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경제 위기로 인해, 유럽의 자살율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빚을 갚지 못해 집을 뻇기거나 살길이 막막한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자살율 증가가 눈에 띈다. 무엇이 이들을 삶의 벼랑으로 내모는가? 한 이탈리아인은 그 원인으로 '무관심을' 꼽았다. 경제적 원인으로 시작된 삶의 추락의 낭떠러지에서 사람을 죽음의 길목으로 내모는 것은, '무관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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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사: http://nyti.ms/HFKy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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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증가하는 유럽 자살률 
뉴욕타임스 미국판 4월 14일 자 6면 기사.

By ELISABETTA POVOLEDO and DOREEN CARVAJAL
번역 by 이호준(@DanielHojoonLee)

*아일랜드에 사는 조지 몰던트(44)씨도 한 떄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을 기도했었다.



트레비소, 이탈리아 - 한 해의 마지막 날, 여러명의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자, 안토니오 타미오초(53세)씨는 비첸차 근처 자신의 건설 사업 창고에서 목을 매달았다.

그로부터 삼주전, 조반니 스키아본(59세, 도급업자)씨는 파도바 외곽 지역에 위치한 적자에 허덕이는 건설 회사의 본사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두 세대 이상 내려온 가족 회사를 운영하며 황량하기 짝이 없는 크리스마스 정리해고 명령을 내려야 했던 그는 자신의 마지막 유서에 "미안하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지난 3년간 유럽의 경기 침체는 한때 견고했던 사람들의 삶의 근간을 뒤흔들며 자살율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침체의 취약 국가인, 그리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내의 소규모 자영업자와 중소 기업인은 일부 유럽 신문이 보도하기 시작한 "경제 위기에 의한 자살"로 자신들의 삶을 마감하고 있다. 

타미오초 씨와 스키아본 씨처럼 자살을 한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지난 4월 4일 그리스 의회 밖에서 자신에게 총을 쏜 77세의 퇴직자처럼, 경제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지도자들을 향해 자신의 절망을 극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자살에 관한 확연한 수치와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일부 국가들이 통계에 자살을 포함하는 것을 꾸물거리고 있고, 검시관들 또한 남은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망 원인을 자살로 분류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경기 침체 전면에 서있는 나라들이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과 이 나라들의 자살율 특히 남성의 자살율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 정부 통계를 살펴보면 2007~2009년 사이 남성의 자살률은  24%나 증가했다. 아일랜드는 같은 기간 남성의 자살률이 16% 증가 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한 사람의 숫자가-구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통계치를 기준으로-2005년 123명에서 2010년 187명으로 52% 증가했다.

연구원들은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인한 많은 시민들의 고통 부담 증가로 이 추세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살은 여러 복잡한 이유에 의해 발생하지만 연구자들은 심각한 경제 스트레스와 높은 자살율 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 위기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위험으로 몰고 갑니다. 하지만 더 위험한 것은 사회적 보호망에 대한 급격한 예산 삭감이 있을 때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사회학 교수 데이비스 스터클러의 말이다. 그는 2007년~2009년 경제 위기 당시 특히 큰 영향을 받은 그리스와 아일랜드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자살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란셋 발표의 연구 조사를 이끌던 사람이다.

"긴축 정책은 경제위기를 전염병처럼 만들 수도 있어요." 스터클러씨의 말이다.

1990년대 이탈리아 경제 성장의 중심부였던 베네토 지방의 경우, 경기 침체의 특히 더 큰 타격을 받았다.이 지역에 있는 트레비소, 빈첸차, 파도바 도시를 포함해 지난 3년 동안 30명이 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세계적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인한 산업 주문량 감소, 중국과의 경쟁, 그리고 높은 은행 이자가 그 이유였다.

이런 현상들은 이 지역에 국한하여 심각하게 지속돼 왔지만 최근엔 볼로냐와 카나니아 그리고 로마까지도 전파되었다. 이번 달 로마에선 알루미늄 고정물을 만드는 회사의 사장 마리오 프라사코(59세)씨가 자살했다. 이는 그가 회원으로 있던 로마 지역 소규모 자영업자 협회의 큰 충격을 주었다. 협회의 한 회원은 프라사코 씨가 자신들과 함께 5월 예정돼있던 아랍에미리트 연방 두바이 출장을 갑자기 취소했을 때 놀랐었다고 말했다. 
 
"우린 불행하게도 이제야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로마 지역 소규모 자영업자 협회의 회장 에리노 콜롬비 씨의 말이다. 이 협회는 매주 수요일 로마에서 경제적 위기로 자살한 사람들을 위한 촛불 추모 집회를 연다.

아일랜드의 경우, 이 현상은 치료사들이 말하는 셀틱호랑이우울증과 연관돼있다. 2008년 국가를 파괴시킨 부동산 시장 폭등과 폭락 이후 불면과 식욕 감퇴를 호소하는 중년 남성 환자들이 증가해온 것이다.

이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콜크에 위치한  국립자살연구재단의 연구원들은, 콜크 지역에서 2008년부터 2011년 3월까지의 경제적 난항 시절 자살한 190명의 생존 친척들을 인터뷰했다.

'자살자의 대부분 남성이었으며 평균연령 36세였다. 40% 정도는 직업이 없었고 32%는 배관공, 전기설비업자, 미장이와 같은 건축 관련 노동자였다.' 라고 연구재단 소장 엘라 아레스만 씨가 말했다. 또한 그는 자살자들이 일반적으로 여러 문제들의 고통을 한꺼번에 겪는다며, 그 고통으로는 경제적 어려움, 비고용, 인간관계의 단절과 외로움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전역에서, 남성이 가장 취약한 계층입니다. 특히 가족과 정부의 취약한 지원을 받는 미혼의 남성들 말입니다. ,  사회학자 스터클러씨의 말이다. 그는 이에 덧붙여 "술 남용 또한 자살을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당신이 신뢰할 수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단 하루의 어두웠던 그날을 돌이켜 보면 조지 몰던트(44)씨도 그 자살자 통계의 일원이 될뻔 했었다. 2007년까지 몰던트 씨는 3년 동안 일하며 남쪽 아일랜드 클론멜에서 자신의 가족이 30년 동안 세워온 자동차 사업을 도우며 3개의 판매소를 증축했다. 하지만 2008년 경제 위기가 닥쳤고 현재 그에게 남은 것 자신의 가족이 운영하는 판매소 하나뿐이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22명이 죽었다. 22명의 우주가 저 별빛으로 사라졌다.


 몰던트씨는, 거친 말을 하는 은행원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자신의 집을 가압류 하겠다고 위협했을 때, 자살을 고려했었다고 말했다. 몰던트 씨는 당시 은행원이 "빌어먹을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돈을 내놔. 만약 그것이 당신 가족이 사는 집을 가져가는 것이라면 우린 그렇게 할꺼야"라고 말했던 사실을 회상했다.

그날 밤, 그는 자기 아들이 자는 방을 거닐며 이미 자살한 사람의 운명에서 서성거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영구차 뒤에서 행진하는 모습 또한 상상했다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공포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까요?" 그가 물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든 것을 잃기 바로 전 낭떠러지에 서 있을까요? 아일랜드의 모든 사람들은 우리 자신의 구조를 위해 반드시 행동해야 합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이야기하지 않고, 공유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비현실적인 자존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죠, 제 생각은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은행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몰던트 씨는 상담 서비스를 개설했다. 은행 빚을 재협상하는 사람들에게 통찰과 조언을 주는 상담 서비스 말이다.

이러한 상황은 때때로 반전되어, 이탈리아처럼 정부가 기업가에게 진 빚을 갚지 못해 허덕이는 경우도 생긴다. 공공지출 감소를 목표로 하는 국회로 인해, 주 및 지역 정부가 채권자에게 수십 억달러의 빚을 갚지 못했고 이는 많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조여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경제위기의 광기를 보여주는 겁니다. 공공 기관이 빚을 갚지 못해 사람들이 자살을 하고있다니요!." 파도바 상공 회의소 대변인 마시모 나딘의 말이다.

"대개, 평균적으로, 정부 기관은 자신의 채권을 180일 안에 갚곤 했죠. 하지만 일부 유럽 내 최악의 기록을 살펴보면 공공 의료 부분의 경우 돈을 갚는 기간이 2~3년으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 진보당 마르코 벨트란디 의원의 말이다. 그는 현재 정부가 갚지 못한 채권 금액이 1180억 달러에서 13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늦은 지급은 항상 관례였어요." 벨트란디 의원의 말이다. "하지만 이제 걷잡을 수 없어요. 그것이 이 문제가 폭발한 이유겠죠."

개인 채권자들 또한 돈을 쓰길 망설이고 있다. "문제는 시스템입니다. 공공이든 개인이든 더는 돈을 쓰지 않아요. 모든 돈의 흐름이 멈췄습니다."펠카 건설 노동자 조합 베네토 지점 사무총장 살바도르 페데리코 씨의 말이다.

로마 카톨릭 교회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베네토에서의 자살의 증가는 사회적 불안의 징표로도 보인다.

"이곳에서 일은 점차 종교처럼 되어가고 있어요. 가족이라는 체계를 약화시켰구요. 만약 당신이, 일, 일, 일만 할 경우, 일이 사라졌을 때 기댈 곳이 없어지는 겁니다." 최근 트레비소 지역에 설립돼 자금적 어려움을 겪는 사업가들을 지원하는 카톨록 자선 단체를 이끄는 다비데 스키아본 신부의 말이다. (다비데 스키아본 신부는 조반니 스키아본과는 관련이 없다.)

사회과학자들은 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은 국가들은 실업자들에게 돈을 쥐어주기 보단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노동 시장의 투자함으로서 경제 위기에 따른 자살률의 증가를 막았다고 한다.

몇몇 곳에서는, 지역 사회 단체나 자원 단체들이 자살의 인지와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보조하기 위한 작업들을 시도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경우, 클론 메일에 있는 성 베드로와 바울 교구에서 교회의 주체로 "경기 불황 시기에서의 자살"에 관한 세미나를 3일 동안 열었다.

자살방지를 위한 직통 상담 전화 번호가 더블린으로 가는 주유소에 붙여져 있고 영향력 있는 많은 이들이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아일랜드의 대통령, 럭비스타, 그리고 U2의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턴 같은 이들도 있다. 아담 클레이턴의 경우 4월 26일 열린 "내 신발로 걷기" 행사로 청소년을 위한 무료 정신 상담서비스 기부금을 모았다.

이탈리아에서는 과거의 거의 볼수 없었던 사주 연합과 노동 조합간의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이 문제에 더 큰 관 관심이 필요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는 사회적 불안입니다, 우리는 터널 안에 갇혀 있고, 어느 끝에서도 빛을 볼 수 없습니다." 경제 위기에 처한 희생자를 위한 재단을 설립한 노동조합의 페데레코 씨의 말이다. 다비데 스카아본 씨와 안토니오 타미오초 씨의 딸들 또한 이 재단의 구성원이다.

"사람들은 빚이 있다고해서 자살하지 않습니다." 페데리코 씨의 말이다. "이는 절망으로 이끄는 조합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그는 "하지만 이러한 모든 상황을 연결짓는 궁극적인 원인은 무관심입니다. 또한 그들이 수십년동안 해왔던 일에 대한 존중의 결여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자살자들은 어느 순간 무조건 이런 감정들을 겪습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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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감수:  박태인 (@TellYou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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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기사 작성 기자: 
ELISABETTA POVOLEDO and DOREEN CARVAJAL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nyti.ms/HFKyC0
출처: NYTIMES.COM
번역: 트위터 외신 번역프로젝트팀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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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hjh 2012.06.08 09:26

    내용을 조금 가져갑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울트라 2012.12.19 20:08

    IMF때 한국은 50조 빌렸으며, 김대중은 국내 기업들 다 팔았습니다. 300조가 모였으며, 150조가 행방불명 됐으며, 그 돈이 스위스 은행으로 해서, 북한으로 갔다고 합니다. 핵무기 계발

*편집자 주: 지난주 이탈리아 정부는 480억 유로에 달하는 긴축재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스를 비롯 남부 유럽을 강타한  유로존의 위기가 이탈리아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회에 신속한 조치였다. 베를루스코니는 이번 긴축재정안 통과 성명을 발표하며 국민에게 '세금을 인하해주고 싶지만, 나라 사정이 어려워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라는 양해 아닌 양해를 구했다. 자신이 망쳐놓은 경제의 대가를 국민에게 치르게 하면서 이런 염치없는 사과를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세계에 몇이나 있을까?

물론 지나친 비관론은 금물이다. EU 국가 중 3번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경제 구조는 생각보다 매우 탄탄하다. 부동산 거품이 나라를 뒤흔든 적도 없고 부실자산을 소유한 은행이 많은 것도 아니다. 실업률도 9%대를 유지하고 있고 탄탄한 중소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 또한 매년 수십억 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분명 이탈리아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다. 방향성을 상실한 지도자 베를루스코니 또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듯하다. 독일 정론지 슈피겔에서 이탈리아의 경제와 베를루스코니가 맞이할 미래를 분석한 훌륭한 기사를 썼다. 그리고 트위터 외신번역프로젝트팀이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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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채 위기, 이탈리아를 덮치다. By SPIEGEL 7월 12일 자 기사
막다른 골목에 몰린 베를루스코니


                    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 시장의 위기에서 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탈리아는 지금껏 여러 위기에 시달려 왔다. 정부는 정책 방향을 상실했고, 경기는 침체하였으며,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온갖 추문에 휩싸였다. 이제 이탈리아는 여기에 더해 유로 위기에까지 휩쓸릴지 모른다. 재무장관 한 사람의 판단에 이탈리아의 운명이 달린 상황이다. 한편 이번 위기로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생명은 파산에 직면했다.

이탈리아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과연 이들은 결단력 있는 정치적 판단을 통해 국제투기꾼들의 공격을 피해 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리스와 같은 운명에 처할까?

이탈리아는 지난번 ‘검은 금요일’과 ‘검은 월요일’을 경험한 데 이어, 첫 ‘검은 화요일’까지 맞이한 듯 보였다. 이날 아침의 이탈리아 경기지표는 재앙에 가까웠다. 화요일 주식 시장은 개장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5% 하락했으며, 이는 금요일 3.5%, 월요일 4%에 이어 계속된 폭락이었다. 또한 (EU 내 선도 국가인) 독일과의 국채 이자율격차 또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이탈리아 10년 국채 이자율은 독일보다 2%밖에 높지 않았다. 하지만 그 격차는 월요일에 3%, 화요일에는 3.5%로 벌어졌다.

이번 혼란은 지난 화요일 이뤄진 70억 유로 규모의 1년 만기 국채 경매와도 연관되어 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던지, 시장 수요가 공급에 비해 부족했다면 이탈리아 금융 시장은 공황에 처했을 것이다. 다행히 매도가 완료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턱없이 높은 이자율을 기록했다. 이번 매도된 국채의 만기 회수 이자율은 3.67%이며, 이는 지난 6월의 2.15%보다도 높은 수치다.

어쨌거나 이탈리아 주식시장은 이로 인해 한숨 돌릴 수 있었으며, 몇 시간 동안이나마 호전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어지는 몇 주간 주가지표는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경제, 은행, 정부, 시민이 갑작스레 재무건전성 평가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 나쁘진 않다’

지난 화요일, 경제학자들은 방송에 출연해 계속해서 “이탈리아는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다르다” 혹은 “이탈리아의 경제 기초는 그리 나쁘지 않다”며 같은 주문을 외워댔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부동산 거품이 국가경제를 뒤흔든 적도 없었고, 은행들이 부실자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국가 부채 규모 또한 프랑스보다 훨씬 적다. EU국가 중 3위 경제 규모인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9%로 스페인의 20%보다 훨씬 낮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는 견고한 산업 구조를 가졌다. 이탈리아 중소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수십억 유로에 이를 정도다.

그럼에도 좌익 성향의 언론인들, 혹은 우익진영과 경제지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단지 ‘투기꾼’들에게만 돌리는 일에는 놀라우리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철저한 좌익 성향의 신문 ‘일 마니페스토Il Manifesto’는 건조하리만치 균형적인 어투로 “이탈리아는 두 가지 약점, 즉 정치적인 약점과 구조적인 약점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논평했다. 우익 성향 신문인 ‘코리에레델라세라Corrieredella Sera’는 강한 어투로 “지나치도록 민감하게 국제투기꾼들에게 반응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번 사태에 신중히 대처한다면 두려워할 게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지금껏 그렇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고 논평했다.

베를루스코니가 직면한 공포

사태에 신중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물론 베를루스코니를 향한 것이다. 현재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여러 추문과 법정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일례로 지난 토요일, 베를루스코니 소유의 한 회사는 약 5억 6천만 유로를 경쟁사에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현 이탈리아가 직면한 작금의 정치적 현안에 대해 판단 내려야 했던 순간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렇지도 저렇지도 않은 어중간한 태도를 보였다. 47조 유로에 달하는 긴축재정안 논의에서, 베를루스코니는 재무장관 줄리오 트레몬티를 가리켜 ‘팀 플레이어'가 아니라며 공격했다. 그리고서 해당안을 ‘트레몬티 안’이라 부르며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이 같은 거짓말 뒤에는 앞으로 있을 추가적인 재정삭감안이 대중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리란 두려움이 깔려있다. 동시에 트레몬티가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신뢰받는 인물이며, 정부의 실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물이라는 점 역시 베를루스코니는 알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 파올로 구에리에리는 “매우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한 국가의 신용이 한 사람에게 달려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때문에 지난 금요일부터 이어진 투기자본의 공격은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이번 주 이탈리아 국회는 긴축재정안에 대해 토의를 시작했다. 현 집권당은 이 긴축안의 규모를 상당 부분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 트레몬티, 그리고 그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료 마르코 밀라니지가 부패 혐의로 조사받게 되면서 집권당의 계획은 탄력을 받았다. 말라니지는 트레몬티에게 월 임대료 8천 유로 상당의 아파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정치 권력이 표류하면서, 이탈리아의 경제는 기초 성장 면에서도 큰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이탈리아는 이미 여러 해 경제적 침체기를 겪어왔다.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래 이탈리아는 겨우 1%정도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때문에 국내총생산 의 120%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어떻게 갚아 나갈 수 있을지 역시 의문이 제기된다.

긴축재정안 통과에 우호적인 야당

지난 화요일, 야당을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단호한 결심을 굳힌 듯해 보였다. 좌익 진영출신의 대통령 조르지오 나폴리타노는 야당에게 ‘범국가적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야당은 이에 화답했다. 세 야당 모두는 다음 주중으로 이뤄질 긴축재정안 통과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현 긴축재정안에 찬성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법안 통과가 개정 논의에 막혀 늦춰지게 하지는 않겠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내년 예산안까지 이번 주 일요일 통과될 가능성도 생겼다.

이탈리아 주식시장이 지난 화요일 안정을 되찾은 데는 이 같은 상황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 이탈리아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또한 다시 하락해 독일보다 단 3% 높은 수준에 안착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번 위기 이후 베를루스코니가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탈리아 제1 야당인 민주당 총재 마시모 디알레마는, 이번 긴축재정안 통과 후 베를루스코니는 “당장 물러나야”하며 건전한 금융시장 형성을 위해 새 정부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의 생각도 같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4일간, 그러니까 지난 화요일 오후까지 그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였다. 베를루스코니는 현 집권 연립내각이 ‘단결되었고 결의에 차’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야당연합의 협력 움직임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임에 대한 언급은 끝내 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미래는 국회보다도 이탈리아 금융 시장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불신 조짐은 곧 베를루스코니 정치인생의 끝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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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및 번역 감수: 박태인 (TellYouMore), 조효석 (@prom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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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기사 작성 기자: By Michael Braun in Rome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bit.ly/nPnyah
출처: SPIE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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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해삼의정열 2011.07.20 17:46

    머독도 그렇고, 이분도 그렇고 언론재벌의 수난시대네요ㅎㅎ

    • addr | edit/del 서규화 2011.07.22 09:21

      해삼의 정렬님!
      항상 많은 관심 보여주시고, 댓글까지 매번 달아주시는 모습보면 이일 하는 뿌듯함이 느껴져요!

  2. addr | edit/del | reply 하루의 하루 2018.11.06 09:04 신고

    '이탈리아에 대한 생각' 글 잘봤습니다.

    저도 '유럽연합과 이탈리아'에 대해서 써봤습니다.

    http://harutravel.com/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