치에 성소수자들이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마이클 캐쉬먼: 정치는 사회를 대변해야 합니다. 중산층 출신의 넥타이를 맨 남성만이 정치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이젠 많은 여성이 그리고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의 문제도 이런 다양성에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물론 개개인의 능력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성소수자라서가 아니라 정치를 잘 할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이 정치에 입문해야겠죠. 정치는 사회를 대변해야 합니다. 훌륭한 정치인이라면, 국회 내에서 대변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합니다.


 

박태인: BBC 드라마 역사상 처음 게이 키스장면을 찍은 배우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대중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At BBC East Enders)


마이클 캐쉬먼: 당시 영국 대중의 반응은 정치인들이나, 일부 대중지(타블로이드)보다 다 훨씬 더 긍정적이었습니다. 게이 키스장면을 찍은 후 한 여성에게 편지를 받았어요. 그녀는 편지에서 “일요일 두 아들과 함께 그 장면을 같이 보았습니다. 제 아들이 이렇게 묻더군요. ‘왜 콜린 (그때 당시 마이클 캐쉬먼이 맡았던 캐릭터)이 베리에게 키스를 하죠?’라고요. 그래서 전 이렇게 대답했죠. ‘콜린이 베리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엄마가 아빠를 사랑하는 것처럼.’”이라고 썼어요. 전 소수자가 평범하게 여겨지고 사람들이 사랑의 특권을 깨달아 가는 것이 진보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은 아름다워에선 태섭과 경수 두 남자의 사랑을 다루었었다.


박태인: 한국에서도 작년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가 방영됐습니다. 간접적인 키스장면이 나와 상당히 논란이 되었는데요.


마이클 캐쉬먼: 그런 장면들이 더 많이 보도될수록 사람들은 성소수자의 사랑을 더 평범한 것으로 생각할 거예요. 처음 한 두 번은 논란이 되겠지요. 하지만 그런 논란들은 곧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영화 내에서도 그 문맥과 이야기가 중요해요. 키스할 만한 상황에서 키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박태인: 성소수자의 인권 운동이 필요하지 않은 날을 꿈꾸시는지요?


마이클 캐쉬먼: 물론입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제가 유럽연합 국회에 있는 동안 동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에 참여하면서 최근 들어 다시 여성의 인권, 낙태 권리, 성소수자 인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소수자가 가지고 있는 권리는 언제든 빼앗길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소수자들은 항상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박태인: 한국에 있는 성소수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마이클 캐쉬먼: 자신의 성적지향성을 공개하는 것이 힘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솔직해지셔야 합니다. 거울을 보며 ‘난 대단한 사람이다.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하세요. 당신은 사랑하고, 웃고, 울 수 있는 가족에게도 매우 중요한 사람입니다. 비록 정의가 우리 생애에는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다음 세대는 우리에게 고마워할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세요. 그리고 절대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마세요.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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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해삼의정열 2011.07.28 17:38

    좋은 인터뷰 잘 봤습니다. '정치는 사회를 대변해야 합니다. 중산층 출신의 넥타이를 맨 남성만이 정치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네요^^

  2. addr | edit/del | reply radiokid 2011.08.01 23:03

    마지막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