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12.09 인터넷에 "특정 후보를 찍었어요"라고 말할 수 있나?

[미국 최고령 재외국민 유권자 유정준(98) 할머니 (출처=연합뉴스)]




18대 대선 투표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5일부터 실시된 헌정 역사상 첫 재외국민 대선 투표는 오는 10일까지 이어지고, 국내 부재자 투표도 13~14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선관위가 밝힌 재외국민과 부재자 선거인단을 합하면 약 130만 명. 전체 유권자 4천 52만 명의 2.8%가 대선 당일 (19일) 이전에 투표를 마친다.
 
 
 
지난 15, 16대 대선에서 두 유력 후보의 승패가 평균 1.95% 차이로 갈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8%’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이미 투표를 마친 유권자의 입장에서 입이 간지러울 수도 있다. 어떤 후보에게 투표했는지 말하고 싶은데 혹시 선거법에 걸리지 않을지 걱정이다. 

 

 
1994년 모든 선거법 규정을 통합한 공직선거법이 발효된 이후 선거 때마다 300조 가까운 선거법 조항에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꽃인 선거에서 지레 움츠려들고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문제에 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입장은 일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번 18대 대선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은 선거 당일(19일, 한국시간)을 제외하곤 온라인-오프라인에서 “특정 후보를 뽑았습니다” 라고 밝혀도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중앙선관위 언론홍보팀 이환규 사무관은 필자와의 통화에서 “선거 당일을 제외하곤 인터넷과 SNS에서 ‘특정 후보를 찍었다’고 말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또한 작년 12월 29일 헌법재판소가 공직선거법 93조 1항에 ‘인터넷과 SNS’를 선거운동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킨 조치에 한정 위헌 판결을 내렸기에 유권자는 대선 당일을 제외하곤 인터넷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자유로운 선거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의 이런 최종 입장을 듣기전까지 선관위 직원들은 인터넷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특정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할 수 있냐는 필자에 질문에 일관되지 않은 입장을 전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재외국민 투표 인증샷 모음. 출처=@thehanimuse]


선관위 법규안내센터 관계자는 필자에게 “투표 후보를 밝히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재외국민 조사2과 관계자도 “확실히 알 순 없지만 공직선거법상 비밀투표 침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했다.

 

 
작년 ‘인터넷-SNS 선거운동 규제’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이 있었고 이 문제와 관련해 올해 대선에서 재외국민 및 부재자 투표에 참여할 유권자들의 궁금증이 예상됐음에도 선관위는 이런 질문에 대해 준비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SNS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한 일부 유권자들은 선관위가 아닌 필자에게 “자신이 투표한 후보를 인터넷에 밝혀도 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던졌었다.
 

 

이런 선관위의 준비되지 않은 입장은 선관위 직원들도 잘 알기 어려운 ‘누더기 공직선거법’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황영민 간사의 말이다.
 

 

황 간사는 작년 헌법재판소의 ‘인터넷 선거운동 규제 한정 위헌’ 판결을 이끌었던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황 간사는 “선거법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300조 가까이 되는 선거법 조항과 이를 규제하는 선관위의 유권해석 범위가 넓다보니 선거법 내용 자체를 제대로 파악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 황 간사는 투표 당일 인터넷 선거 운동을 제한한 현행 선거법도 사실 ‘실효성’이 없다며 “선거 전날 특정 후보를 지지한 트윗을 작성했는데 그 트윗이 선거 당일 리트윗 되는 경우를 고려해본다면 인터넷 선거 규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런 논란을 종식시킬 해법은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돈에 관한 규제만 묶어두고 나머지는 풀어주는 것“이 황 간사의 입장이었다.

 

 
박경신(@unbeatenpath)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필자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공직선거법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 당일 인터넷에 투표 후보를 밝히는 것을 선거운동으로 규정하고 제한한 선관위의 입장은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1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