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는 중동이 아닌 아시아에 있다. 바로 인도네시아. 인구 2억 3천 만명 중, 1억 3천만 명 정도가 무슬림이다. 인도네시아뿐만이 아니다, 파키스탄(8천만), 인도 (7천만), 중국 (2천만)에도 무슬림의 인구의 규모는 상당하다. 아시아는 중동과 더불어 전 세계 무슬림의 중심지이다.

우리나라에선 관광 명소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또한 무슬림 국가이다. 전체 인구 2천 8백만 명 중 절반이 넘는 인구가 무슬림인데, 말레이시아는 다른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는 '온건한 무슬림 국가'로 전세계에 알려져 왔다. 하지만 상황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주류의 무슬림 유권자들의 표를 갈구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이 민심을 얻기 위해 보수적이며 엄격한 무슬림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책의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의 기독교는 성경을 압수당하고, 여성은 히잡을 써야 하는 대단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인권과 자유가 급격히 후퇴하고있다.

영국 BBC 방송 말레이시아 특집 기사를, 외신번역프로젝트 팀이 번역했다.

*기사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적어 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추천/리트윗 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급부상하는 엄격한 이슬람주의에 긴장하는 말레이시아. By BBC

                         히잡을 쓰는 것은 무슬림의 문화일까? 여성 억압의 수단일까?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지 않은 무슬림 여성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과 *히잡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히잡: 아랍권의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쓰는 쓰개

말레이시아 여성 인권 운동가 놀하야티 카프라위는 최근 말레이시아 여성의 옷차림에 관한 다큐멘터리 <아쿠 시아파>(Aku Siapa, 나는 누구인가)를 찍었다. 그녀는 촬영 도중, 일부 여성들이 자신의 얼굴이 카메라에 찍히는 것을 꺼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종교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놀하야티는 이런 여성들의 두려움이 현재 말레이시아 무슬림 사회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가 두려움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주류를 따르지 않으면 린치를 당하게 될 거라는 두려움 말입니다.”

놀하야티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말레이시아 내에서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는 압박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현재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떠오르고 있는 무슬림 근본주의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무슬림은 전체 인구 2천8백만 명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이 말레이족이다. 말레이시아는 종종 스스로 다른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는 온건한 무슬림 국가라는 점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여성이 히잡을 입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많은 무슬림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놀하야티는 말한다.

죄와 벌

최근 들어,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이슬람 규율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작년, 말레이시아 정부는 처음으로 여성들에게 *샤리아법을 집행했다.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한 3명의 여성이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샤리아(Sharia): 알라 신의 말 그 자체인 《코란 Koran》을 바탕으로 하여 성립된 이슬람 법체계를 뜻한다.

또 한, 파트타임으로 모델 일을 했던 무슬림 여성 카르티카 사리 드위 슈카르노 또한 2009년 공공장소에서 맥주를 마셨다는 이유로 남편 외의 남자와 성관계를 한 여성들과 같은 처벌을 받았었다. 이 사건이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이후, 이슬람 정부는 지난해 결국 그녀의 처벌 수위를 지역봉사로 낮추었다.

분석가들은 이것이 이슬람의 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피상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그들은 말레이시아 집권 정당인 연합 말레이시아 국가기구(United Malays National Organisation, UMNO)와, 야당인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n-Malaysian Islamic Party, PAS)이 이슬람의 수호자로 자리잡고,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경쟁 속에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라 말한다.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의 청년 조직은 종종 정부에 서양 대중음악 가수들이 말레이시아에서 공연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로비를 추진해왔다. 그들이 이슬람답지 못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2008년 총선에서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이 속해있는 야당연합체 국민연대(Pakatan Rakyat)가 사상 최대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후,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은 보다 온건한 입장을 취하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야당인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이 비록 말레이시아를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소속 국회의원인 카할리드 사마드는 비무슬림들이 두려워할 것은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슬람이 손을 자르거나, 간통한 사람에게 돌을 던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슬람 규율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정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봐요.”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은 무슬림이 아닌 이들도 당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여, 비무슬림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그 어떤 누구도 우리가 집권했을 때 다양한 종교와 다양한 민족이 있는 말레이시아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카할리드의 말이다.

우려의 원인은?

하지만 이런 이슬람의 재기에 대해 무슬림이 아닌 많은 이들은 두려움을 표출하고 있다.

8월 초, 슬랑오르 주의 이슬람 관료들이 영장 없이 한 침례교회의 모금행사에 들이닥쳐 이를 중단시킨 적이 있다. 그들은 행사에 참여했었던 무슬림들을 자세히 촬영하기까지 했다.  

이슬람 관료들은 제보를 받고 한 수사라고 주장했지만, 그 제보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무슬림이 교회 행사에 참석하는 것에 경계심을 표한다. 그들은, 이런 모임이 무슬림을 기독교로 개종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기독교인이 무슬림을 전도하는 것은 불법이다.

말레이시아 불교, 기독교, 힌두교, 시크교, 도교 협의회는 이 사건에 대해 ‘이런 행동은, 아주 위험한 전례를 만드는 것이며,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 안의 모든 종교의 존엄과 신성성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계속되는 대립

개종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무슬림과 전체 인구의 9%를 차지하는 소수 기독교인과의 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말레이시아 기독교인의 대부분은 인도 또는 중국계이다.

지난 2년 동안, 무슬림과 기독교인 간의 ‘알라’(Allah) 라는 말의 사용에 관한 갈등으로 말레이시아의 교회들은 화염병 공격을 받았으며 정부가 성경을 압수하기도 했다.

소수 기독교인들은, 지난 수 세기 동안 말레이어에서 ‘알라’라는 단어는 기독교의 신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986년 말레이시아 정부는 무슬림이 아닌 이들은 출판물에서 알라라는 말의 사용을 금지토록 하는 조처를 했다. 이 금지 조치는 최근까지 실제로 집행하지 않았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무슬림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실제 법 집행을 시작했다.

무슬림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조치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들의 신을 ‘알라’라고 부르는 것은 과반수의 인구를 차지하는 무슬림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으며 국가 보안에도 위협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 결과, 말레이어로 쓰인 성경들이 세관에 압수되었다. 일부 무슬림 운동가들은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이용해 무슬림을 개종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09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이, ‘알라’라는 말은 이슬람에서만 사용되는 말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후, 여러 기독교 예배당들이 공격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이 판결에 항소한 상태이지만 아직 공판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총리는 양보의 표현으로 몰수했던 35,000권의 성경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내각은 이 ‘알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 지도자 간 위원회를 설치했다.

토마스 필립 목사 또한 이 위원회의 구성원이다. 그는 회의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구성원간에 서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했다.

“전 말레이시아가 온건한 무슬림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필립 목사의 말이다.  

놀하야티 카프라위 또한 그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녀는 대다수 대중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것을 두려워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더 진보적이거나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중 앞에서 자신들의 견해를 말할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놀하야티 카프라위의 말이다.

*기사 추천 부탁드립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댓글로 적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번역 및 번역 감수: 박태인(@TellYouMore), 이기은 (@Lazynomad)


트위터 외신 프로젝트팀 드림. 
기사 편집자 및 주 번역자: 박태인 (@TellYouMore)
번역자문 및 감수 위원단: (일본 특파원)황혜빈(@coketazi) 김민주(@Spring_llullaby) 이기은(@lazynomad), 김진영(@Go_Jennykim), 이호준(@DanielHojoon), 조효석(@promene), 서규화(@nicefairy_),  진소연(@radiokid713), 이자연(@jayeon22), 여동혁(@Tonghyeo)

원 기사 작성 기자: Jennifer Pak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bbc.in/oCouJt
출처: BBC
번역: 트위터 외신 번역프로젝트팀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디디 2011.09.02 01:32

    자신들이 온건하다고 주장하는게 눈가리고 아웅하는거 같네요. 대중을 억압해놓고 저런말로 호도하는 상황을 잘보여준 것 같습니다.
    저 상황도 한국과별다를바가없게 느껴집니다.
    번역잘복있습니다.
    항상수고하십시다.

  2. addr | edit/del | reply 혜박 2013.05.10 11:10

    ㅋㅋ말레이시아 출장중이라 한참 말레이시아 검색해보다가 무슬림에 대한거 있어서 봤더니...
    마지막에 태인이 니이름있어서 깜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