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안보포럼 마지막 날 기자회견을 갖는 리영호 북한 외무상 (Credit: 하노이 AP기자:@haudtt)



아태 지역 최대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지난 26일 폐막했다. 회담의 핵심은 의장성명에 북핵 규탄 문구와 중국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거부한 12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판결 내용의 삽입 여부였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들어갔고 후자는 빠졌다. 한국은 진땀을 뺐고 중국은 아세안에서의 영향력을 확인했다. 회담 전 성주에 사드배치가 결정됐고 북한의 우방국인 라오스가 회담 의장국이라 부담이 컸던 한국 외교엔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다. 


이번 회의에선 이 문제만큼 주목을 끈 게 있다. 바로 아세안 내 갈등이다.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아세안은 갈라섰다.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편을 들었다. 이웃 국가인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번 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에서 '헤이그 남중국해 판결' 내용이 빠진 것도 캄보디아가 반대해서다. 아세안은 모든 국가가 동의하지 않으면 공동성명을 채택할 수 없다. 이에 반발한 필리핀 시민들 "캄보디아는 아세안에서 탈퇴하라"는 '캄보디아 엑싯(exit)' 운동을 펼쳤다. 



이번 갈등을 두고 이견을 표명한 아세안 전문가 2명을 인터뷰했다. 싱가포르 아세안연구소 탕 시우 문 소장과 캄보디아 전략연구소 치엉 반나릿 소장이다.


문 소장은 싱가포르 영자지 '투데이'에 캄보디아를 비판하며 "아세안이 살려면 만장일치 의사결정 시스템을 다수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반나릿 소장은 아세안의 요체는 '합의' 정신'이라며 "캄보디아에 특정 입장을 강요하면 아세안은 깨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남중국해란 첨예한 갈등과 북핵이란 커져가는 위협 속에서 아세안은 '만장일치 의사결정'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을까. 2017년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의장국은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이번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의 원고이자 승소국이다. 아직 아세안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단 뜻이다.



"캄보디아는 아세안의 이익을 철저히 외면했다" 

 

탕 시우 문(Tang Siew Mun)-싱가포르 아세안연구소 소장 인터뷰






Q: 현재 아세안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만장일치 시스템이 아세안을 파괴한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그런가?


탕 시우 문(이하 문): 현재 구조는 항상 모든 회원국 국가의 동의를 받는 만장일치 시스템에 상당한 강조점을 두고 있다. 이 구조는 '기브 앤 테이크' 문화가 가능할 땐 좋을 수 있으나 서로간의 의견이 갈리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견은 정상적이며 피할 수 없다. 문제는 한 국가가 트로이의 목마처럼 아세안의 결정을 방해할 수 있단 점이다.

 

 

Q:하지만 아세안의 핵심은 센트럴리티, 즉 통합성의 정신 아닌가? 이런 것에 장점이 많다는 주장도 있다.


문:통합성은 오래된 원칙은 아니다. 새롭지만 중요한 아세안의 원칙이다. 아세안 국가와 외부 강국에게 모두 중요한 가치다. 이런 통합성은 모든 국가가 지역 문제에 책임감을 갖도록 해주는 면이 있다.

 


Q:현재 '만장일치 시스템'이 문제라면 다른 대안은 있는가?


문:한 가지 대안은 초다수결의제(super majority)를 도입하는 것이다. 10개 중 8개 국가가 찬성하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잔 것이다. 이를 통해 아세안의 포용성을 보장하고 트로이 목마로부터 아세안을 보호할 수 있다.


 

Q:아세안 공동선언문과 ARF 의장성명에 '헤이그 남중국해 판결' 내용을 빼도록 한 캄보디아의 행동이 아세안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생각하는가?


문:남중국해 문제를 외면한 캄보디아의 행동은 아세안 국가의 이익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물론 중재 재판소 판결이 필리핀과 중국 당사자간 문제란 캄보디아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는 남중국해가 지역 안정과 안보에 미치는 더 중요한 영향을 고려치 않은 결정이었다.


[끝]





"캄보디아에 특정 입장을 강요하면 아세안은 깨질 수밖에 없다" 

 치엉 반나릿(Vannarith Chheng)캄보디아 전략 연구소 소장 




 
Q:캄보디아 영자지 크메르 타임즈에서 "아세안과 외부 국가가 남중국해 당사자가 아닌 캄보디아에게 미국과 힘을 합쳐 중국에 대응하라고 강요하면 아세안은 해체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남중국해 문제로 아세안이 갈라설 위험이 있단 뜻인가? 

치엉 반나릿(이하 반나릿): 아세안은 자체적으로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한계가 있다. 아세안은 국가 사이의 영토 및 주권 문제를 해결할 권한이 없다. 캄보디아 정부는 영토 분쟁을 겪는 당사국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는 아세안이 해결하기엔 너무 복잡하다. 이 분쟁은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략적 전쟁터가 되버렸다 


Q: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캄보디아는 '헤이그 남중국해 판결'을 공동선언문에 넣는 것에 반대했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반나릿: 국제 재판소에서 내린 결정에 아세안이 특정한 입장을 표명하는 건 전례와 맞지 않다. 아세안은 캄보디아-타일랜드 국경 분쟁에서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아세안은 태국과 캄보디아의 분쟁 끝에 프레이 비헤아르 사원의 소유권이 캄보디아에 있음을 선언한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을 지지하는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Q: 캄보디아의 총리는 "캄보디아는 이번에도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불합리한 비난을 받는 희생자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동의하는가?

반나릿: 총리의 말에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메시지도 아니었고 다른 아세안 국가를 설득하지도 못했다고 생각한다.


Q: 아세안 국가와 중국이 남중국해 갈등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캄보디아의 역할은? 

반나릿: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문제에 참견할 생각이 없다. 캄보디아는 아세안을 외교 정책의 초석으로, 중국을 가장 중요한 경제, 그리고 전략적 파트너라 생각한다. 


Q: 일부 비판론자들은 캄보디아가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이번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편을 들었다고 주장하는데... 

반나릿: 캄보디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발전과 빈곤 축소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가진 경제적 영향력은 분명 중요하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이며 개발 지원국이다. 캄보디아가 중국의 핵심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만한 것 아닌가?


Q: 아세안의 만장일치 의사결정 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부 비판론자들은 이런 구조 때문에 특정 문제에 있어 아세안이 의미있는 공동선언문을 내기 어려워졌다고 말하는데. 

반나릿: 아세안은 두 가지 원칙을 갖고 49년을 이어져왔다. 무간섭과 합의에 근거한 결정. 이 두 가지 원칙을 무시한다면 아세안은 해체의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 남아시나 국가들의 주권과 민족주의는 여전히 강력하고 유효하다. 이 지역 (무간섭과 합의가 유지돼온) 국제 정치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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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물탄 2016.08.02 23:09 신고

    현재를 위해 미래를 내어주다.

    중국의 자본이 아프리카는 물론이거니와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의 길바닥을 도배하고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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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니즈에 대한 우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미래의 경제종속 따위의 걱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목소리는 듣기엔 너무나도 작습니다.

    중국이 지금 퍼붓는 어마어마한 투자는 미래에 어떤 식으로 회수할런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미국같지는 않다는 겁니다.
    미국이 세계의 패자를 확인하며 약자의 귀싸대기를 때리며 주머니를 터는 수준이라면, 차이나는... 아아 차이나는 그 차이를 극명하게 달리하며 세계에 패자란 이런 것이다!라고 선언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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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ddr | edit/del | reply 먹튀 검증 2018.08.04 12:37 신고

    잘보고갑니다~


중국 군사 전문가는 한국의 사드 배치를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온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 Wu Riqiang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지에 기고한 칼럼을 전문 번역했다.


Wu Riqiang교수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 능력(capacity)이 "중국의 핵 능력을 저하시킬 것"이라 주장했다. 현 계획대로 사드가 성주에 배치된다면 "중미 갈등 발생 시, 중국은 한국 내 사드를 최우선 타격지점으로 상정할 것"이라 경고했다. "한중 관계 악화와 중국의 핵무기 보유 확대"가 초래될 것이란 주장도 덧붙였다.


그는 타협책을 제시했다. 사드 레이더를 그린파인레이더로 대체해 사드 요격 체계와 운용하란 것이다. 하지만 한국 군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주장"이며 "사드는 기동형인 반면 그린 파인 레이더는 고정형"이라 말했다. 무기체계별 운용 개념과 맞지 않는 주장이란 것이다.



한국 사드가 중국 ‘핵 능력’에 미치는 영향 

By Wu Riqiang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전 중국항공과학공사 미사일 개발자




요약



한국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중국의 전략적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어 중국 핵능력의 심대한 위협을 끼친다. 이 문제를 해결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강력한 사드 레이더를 그린 파인 레이더(탐지범위 500km)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악화될 것이며 중국은 핵 무기 보유를 확대할 것이다.


수년 간의 주저 끝에 한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인 사드를 성주에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한미 정부는 이번 배치가 오로지 북한만을 겨냥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은 수차례 사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드 레이더 능력이 한국을 보호하는 수준을 훨씬 더 넘어서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사드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없기에 중국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을 겨냥한 사드 레이더의 탐지범위



객관적으로 사드는 한국에게 북한의 위협을 넘어선 보호능력을 제공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드는 서울을 포함한 한국 북쪽 지역을 보호할 수 없다.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1999년 문서를 살펴보면 “4개의 상층 방어체계(사드와 유사한)와 7개의 저층 방어 체계(페트리엇3와 유사한)를 갖추면 초단거리 북한 미사일의 타격 지역을 제외하곤 서울과 그 주변 지역을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사드 레이더(TPY-2)의 탐지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탐지 범위와 그 방향이다.


탄도탄 미사일을 겨냥한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는 870km에서 1500km에 달한다. 미국 학자 조지 루이스와 시어도오 포스톨은 870km라 말했고 2012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는 1,500km를 탐지 범위라 주장했다.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한다. 즉 TPY-2레이더의 탐지 범위를 1,500km로 가정하고 TYP-2레이더가 2개 중첩된 GBX모드인 경우 사드는 최대 3000km 범위 내에서 상승 단계에 올라선 중국의 탄도탄을 탐지해낼 수 있다. 


또한 사드 레이더가 상대적으로 작고 이동이 가능해 이 레이더를 중국을 겨냥해 돌려놓는 건 어렵지 않다. TPY-2레이더의 1500km 탐지 범위만으로도 사드는 미국을 겨냥한 대부분의 중국 대륙간 탄도탄을 탐지할 수 있다. 


사드 레이더는 중국 해안에서 미국을 겨냥해 발사하는 잠수함발사탄도유도탄(SLMB)도 탐지할 수 있다. 중국 서해쪽에서 발사되는 것을 제외하고 미국 서부와 중부를 겨냥한 중국의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도 모두 탐지할 수 있다.


일부 경우에 TPY-2 레이더는 미사일 탄두가 발사되기 전 단계나 상대방을 속이기 위한 미끼 미사일인 디코이까지도 구별할 수 있다. 사드 레이더는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전략적 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모두 잡아낼 수 있다. 


사드 레이더는 또 평시에 중국이 걸프만에서 시험하는 SLBM 시험도 감시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사드 레이더가 북한을 겨냥한다고 해도 그 탐지 범위는 아주 조금만 줄어든단 것이다. 


사드의 탐지 범위 내에 포함되는 두 가지 경우를 더 말하자면 남중국해에서 발사되는 SLBM와 그 시험 평가 미사일도 포함된다. 또한 사드 레이더는 중국을 겨냥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발사되는 미사일도 확인할 수 있다. 




사드가 중국 핵 능력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사드 레이더는 미국 탄도탄 미사일 방어체계(BMD)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첫째로 실제 미사일과 유인체를 탐지하는 능력은 미사일 방어 체계의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인 식별 능력을 향상 시킨다. 둘째로 중국 미사일 탐지 시스템은 미국의 전체적인 BMD 시스템의 미리 경고 정보를 제공하여 더 이른 시간에 미사일 요격을 가능케 하는 ‘쏘는 걸 본 후에 바로 쏜다’는 미국의 Shoot-look-shoot 독트린을 가능케한다.


셋째로 상승 단계에 있는 탄도탄은 탄두와 유사한 속도를 가지고 있기에 미국 BMD 시스템의 대비 능력을 향상시킨다. 넷째로 중국의 SLBM 시험 발사를 감시할 수 있어 미국 BMD의 식별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즉 사드는 중국의 핵 능력에 심각하지만 제한된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핵능력이 사드로 무의미해지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저하될 것이다.


중국의 미국 공격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보다 더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는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핵 능력 확장을 억제해왔다.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중국의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은 많지 않다. 또한 중국의 핵 탄두는 미사일과 분리돼 특별한 지역에 저장돼 있다. 미국과 무기 감축 협약을 맺은 후 현재 중국이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무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약간의 하지만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도입만으로 중국의 핵 능력은 상당한 타격을 받는단 뜻이기도 하다.




해결책과 결과 



가장 최선의 해결책은 강력한 TPY-2레이더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KAMD)로 편입되어 있는 그린 파인 레이더로 교체하는 것이다. 사드 요격 체계와 그린 파인 레이더(탐지 범위 500km)를 결합시킨다면 이는 한국을 보호하며 중국에 위협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이 해결책이 가능하지 않다면 두 가지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첫째로는 한·중 관계의 심각한 악화. 사드 배치 지역은 한국과 관계없는 중미 갈등이 발생할 때 최우선 타격지역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중국은 미국 BMD에 저하된 전략적 능력의 회복을 위해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에겐 경고 신호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설계할 때 중국의 안보 우려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계속해 확장해 나갈 것이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건 예산의 문제뿐이다. 중국은 현재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우려하는 것이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있어 미국의 이런비타협적 태도는 중국의 우려를 경감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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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취재를 하며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네곳과 접촉했다. 랜드코퍼레이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브루킹스 연구소, 미국 외교협회. 각 연구소 전문가들의 답변은 일관성이 있었다. '이익의 관점'에서 외교를 바라본다는 점.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중국은 사드 때문에 북핵을 방치할리 없다. 자국 이익에 북핵이 초래하는 지역 불안정성은 마이너스적 요인이다. 북한 역시 사드 때문에 핵을 포기할리 없다. 김정은의 기반 없는 세습 통치를 정당화하는 건 핵탄두 뿐이다. 한국은 그런 핵탄두를 막기위해 사드가 필요하다는 게 인터뷰의 요지다.



이번 후기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칼 베이커 태평양 포럼 소장과, 빅터 차 한국 석좌다. 일독을 권한다.

 


칼 베이커 "중국은 사드를 미국의 '봉쇄 전략' 일환으로 바라본다"





칼 베이커(65) 전략국제문33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 인터뷰




Q:한국 내 사드 배치가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칼 베이커(이하 베이커): 분명 중국은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보다 넓은 관점, 즉 미국이 중국을 가두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대응해왔다. 난 사드 배치가 한국과 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명확치 않은 것은 사드 배치 결정이 장기적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이다.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면 현재까지 중국의 과격한 대응은 없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반응은 현재까지 주로 레토릭, 즉 말에만 집중돼있다. 



Q: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일부 비판론자들은 사드 배치 때문에 북핵 저지에 있어 한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베이커: 난 사드 배치가 북핵을 저지하려는 중국의 의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한국이 생각하는 만큼 북한에 영향력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팩트는 중국에서 전략적 물품의 북한 유입을 통제하는 추가적 조치를 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한국의 결정보다 자국의 안보적 관점에서 북한에 대응할 것이란 점이 명확해 보인다. 내 생각엔 사드에 반발하는 중국 당국의 레토릭에도 중국은 한국이 사드를 한국 안보 관점에서 배치한 것이라 인지하고 있고 그를 위해 사드의 일정 기능을 제한하는 것엔 환영의 뜻을 보일 거라 본다. 사드를 탄도탄 요격용으로 전환해 레이더 탐지범위를 줄이는 것들 말이다.



Q: 최근 아셈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회원 국가들이 북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왜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사드 배치엔 그렇게 반발하면서 이 부분에 동의했을까. 그리고  이 두 국가의 입장이 추후 열릴 ARF에서도 그대로 이어질까? 



베이커: 내 생각에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지역 안보를 불안정케 만든다는 점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안보적 계산이 미국, 한국 것과는 다르겠지만 이들 역시 북한 지도층에 의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Q: 일부 사람들은 이번 ARF에서 남중국해 이슈가 회의를 지배해 북핵 이슈는 별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미국에서 남중국해와 북핵 이슈 중 무엇이 더 급하고 중요한가? 


베이커: 내 생각에 미국은 북한 문제를 보다 더 긴급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에게 승리를 안겨준 남중국해 국제 재판 이후, 중국이 남중국해에 있어 평화롭고 온순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7.12 남중국해 중재재판 판결 이후 미국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이유도 없다. 즉, 아셈 성명에 반영된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이 보여주듯이, 합의된 입장은 북한은 아시안 지역의 문제고 지역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Q:중국은 주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남중국해에 있어 군사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왜 중국은 주변 이웃 국가와 멀어질 수 있음에도 이런 입장을 계속 보이는 걸까? 


베이커:내 생각엔 중국은 국내적 이유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소유권을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결심’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남중국해의 군사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군사적 행동은 대체적으로 상징적이고 미국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신중하게 행해지는 것 같다. 



Q: 북한의 우방국인 라오스가 AFR의 의장국이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북핵 도발을 비판하는 의미있는 성명을 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생각은? 


베이커: 난 그런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난 ARF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성명을 만들기 위한 상당한 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아세안과 협의에 참여한 국가들의 이익에 맞기 때문이다. 북한의 행동이 지역의 안정을 해친다는 것에 대한 일반적 동의가 있기 때문에 다른 이유에서더라도 모든 참가국이 북한의 행동을 비판(denouncing)하는 것에 공통된 이익을 가지고 있다. 



Q: AFR에서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베이커: 남중국해 이슈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주로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다뤄질 것 같다. 이 문제가 공식 아젠다에 중요하게 다뤄지는게 모두의 이익과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생각인 모든 참가국이 동의하고 또 진전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 주목 받을 분야는 안보협력, 예를 들자면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 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확정된 후,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이 의도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베이커: 내 생각의 북한의 의도는 모든 적들의 반대에도 ‘핵 능력’을 보유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들이 다양한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췄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한국을 겨냥할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부터, 일본과 주일미군을 겨냥하는 중거리 미사일, 미국을 겨냥하는 장거리 미사일까지 말이다. 그리고 북한은 핵무기를 이 미사일에 달아 발사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는 점도 보여줘야 한다. 그에 대해선 3가지를 증명해야 하는데, 첫째는 그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추진체 확보력, 두 번째는 탄도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세 번째는 핵무기 소형화. 이 세가지의 기술력을 완벽하게 만들고 그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Q: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는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보유 국’이 되는데 사드가 별 의미가 없다고들 하는데 


베이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본다. 즉, 난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함을 보여주고 핵무기소형화, 대륙간탄도탄미사일 추진력 기술, 대기권 재진입 기술등의 연마를 위해 계속해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Q: 사드의 한국 배치 후 지역 내 정서는 어떻게 변할까? 


베이커: 난 사드가 지역 내 정세 변화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Q: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 된다면,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까?


베이커: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미국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과 미국을 통치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그의 공격적인 언사와 달리 실제로 정책을 바꿀 그의 능력은 매우 제한될 것이다. 실제 정책을 집행하는 통제권은 정부 관료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칼 베이커 끝]



빅터 차 "한국은 앞으로 중국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빅터 차(55)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인터뷰



Q:한국 내 사드 배치가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빅터 차(이하 차): 중국은 사드 배치에 반발해왔다. 이 사실을 한국과 미국에도 알려왔고. 그들은 현재 상황에 기뻐할리 없다. 그러나 난 중국이 사드 배치 후 한국에 주요한 보복적 행동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즉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중국과의 관계가 부정적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사드 배치는 한국 안보에 있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Q: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일부 비판론자들은 사드 배치 때문에 북핵 저지에 있어 한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차: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드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대핸 제재를 푼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이는 미국과 한국이 사드를 배치한 이유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중국에겐 진퇴양난의 문제다. 북한을 도와주면 미국과 한국의 사드 필요성을 더 높일 것이다. 만약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했다면 미국과 한국의 사드 필요성을 주지 않았을지 모른다. 북한의 제재를 푸는 건 한국과 미국을 돕는 일이다. 



Q: 최근 아셈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회원 국가들이 북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왜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사드 배치엔 그렇게 반발하면서 이 부분에 동의했을까. 그리고  이 두 국가의 입장이 추후 열릴 ARF에서도 그대로 이어질까? 


차: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규탄하는 강한 성명을 선택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결정이라고 본다. 그들은 북한의 행동이 러시아와 중국의 안보 환경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걸 안다. 왜냐하면 북핵으로 미국은 이 지역에 대한 안보 능력을 더 키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Q: 일부 사람들은 이번 ARF에서 남중국해 이슈가 회의를 지배해 북핵 이슈는 별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미국에서 남중국해와 북핵 이슈 중 무엇이 더 급하고 중요한가? 


차:내 생각에 남중국해 문제가 가장 많이 다뤄질 것이다. 하지만 난 북한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남중국해 관련 성명의 목적은 헤이그 국제 재판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선 비핵화를 지지하는 내용을 성명에 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남중국해 이슈가 더 복잡하다. 왜냐면 이 결정은 아시아 내 다른 영토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Q:중국은 주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남중국해에 있어 군사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왜 중국은 주변 이웃 국가와 멀어질 수 있음에도 이런 입장을 계속 보이는 걸까? 


차:이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다. 많은 답이 있을텐데. 중국의 이런 행동을 이끄는 것에 이유로는 국내적 이슈가 있다. 또 다른 부분은 시진핑의 리더십 스타일이다. 또 한 부분은 중국처럼 떠오르는 강대국은 국제 사회 시스템에서 외부 환경에 대한 통제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이런 점에서 보다 확장적인 외교 정책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떠오르는 강대국은 이런 경향이 있다. 



Q: 북한의 우방국인 라오스가 AFR의 의장국이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북핵 도발을 비판하는 의미있는 성명을 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생각은? 


차:난 라오스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성명을 담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Q: AFR에서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차:남중국해와 북한 



Q: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확정된 후,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이 의도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차:북한은 사드를 당연히 반대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해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고. 그들의 행동에 대한 어떤 제한이나 조치가 없어 보인다. 내 생가엔 8월에 한미 군사 훈련이 있을 때 북한의 더 많은 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 싱크탱크의 데이터 베이스에 따르면 군사훈련 전에는 외교적으로 별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한미 군사 훈련 때 많은 도발을 한다. 이번에도 확실히 그럴 것으로 본다. 



Q: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는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보유 국’이 되는데 사드가 별 의미가 없다고들 하는데 


차:5차 핵실험이 있을 것으로 본다. 사드로 북한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것에 동의한다. 북한이 핵을 갖고 싶어하는 건 미국의 행동과 연관돼있지 않다. 북한의 국내 정치와 김정은 리더쉽을 보여줘야 하는 그런 이유와 북핵은 관련이 있다. 



Q: 사드의 한국 배치 후 지역 내 정서는 어떻게 변할까? 


차: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많은 부분에서 이미 모든게 늦어버렸다고 할까. 북한은 수백개의 탄도탄 미사일을 갖고 있고 한반도엔 지역 미사일 방어 체계가 없다. 이미 늦었다. 사드는 이런 점에서 정치적인 문제다. 중국이 이를 정치적으로 만들었다. 미국과 한국에겐 이번 결정은 북한의 대량학살무기에 대한 대응적 측면으로 강요됐다고 보인다. 미국과 한국의 리더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방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책임이다. 



Q: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 된다면,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까?


차:단정하기 어렵다. 무역에 대한 그의 관점은 분명 문제가 될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가장 첫 번재 문제는 곧 다시 협상해야할 미군과 한국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일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에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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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한국고등교육재단 영상 캡쳐 



사드 취재를 하며 많은 사람에게 질문했다. 성심성의껏 답해주는 분께 감사했지만 지면에 모두 싣지 못해 아쉬웠다. 남았지만 중요한 이야기.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취재 속 이야기를 이곳에 기록해둔다. 


오늘은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 김흥규 교수의 인터뷰다. 짧았지만 가장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인터뷰 날짜는 2016년 7월 25일이다. 



Q: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벌어지는 한·미·일 대 북··러 대립 양상에 대한 전반적 평가?


김흥규 교수(이하 김):아직 본격적으로 한··일 대 북··러 구도라 할 순 없다. 여전히 한미일 대 중러 그리고 북한 이렇게 3각 구도 속에서 상대적으로 중국과 북한이 가까워지는 것을 모색하는 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Q:조금 더 자세히 말해주겠나


김:중국의 입장에선 북한의 핵개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연루돼 한미와 대립하는 전면에 나서고 싶어하진 않을 것 같다. 북한과 같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북한을 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북한 카드를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 (북한을 이용하려는) 유혹이 중국에게도 많이 갈 테고, 중국도 사실, 현재 상황에서 상당한 딜레마에 빠져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과 완전히 척을 지는 게 그렇게 달가운 상황도 아니다. 

그래서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지금 큰 좌절을 맞은 그런 시기고, 이건 시진핑 자신에게도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다.



Q:향후 동북아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까? 


김:당분간 중국은 직접적인 대응책을 구사하기 보단 현재 사드가 아직 도입되진 않았기에 그 과정 중에 있어서 계속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함과 관망함을 동시에 하며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할거다. 그렇지만 중국이 이것을 없던 일을 생각하는 건 너무 지나치게 안이한다. 중국은 반드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다. 아직 여지가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말이다 중국 국익의 차원에서 한국과 척을 진다거나, 북한과 곧바로 과거 냉전 시대와 같은 협력 관계로 돌어가는 것은 모두 부담스럽다. 중국의 입장에선 양측과의 관계를 조율하면서 상황 진전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 결정을 못내렸다.




Q: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우리의 전략은? 


김: 중국이 우려하는 핵심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첬재는 현재 한국이 들여오겠다는 사드 때문이라기 보단 사드 무기가 계속 진화해 간다는 점이다. 둘째론 중국은 사드가 미국 미사일-디펜스 체재의 일부라 생각하기 때문에1개 포대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대 이상이 들어올 수 있고, 그렇게된다면 사드 기능의 확대 뿐만 아니라 중국을 향한 레이더 감시 체재를 발동할 수 있다는 우려. 세 번째로는 한·미·일의 중국 억제 체재에 한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한반도 동맹이 아니라 지역 동맹으로서 한미 동맹이 가동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안처럼, 그리고 한미가 합의한 대로, 사드 내 한반도화(사드가 한반도 방어만을 위해 배치되는 것) 이것을 확실히하는 조치를 취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우리도 중국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 그게 접점이라고 생각한다.



Q:한국의 그런 전략에 미국이 반대하진 않을까?


김:미국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사드를 한반도만으로 운용한다는 것에 대해선 사실은 원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차기 한국 정부에 사드는 상당히 도전적 요인이 되는 것이다. 여전히 현재 한미 합의대로만 한다면 사드 포대 1개만 들여와서 미국의 돈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로서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 본다. 만약 지금 약속한대로만 된다면 한국 정부가 선방한 거다. 



Q: 선방했다는게 무슨 뜻?

:우리가 사드 배치를 하며 이 포대는 북한용이라 공언하지 않았나. 국민들에게. 그 약속을 확신시켜주는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 정부로선 대단히 성공이다. 중국에게도 할 이야기가 있다. 사실 미국도 대외적으로 이렇게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미국 정부는 이번 사드를 동아태 지역의 중국 방어망으로 구축하고 싶어 하고 이 비용은 한국이 내겠음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사드 문제는 우리의 외교에 도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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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취재를 했다. 명쾌하게 해결되길 바랐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취재를 할수록 사드의 셈법이 복잡하단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렇다고 객관적이라 장담할 순 없다. 사드 취재를 하며 지면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여기에 풀기로 했다.


첫번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방 싱크탱크인 미국 랜드 연구소의 '베넷 부르스 박사' 인터뷰 전문이다. 그는 한반도 안보 전문가다. 오랜 기간 북한 연구에 매진했다. 한국에 사드 배치 논란이 일던 올해 초부터 관련 칼럼을 써왔다. 앞으로 취재 후 남은 이야기를 성실히 풀겠다. 오늘은 그 시작이다.



Q: 사드는 한국에 꼭 필요한 것인가? 


브루스 베넷(이하 베넷)다양한 이유 때문에 북한은 노동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것이다. 한국이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은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은 잡을 수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접근해오는 노동 미사일엔 역부족이다. 사드 혹은 SM-3/SM-6(해군 이지스함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로 북한의 노동 미사일에 대처할 수 있다. 그래서 사드는 한국에 필요하다. 북한의 핵무기가 미사일에 장착될 수 있단 점을 고려할 때 사드는 필수적이다. 



Q: 한국에 사드 배치가 확정됐다. 누가 가장 큰 이득을 보는가. 한국인가? 미국인가?


베넷:한미 동맹의 전부는 바로 공유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비용은 대부분 미군이 부담하다. 미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한국 남쪽 성주 지역에 배치하기 위한 비용을 모두 미국이 부담한다. 하지만 사드는 한국인들 역시 보호할 것이다. 내 생각에 사드 배치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것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드는 수천 명의 미군을 보호할 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한국인을 보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Q: 한국 경제는 무역 의존적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많은 기업과 대부분의 야당 정치인들은 사드가 중국 무역 보복을 야기할 것이란 걱정이 많다.


베넷: 내가 이해하기론 중국 경제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다. 성장률은 줄어들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것 역시, 북한과 무역량을 줄일 때 중국 동북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 때문이다.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은 한국과 중국에 무역량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만약 중국이 한국에 대한 무역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 경제 역시 잠재적으로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Q: 사드가 배치될 성주 지역 주민들이 사드 전자파에 대한 유해성 우려 때문에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사드 전자파가 자신들의 건강과 농작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은 정당한가? 


베넷: 사람은 새로운 것에 직면하면 대부분 걱정하기 마련이다. 성주 사람들의 우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은 사드 레이더에 관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시험을 했고 이미 사드는 괌과 일본에 배치돼있다. 과학적으로 주민들의 건강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 유의하며 지켜봐야 한다. 



Q: 일부 비판론자들은 사드의 목적이 한국의 영토를 보호하려는 게 아니라 미국이 아시아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을 견제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전략이라 말한다.


베넷: 중국과, 중국에 동조하는 이들은 북동 아시아에 배치되는 모든 미군 병력에 대해 걱정한다.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가 서울을 보호하기 어렵다면, 사드가 중국에 이익에 반하는 유일한 경우는 중국이 탄도 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했을 때 뿐이다. 한국이 설마 중국의 그러한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는 행동을 정말 반대하는 것인가? 일부 다른이들은 사드 레이더로 미국이 중국을 모니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는 600km 정도이다. 내 생각에 그정도 범위론 미국이 중국 활동을 탐지할 수 없다. 게다가 미국은 서해에 주기적으로 이지스함을 배치하며 그 배들이 보유한 레이더는 매우 넓은 탐지 범위를 갖고 있다. 위성을 포함해 중국 활동을 탐지할 수 있는 미국의 다른 레이더에는 불만을 표시하지 않던 중국이 사드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는 것 아이러니하다. 



Q: 당신은 최근 칼럼에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목적은 한국에 있는 미군 부대를 북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의 목적은 한국인이 아닌 미군을 보호하기 위함인가?


베넷: 중요한 것은 사드 배치 비용의 대부분은 미군이 낸다는 것이다. 미국 국민과 국회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사드가 주한 미군을 보호한다는 분명한 이익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비용에 상당한 비용을 내야할 것이다. 그리고 주한 미군은 한국군과 함꼐 배치되어 있다. 즉 사드는 많은 한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사드 배치 지역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 미군이 한국 증원을 오게 될 경로인 부산항을 보호해야할 점도 고려됐다. 북한에 대항해 한국인을 지킬 미군이 들어올 경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말이다. 이렇게 부산을 보호함으로써 사드는 부산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사망할 수 있었던 최소 수 만 명의 한국인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즉 지금처럼 사드 배치는 한국과 미군 정부의 공통된 이익을 보호한다. 



Q: 사드가 한국 남쪽 성주에 배치됐기 때문에 미군이 있는 오산과 평택만을 보호할 뿐 서울을 보호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베넷: 앞에서도 말했듯이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부산, 광주, 대구, 대전과 같은 한국 주요 도시를 방어하게끔 해준다. 또한 오산과 평택의 미군 기지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드 포대론 한국 전역을 보호할 순 없다. 미군이 성주에 사드를 배치함에 따라 한국이 한 개의 사드 포대를 구입해 북쪽에 배치한다면 서울을 방어할 수 있다. 난 한국 정부가 이 결정을 내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하기 위해선 미국이 올해말까지 6개의 사드 포대를 보유한다는 걸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평시에 미군이 자국 밖으로 3분의 1 이상의 병력을 배치하긴 어렵다. 이미 미국은 괌에 1개 사드 포대를 배치했다. 즉 남은 1개 사드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면 미국 병력 여력은 없는 것이다. 미군이 9개의 사드 포대를 보유해서 3개를 해외에 배치하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해외 지역에 사드가 필요한 곳도 많다. 즉 한국은 2번째 사드 포대를 구매하는 결정을 반드시 내려야 한다. 



Q: 역으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지 않았다면 이는 미군과 한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베넷: 미국은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 병력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만약 한국이 미군이 자국의 부대를 보호할 무기 배치를 거부했다면 미군은 한국과의 동맹 관계를 재검토 했을 것이다. 또한 사드가 보호했을 2천~2천 5백만 명의 한국 시민들은 생각하면 한국 정부가 자국 시민들을 보호하는데 관심이 없단 생각이 들어 의아했을 것이다. 



Q: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 후 동북아 정세는 어떻게 변할까?


베넷: 이는 정말 중국에 달려있다. 이건 들은 이야긴데 중국이 초반 한국 내 사드 배치 가능성을 들었을 때  사드의 능력을 잘못 이해했다고 하더라. 그런 오해를 한 상황에서 사드에 대한 중대한 문제 제기를 했던 거고. 그들은 이제 창피함을 인정하지 않고선 이런 입장을 되돌릴 수 없다. 현실은 사드는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국이 보유한 중국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보다 사드는 훨씬 덜 위협적이다. 중국은 그런 크루즈 미사일에 대해선 불만을 표하고 있지 않다. 중국이 사드가 자신의 이익에 위협이 아닌 것을 깨닫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Q: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발이 정당한가? 


베넷: 절대 그렇지 않다. 군사적으로 봤을 때 전혀 상식적으로 많지 않다. 



Q: 당신은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해서 한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대책을 강요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중국의 입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베넷: 중국은 (초)강대국(GREAT POWER)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중국은 강대국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중국은 자국에 안보 문제만 걱정할 뿐 지역의 안보 문제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난 1월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했을 때 중국은 북한을 비난하는 것 외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핵 위협은 계속 증가할 것이며 이것이 한국과 일본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강대국들은 지역 안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하지만 중국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중국 리더들은 이 차이를 알만큼 충분히 똑똑하다. 난 정말로 중국이 책임감 있고 성숙한 강대국이 되길 바란다. 동아시아에 지역 안보 유지에 도움이 되는 그런 강대국 말이다. 



Q: 최근 중국은 북한 제재에 동참할 의지를 보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중국의 행동이 영속적인 외교적 자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가?


베넷: 물론 중국이 정말로 북한 제재에 지속해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아있다. 내가 놀랐던 것은 3월 초 유엔안보리에서 통과한 북한 제재안에도 불구하고 3월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이 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제재를 적용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4월과 5월 통계를 보면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내가 기대했던 것 가까이도 미치지 못하며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만큼도 아니다. 그렇기에 우린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계속해 지켜봐야 한다. 



Q: 이번 사드 배치로 한국이 6자 회담에서 북핵 협상을 할 때 중국과 미국의 협력을 얻기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베넷: 난 6자 회담에 회의적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1992년 그들이 핵무기를 없앨 것이라 동의했을 때도 그들은 자신이 서명한 약속을 어겼다. 미국엔 이런 말이 있다. “나를 한번 속이면, 네가 나쁜놈이고, 두 번 속으면 내가 병신이라고” 정말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Q: 우리 독자 중에 일부는 “오 베넷 교수님은 객관적일 수 없어. 그는 미국인이고, 그가 속한 곳은 미군 싱크탱크니까!”라고 말할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베넷: 우선 내가 속한 기관에 대해 먼저 말하겠다. 랜드는 비당파적이다. 우리는 어떠한 정당이나 조직도 지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조직과 미국 정부에 객관적인 분석을 전달한다. 이는 외국 정부와, 미국인도 마찬가지다. 난 미국인과 한국인들에게 객관적인 분석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 의견이 그렇게 이해됐으면 좋겠다. 



Q: 당신의 트위터를 보니까 “만약 김정은이 통제를 잃는다면 아버지를 따라 중국을 포함한 주변 이웃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더라.


베넷: 1993년 첫 북핵 위기가 일어났을 때 김일성은 군부를 모아놓고 북핵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미군과의 전쟁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전쟁에서 진다면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말했고, 그때 김정일은 이렇게 말했다고 알려진다. “지구를 없애야죠. 북한 없는 지구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2008년 포린 폴리시 가을호). 김정일이 지구를 없앤다고 했을 때 중국을 배제하지 않았다. 난 여러 탈북자를 통해 이것이 신빙성 있는 이야기며, 현재 북핵 전략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끝]



아래는 부르스 박사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보내온 추가 코멘트다.



난 한국 정부가 사드에 관해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약 천여 개의 탄도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은 한국을 향한 것이다. 북한은 정기적으로 한국에게 이 미사일을 사용해 공격할 것이라 위협한다. 이 미사일 중 일부는 핵무기를 나를 가능성도 있다.



책임 있는 정부의 역할 중 하나는 적대적 위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수년 동안 한국은 북한과 협상을 통해, 중국의 도움을 요청하며 이런 목적을 이루려 했다. 한국은 중국이 강대국이 되면, 강대국의 지위를 이용해 북한 핵 무기 개발을 멈춰줄 것이라 희망했었다. 



미국이 그런 강대국의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1970년대 한국의 핵 개발을 막았을 때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용인했고 한국 정부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물리적 방어책을 마련토록 강요했다. 만약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미사일과 핵무기 위협을 없앨 수 있다면 한국인 자신의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사드가 불필요할 거시다. 



하지만 그 전까지 사드 방어 체계는 북한의 매우 치명적인 위협으로부터 한국인을 방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어 무기 체계다. 북한이 10~20개 정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핵 무기가 북한 탄도 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한다면 한국인 수십만 명이 죽을 수 있다. 북한의 위협에 비하면 최근 테러리스트의 위협은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도 한국과 비슷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그래서 중국도 북한의 탄도탄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HQ-9 방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국이 자신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버리지 않는다면 중국은 한국에게 북한의 위협으로 스스로를 방어하지 말라는 요청을 그만두어야만 한다. 사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고마워해야 한다. 사드로 한국에 사는 1백만 명의 중국인(한국 인구의 약 2%)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에 배치될 사드 포대의 미사일만으로는 북한의 탄도탄 위협을 방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한국은 보다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를 확충해야 한다. 거기엔 사드와 한국 해군 KDX-III에 들어가는 SM-6가 포함되어야 한다.



북한의 지속된 탄도탄과 핵실험과 이를 계속 생산하는 행태는 한국이 현재 계획된 미사일 방어 체계를 증가토록 만들 것이다. 만약 중국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면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시험을 저지하도록 더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은 사드나 다른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하는 것이 한국이 다른 국가에 공격적인 모습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무행동(inaction)에 대항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번 사드 배치는 북한과 중국에게,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은 중국과 북한이 좋아하지 않는 한국의 반응을 야기할 것이란 걸 명심케 할 것이다.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이 북한에게 이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 보다 책임있는  강대국이 될 수 있도록 요청하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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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싸드를 서울로!! 2016.09.10 02:46

    사드 수도권 방어가 우선되어야한다!
    서울이 한국의 반이다!! 서울보호가 먼저다!!
    무지에서 깨어나라
    경북이 새누리뽑는다고 서울을 북핵으로부터 등안시하는 새누리당 국방부 각성하라!! 성주가 왠말이냐!! 조속히 서울배치 강행하라!!
    서울 시민들이여 일어나라!! 사드를 서울로!!
    사드 서울 유치만이 살길이다!!!
    첫사드를 서울에 유치하여 서울 시민의 저력을 보여주자!!!
    서울 시민은 안전한 사드 적극 환영한다!!

  2. addr | edit/del | reply 김눈 2016.09.11 12:06

    추가 배치가 되어야 하는데 성주군은 저 한대가지고 돈에 눈이 멀어서 반대시위하는 꼴이 너무 황당하네요
    추가배치는 정말 필요합니다 서울에도 대전대구 부산에도 곳곳이 가능하다면 꼭 이렇게 여러대를 배치함으로써 막아봐야할것같아요
    지금 한국은 너무 위험하며, 계속 이런 국방부의 태도나 상황들이 힘들게 일궈논 한강의 기적을 한순간에 날릴까봐 두려워요

이창래 프린스턴대 교수의 장편 소설 '척하는 삶'(1999)은 한국계 일본인 군의관의 시선으로 전쟁 속에 놓인 조선인 위안부 문제를 다룬다. 책을 펼치며 참상 속에 놓인 군의관의 헐떡거림이나, 일본군에게 참혹히 범해진 위안부 소녀의 절규를 맞이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작가는 미국 작은 시골 마을에서 백인 이웃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가는 일본인 노인 닥터 히타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 히타는 전쟁의 기억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전 일본인 군의관 고로의 두 번째 이름이다.



조선인 위안부 문제를 서구 사회 수면 위로 끌어올린,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영문 소설 '척하는 삶'의 내용 대부분은 평범한 노인 히타의 삶으로 채워져 있다. 



조그마한 의료용품 가게를 운영하며 두루두루 존경받는 현자 같은 노인. 히타는 자신이 전쟁과 위안부의 참상을 목격하지도 않은 양, 서양 소설에 등장하는 하나의 평범한 인물인 '척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랬기에 그를 존경하는 이웃 주민은 왜 히타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한국인 여자아이를 입양했고 왜 번번이 사랑에 실패하는지 알지 못한다. 전쟁의 죄책감이 강박을 낳고 결국 그 강박이 딸과의 불화로 이어지는 필연적 운명에 대해서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이웃들은 모든 이유가 히타 안에 있음에도 자신들이 규정한 히타를 벗어난 모든 것의 원인을 히타 밖에서 찾는다. 전지적 시점의 관점이란 특권을 누린 독자만이, 책 후반부에 드러난 고로로서 히타의 기억을 경험하고 전쟁과 위안부란 비일상적 경험이 한 인간에게 미친 영속적인 영향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을 떠올린 건, 최근 논란이 된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책 '제국의 위안부' 때문이다. 박 교수는 책에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위안부의 이미지, 즉 수요집회에 참여하는 투사로서의 할머니와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소녀의 모습이 전쟁 당시 실제 위안부와는 많이 달랐다고 주장해 한국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박 교수의 주장을 따라가면 당시 조선인 위안부의 평균적 나이는 20세가 넘었고 10세 소녀들은 예외적인 경우였다. 일본군에 납치당한 위안부는 소수에 불과했다. 



위안부 대부분은 조선인 포주와 인신매매단이 납치한 저소득층 여성들이다. 박 교수는 일본군이 위안부의 근본적인 수요를 초래했고 용인했기에 사죄의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부장적 사회를 굳건히 유지하며 여성의 영속적 저계급을 초래한 조선 사회와, 자국 여성을 수익 수단으로 간주한 채 일본에 협력한 조선의 협력자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가한다.



박 교수는 일본군을 악마화 하고 위안부를 주체성 없는 완벽한 수동적 피해자로 묘사하는 것은, 위안부에 동참한 조선의 수많은 매춘업자와 그녀들을 지켜내지 못한 가부장적 사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란 입장을 피력한다. 



또한 이는, 제국주의적 모순, 1965년 한,일 협정에서 식민지 사죄를 요구하지 못한 냉전 체제 속 한국 정부의 한계를 덮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국가주의적 발상이라 말한다. 박 교수는 이것이 위안부를 위안부 그 자체로 이해할 수 없게 만들어 역설적으로 생존했든 혹은 이미 숨을 거둔 위안부 할머니를 억압하고 있단 논지를 펼친다.



박 교수는 또한, 전쟁 당시 조선인 위안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기존 시각관 판이한 견해를 제시하며 또 다른 논란도 촉발한다. 조선인 여성이 일본 제국주의란 "보조적인 강제성"에 희생자라 말하면서도 조선인 위안부는 일본이 침략한 타국 여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를 누렸고 전쟁의 폭격 속에서 일본군과 함께 숨을 거둔 '제국의 위안부'란 것이다.  



박 교수는 "전쟁터에서 강간의 대상이 된 '적의 여자'와 위안부는 군과의 관계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였다"고 말한다.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이 승전을 거뒀던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지역 여성들과 달리 "두 번째 일본인"의 지위를 누렸다고 주장한다



책에선 일본 식민지의 일원으로서 전쟁에 참여했고 일본 군인과 사랑에 빠지거나, 그들을 전쟁의 동지로 생각했거나, 그들에게 정신적 위안을 제공했거나, 일본군 병사를 동정하는 위안부들의 목소리들도 담담히 적어 내려간다

  


이런 주장 역시 한국 사회가 위안부를 기억하는 방식과 완연히 배치된다. 위안부란 단어 앞에 '제국의'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권력자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작년 6월 박 교수는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할머니 아홉 명에게 고소를 당한다. 당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형사 고소, 2억 7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접근 금지와 <제국의 위안부>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8개월 후 법원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원고 측 주장 일부를 받아들여 원고 측에서 수정 신청한 53곳 중 34곳을 삭제하지 않고는 <제국의 위안부> 출간을 금지했다.



접근 금지 요청은 기각됐으며 민사 소송은 16일 1심 재판이 끝났고, 형사 소송은 검찰이 지난달 18일 박 교수를 기소해 1월 중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법원 판결 후 재출간된 <제국의 위안부> 2판엔 34곳에서 문맥과 문맥을 잘라 놓는 여과 없는 숨김표(O)가 등장한다. 



박 교수는 법원의 삭제 명령이 반영된 '제국의 위안부' 2판을 내놓으며 '제국의 위안부'란 표현이 조선인 위안부를 제국주의의 협력자나 친일파로 묘사하려는 뜻이 아니었음을 밝힌다. 



위안부의 근원적 수요를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일본이라는 고유명에 대한 집착은 국가와 남성과 지배층 일반의 책임" 추궁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책임의 물타기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우리 안의 위안부는 그저 가녀린 소녀 아니면 노구를 이끌고 투쟁하는 투사일 뿐"이며 "그건 그녀들 자신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원한 위안부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이런 식민지의 모순을 이해해야만 위안부의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단 것이 그 요지다



이어, 조선인 위안부에 대한 현재의 '부정확한 이해'는 위안부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일본 우익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했던 지한파마저도 돌아서게 했다는 주장을 덧붙인다. 



박 교수의 주장처럼 이런 다층적 이해는 꼬일 대로 꼬여버린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박 교수가 말하듯이 위안부에 대한 총체적 책임이 결국 그 수요를 창출한 일본군 제국주의에 있다면, 그들에게 협력한 조선의 협력자들을 단죄하는 것은 오히려 총체적 책임자인 일본군에게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하진 않을까.

 


'척하는 삶'에서 고로(히타)는 싱가포르 일본 군기지로 끌려온 조선인 위안부 여성의 건강 관리를 맡았다. 고로는 그중 유별나게 아름답고 고귀해 보인 끝애라는 조선인 여성을 사랑했다. 넷째이자 막내 여자 아이로 태어나 부여 받은 '끝애'란 성의 없는 이름. 박 교수가 위안부의 요인으로 지적한 조선의 가부장적 사회 구조가 드러난단 측면에서 소설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고로는 끝애를 구해내지 못한다. 끝애는 자살을 원했다. 고로는 억지로 그녀를 구해내려 했다. 하지만 실패한다. 일본군 장교와 병사는 끝애를 윤간한 후 그녀가 자살하기 전 살해한다. 끝애는 고로를 착한 일본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죽여 달라고 했다. 그런 고로는 끝애와 서양 소설에 등장하는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싶었다.    



결국 고로는 히타로 이름을 바꾸고 미국 시골 마을에 정착한다. 사죄의 의미였을까. 평생을 결혼하지 않은 그였지만 고로는 한국인 소녀를 입양해 열심히 키운다. 불화로 두 부녀는 갈라서지만 소설 말미에서 작가는 두 사람 사이에 화해의 기운을 살짝이나마 드러낸다. 



'제국의 위안부'는 박 교수를 비난하는 이들의 주장과 달리 조선인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표현치 않았다. 그렇다고 위안부의 이미지를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간 소녀로서 한정치도 않는다. 



일본군과 위안부가 "국민동원이라는 국가 시스템 속에서 함께 움직여진 장기말,한 마리의 개미들"이란 화두를 던지지만 "위안부가 군인과의 관계에서 희생자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정한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위안부 속에는 한국과 조선이 기억하길 원치 않았던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것이 '동지적 관계'든 '전우로서의 관계'든 연인으로서의 관계'든 말이다. 



그녀는 위안부 문제에 감정을 가진 한국과 일본 독자에게 1인칭 관점을 넘어 전지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조선인 위안부의 다층적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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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hyn 2015.12.22 20:49

    유태인들을 대하는 나치들 중에도 다양한 삶이 있었겠죠? 그렇다고 나치를 이햐해야한다는 둥의 학설은 하지 않는걸로 압니다만... 다양성을 존중해야만 문제가 풀린다는 식이야 말로 물타기 아닌가요? 그걸 아해하면 문제가 풀린다는 건가요? 어이없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사람사는 거 다양하니 인정하고 다투면 뭐하나? 뭐 이런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일본이 딱 좋아하겠군요

  2. addr | edit/del | reply 2016.02.29 06:58

    솔직히 위안부는 일본군에게 끌려간 분들만 위안부라고 봐야합니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어떤 본질적인 것을 배울 수 있는가. 인간은 역사로부터 일말의 통찰을 얻을 수 있는가.

인간은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 편이다. 무인자동차가 도로를 누비고 하늘에 미사 분자를 입사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시대. 새로 출시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신기술이 무려 14개나 탑재된 그 '새로운 시대'에 인간의 정체(停滯)를 더욱 실감한다. 히틀러를 추동하던 나치가 트럼프에 열광하는 이반젤리컬(evangelical)로 갈음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신기술이 초래할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의 출현은 인간의 본질과 무관하다 생각한다.





로버트 쉴러의 <비이성적 과열>은 시장의 거품과 붕괴를 다룬 책이다. 그는 2000년 미국 닷컴 버블의 붕괴와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측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그의 책을 읽고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 쉴러는 이 책에서 시장의 투기적 광풍을 조성하는 건 합리적 경제학으론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의 '펀더멘털'이라 말한다. 그는 인간이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웠다는 인식 그 자체가 비이성적 과열의 중요한 요소라 지적한다. 



"사람들이 어떤 본질적인 사실을 배웠거나 배우고 있는 중이라 추론해선 안 된다. 대중들이 어떠한 사실을 막 배웠다는 인식은 가격 상승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자극하며 주택가격의 커다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인간이 과거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웠다. 그래서 더 똑똑해졌다. 시장 가격은 현명해진 시장 참여자들 덕에 효율적으로 변했다. 현재의 가격이 과거보다 높은 것은, 인간의 무지함이 초래했던 비효율성 때문이었다. 즉 지금의 가격은 정당하다. 쉴러는 이 논리 구조가 투기적 열풍을 초래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대중이 "가장 기본적인 사실도 배우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쉴러는 인간을 합리적인 주체라 생각지 않는다. 행동경제학 혹은 행태재무학이라 불리는 그의 연구에서 인간의 시장 참여를 촉발하는 것은 '야성적 충동'이라 가정한다.





그런 가정 속에서 쉴러는 인간의 합리성에 반기를 드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때 시장의 낙관을 확신하던 이들이, 하락장에선 그 낙관을 비관으로 대체하는 모습. 거품이 낀 투기적 광풍은 인간의 희망적 사고가 만들어낸 집단적 합의일뿐이란 사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시장에 합리적 분석에 근거한 것이 아닌 주식 시장의 내림세가 유도한 자본의 이동이란 그 단순함. 



쉴러는 1800년대부터 축적된 경제 자료와 다양한 심리학적 연구를 제시하며 인간을 합리적 주체라 가정한 경제학이 인간을 과대평가 했다고 지적한다. 그에게 있어 시장의 거품은 다단계 사기에 불과하며, 인간의 행동은 현상이 닥치기 전엔 예측이 불가하고 "비이성적 과열과 비이성적 비관론으로부터 사회를 온전히 보호하긴 불가능하다"란 견해를 내놓는다. 



1871년-현재까지 미국 주식 시장 가격 변화와 S&P 500 기업 수익률 



1871년-현재까지 쉴러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RATIO)



단, 책 말미에서 짧게나마 과열의 열풍을 제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자신이 2000년 3월 닷컴 버블이 최고점을 찍던 순간 이 책의 초판을 출간했듯 전문가들의 용기 있는 제언이 필요하다는 점. 개인 투자자는 저축을 늘리고 투자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유연화를 통해 시장의 신용경색과 경착륙을 예방하고 정부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사회보장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피터 브뤼겔의 작품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니, The Blind leading the Blind>


'거품 감별사'로 유명한 그지만 사실 그의 연구 초점은 거품의 붕괴 예측이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 거품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예측 불가능한 시기에 언젠간 끝나게 될" 거품의 무리 짓기에 참여하는 인간의 행태였다. 그는 이를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형국"이라 설명한다. 



거품의 촉발 요인은 다양하나 거품이 꺼지는 이유는 단선적이다. 무엇이든 영원할 수 없다는 것. 다단계 사기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은 영원히 투자자를 구할 수 없어서다. 주식이 폭락하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건 영원한 수요란 없기 때문이다. 거품의 필연적인 종말을 알기에 쉴러는 그 구렁텅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인간에 집중했다. 무엇이든 영원할 수 없으나 인간의 무지만은 영원하다는 그 사실에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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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5.12.14 14:42

    비밀댓글입니다

1932년 독일인은 선택을 요구받는다.



"여러분의 조국이 볼셰비키에게 넘어가길 원한다면 공산주의자에게 투표하세요. 여러분이 자유로운 독일인으로 남길 원한다면 나치에게 투표하세요"



나치의 선거 표어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7년 전 독일은 히틀러를 택했다. 공산주의를 반대했다. 강요라 생각지 않았다. 극단적인 것은 급진적인 것으로 대체돼야 한다 생각했다. 정치를 환멸했다. 



사회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하려 했고 나치는 지배하려 했다. 독일인은 지배받길 택했다. 나치는 독일 대중이 지지한 대중운동이었다. 



1932년 독일 선거 당시 모습.



미국 정치학자 알렉산더 해밀턴은 대중을 "거대한 야수"라 일컫는다. 이 거대한 야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멀스멀 길들었다. 전쟁을 일으켰다. 유대인을 학살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유대계 미국인 기자 밀턴 마이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전한 지 10년이 지난 1955년, 전직 나치

남성 당원 10명을 인터뷰한 저작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를 출간한다. 지인의 도움으로 독일 소도시에서 1년간 머무르며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히지 않은 채 재단사, 경찰, 은행원, 교사 등 평범한 직업을 지닌 독일인을 만났다. 마이어는 자신의 동족을 학살한 나치란 악의 근본을 찾으려 했고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나치즘이 단순히 무기력한 수백만 명 위에 군림하는 악마적인 소수 독재가 아니라 오히려 대중운동이란 사실을 난생처음으로 깨달았다. 적극적인 기쁨의 함성과 외침을 곁들여 가면서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들(독일인)은 나치즘을 원했다. 그들은 나치즘을 가졌다. 그들은 나치즘을 좋아했다"



한나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평범성'이 떠오른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아이히만의 공개 재판을 지켜본 건 이로부터 6년 후인 1961년이다. 밀턴 마이어는 당시 나치의 본질에 가장 근접해 있었다. 그의 책은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고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밀턴 마이어는 '악의 평범성'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면서 한계다. 그는 악의 평범성에 집중하기보단 나치즘이 독일 사회로 스며든 과정을 추적하며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문제는 그것이 독일에만 머물렀다는 데 있다. 



마이어는 나치즘의 탄생을 악의 점진성과 익숙함, 그리고 습관화로 설명한다. 그는 만약 히틀러가 1932년부터 유대인을 학살했다면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 말한다. 조금씩 그러나 빠른 속도로 국가주의와 반유대주의를 표출한 히틀러의 사상에 독일 사회가 젖어버려 1943년 전쟁을 수행하던 독일인은 수백만 명의 유대인 학살을 묵인하거나 지지했다. 그가 인용한 동료 독일 언어학자의 이야길 들어보자.



"여기서 벌어진 일이란 국민이 점차 조금씩, 조금씩 습관화되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조치에 의해 통치되는 일에 습관화되고 비밀리에 내려진 결정을 받아들이는 일에 습관화되는 것이었습니다. 1943년 유대인 가스 학살이 1933년 비유대인 상점에 독일인 사업체란 표지를 붙인 직후 일어났다면 모두가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어요. 이 두 가지 사건 속에는 수백 가지에 달하는 단계가 거쳐 갔는데 그중 일부는 차마 인식이 불가능할 정도로 은근했고, 그 각각은 당신이 그 다음번 단계에 깜짝 놀라지 않도록 준비시키는 역할을 담당했죠"





나치는 대중운동이었다. 대중이 자신의 가치체계가 흔들리는 '충격'을 맞는다면 히틀러라도 봉기를 맞기 마련이다. 130명이 살해된 11.13 파리 테러 후 프랑스인의 국기 소비와 군대 지원이 갑작스레 증가한 것처럼, 악이 돌연 다가온다면 대중은 자각하며 연대하고 맞선다. 하지만 마이어는 나치즘의 확장이 이와 달랐다고 말한다. 독일의 대중은 '충격과 과도함'을 기다리며 일상에 퍼져가는 나치의 정신을 용인했으나 막상 과도함의 도래를 자각할 때가 되자 변해 버린 세상에 익숙해져 체념해 버린다는 분석이다.



언어학자는 이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자살과 가치관의 조정, 부끄러움 세 가지 뿐이라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해 많은 독일인은 부끄러움을 택한 "초라한 종류의 영웅"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한다. 왜 '초라한 영웅'이냐고? "부끄러움은 내가 위협을 받으면 언제든지 내던져버릴 수 있는 얕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인간은 이것밖에 안 되는 존재인가. 밀턴 마이어가 인터뷰한 전 나치 당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이 회의는 더욱 깊어진다. 그들이 마이어에게 공통으로 되묻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이 짧고도 강력한 질문에 마이어는 속 시원히 반박하지 못한다. 그는 오히려 미국이 독일과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을 경우 미국인도 독일인과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란 두려움에 휩싸인다(하지만 결론에선 독일의 특수성을 부각하며 모순을 드러낸다)



그런 마이어에게 이 질문에 대한 해답,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일종의 방향을 제시한 것은 전쟁 당시 유대인을 숨겨줬다가 감옥살이를 한 동료 화학공학자와의 '후회'였다. 마이어가 유대인이란 점에서, 아니 그저 인간이란 점에서 그 화학공학자는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국민 총동원령이 내려진 해 히틀러에게 충성맹세를 한 자신을 후회했다. 아래는 마이어와 그 화학 공학자의 일문일답이다.



밀턴 마이어: 당신이 선서를 거부했다면 당신은 나중에 유대인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을 겁니다. 



화학공학자: 맞아요



밀턴 마이어:그래도 후회를 하신다고요?



화학공학자: 선서라는 것은 확실하고도 즉각적인 악이었던 반면 나중에 제가 유대인을 돕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대인을 돕겠단)선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인 반면 악은 이미 뚜렷한 사실이었습니다.



밀턴 마이어: 실제로 돕지 않으셨습니까?



화학공학자: 나치가 학살한 유대인의 숫자를 3백만 명이라 가정하고(마이어는 6백만 명이라 주장) 제가 천 명을 구했다고 해보죠. 제가 말하는 핵심은 제가 만약 충성 선서를 하지 않았다면 3백만 명 전부를 구할 수도 있었을 거란 점입니다.



밀턴 마이어: 당신이 충성 선서를 거부했다면 정권이 전복되기라도 했을 것이란 말인가요?



화학공학자: 제가 만약 1935년에 선서를 거부했더라면 그건 결국 독일 전역에서 저와 같은 사람 수천 수만명이 선서를 거부했단 의미였을 겁니다. 이들의 거부는 결국 수백만 명의 마음을 움직였을 거예요. 그랬다면 정권이 전복되었을지도 모르고 최소한 나치가 애초에 권력을 장악하게 되는 일 자체가 없었을 겁니다.



화학공학자의 답변이 이상적이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화학공학자가 선서를 거부했더라면 감옥에 가 유대인을 살리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의 답변에 마이어의 마음이 요동쳤음이 책에서도 느껴졌다.



당시 독일 대중은 불확실한 선의 도래를 믿으며 즉각적이고 확실한 악을 수용했다. 결국 그 악은 독일을 휘감았고 히틀러는 전쟁을 일으켰다. 물론, 역사의 필연일지도 모른다. 최근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독자들에게 '과거로 돌아가 아기 히틀러를 죽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42%가 '예'라고 답했고 30%가 '아니라'고 답했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엔 히틀러가 전쟁의 근원이 아닐 수도 있단 뉘앙스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란 거대한 수레바퀴 속에서 히틀러의 자리를 대체할 대중적 지도자는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란 뉘앙스 말이다. 



마이어는 진정 수레바퀴를 돌린 것은 쇼펜하우어가 '짐승 같은 진지함'이라 부른 태도로 나치를 대한 독일의 야수들이라 말한다. 야수란 독일의 7천만 대중이다. 그들이 바랐기에 히틀러가 탄생했고 열광했기에 나치는 창궐했다. 악을 처음부터 거부하지 못한다면 산에서 굴러 내려오는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불어나 우리의 일상을 덮칠 것이다. 그땐 이미 늦어버려 평범하지 않은 악을 평범한 듯 묵인해야 한단 것이 마이어의 분석이다. 






앞선 부분에서 마이어가 '악의 평범함'에만 집중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한계라 지적했다. 마이어는 전직 나치 당원들과 인터뷰할 땐 자신이 유대인임을 숨겼다. 그러나 책 후반부에선 그러지 못했다. 



마이어는 책 속에서 인터뷰한 나치 당원을 "개돼지"라 부르기도 독일인에겐 "시민의 용기가 결여되어있다"고 일반화하기도 "히틀러 따위에 싫증을 내지 않는 사람들을 독일인뿐이었을 것이다"란 인종주의적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독일인만을 전적으로 비난한다. 



책 서문과 전반부에서 드러난 악에 대한 철학적 통찰은 책 후반부에서 독일인에 대한 적대감으로 전환되며 저자의 시대적, 민족적 한계성을 드러낸다. 이런 측면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그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았다. 



밀턴 마이어가 악의 평범함과 그 스며듬에 조금 더 집중했다면 이 책은 아직도 전쟁이 끊이질 않은 현대 사회에 유효한 영속성을 지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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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조아하자 2015.12.04 21:40 신고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성실한 사람이 악한 일을 많이 한다고 하죠. 공부 잘하는 사람이 나중에 좋은 보직에 오르고 나서 악한 일을 저지르는 경우도 참 많고... 그 이유가 성실하고 모범적인 사람은 윗선에서 들어오는 부당한 지시를 거절하지 못한다더군요.

    • addr | edit/del @TellYouMore 박태인 2015.12.12 09:46 신고

      한나 아렌트는 '무사유'가 악의 근원이라 말했죠. 자신의 일상만 돌보고 그 밖에 것은 사유하지 않는 무사유 말이죠. 전, 이 인간의 생각하지 않음이 가장 두렵습니다.

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예술을 믿지 않는다. 


인구 천 만의 나라 벨라루스 언론인 출신인 그녀의 홈페이지엔 "지난 20년간 5권의 책을 쓰며 난 예술이 인간의 많은 것을 담는 데 실패했다고 선언한다"는 글귀가 걸려 있다. 문학도 예술의 일부라면 알렉시예비치는 자신이 부정한 분야에서 정점에 올랐다.



문학을 부정한 언론인이 어째서 노벨문학상을 받았을까. 역설적이게도 알렉시예비치의 글에 담긴 지독한 

문학성 때문이다. 인생의 진실은 고통에 있다는 문학적 서사의 뼈대는 유지하지만, 허구를 실제 삶의 기록으로 대신한 그 문학성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자신의 첫 번째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의 울음과 비명을 극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울음과 비명이 아닌, 극화 자체가 더 중요해질 테니까. 삶 대신 문학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릴 테니까." 그러나 같은 책에서 그녀는 "모든 것은 문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 문학이 삶의 비밀인 고통과 잇닿아 있음을 언급한다. 평단은 알렉시예비치가 '목소리 소설'이란 새로운 문학 분야를 개척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그녀는 "인간의 목소리가 스스로 삶을 말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답할 뿐이다.




 



알렉시예비치의 이런 '역설성'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쟁 중 키가 자랄 만큼 어렸고 다리 사이로 떨어지던 피를 부상으로 보고했던 소녀의 목소리에서 터져 나오는 참혹한 전쟁의 모습. 거기엔 기록과 기억, 죽음과 아름다움, 운명과 선택, 삶과 문학의 역설이 담겨 있다.




"남자들로는 부족한 거요? 무엇 때문에 여자들의 이야기가 필요한 거죠? 그건 다 여자들의 환상이란 말이오"



제2차 세계대전 때 참전한 소련 여성만 100만 명이 넘는다. 저격수와 소총수, 공병대 지휘관과 간호사로 참전한 그녀들에게 아무도 전쟁의 기억을 묻지 않았다. 모두들 그네들이 평범한 여자로 돌아가길 바랐다. 


알렉시예비치는 남자의 기록과 여성의 기억은 다르다고 믿었다. 여자의 목소리를 찾아다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름을 날린 여자 저격수를 만나러 가는 길. 알렉시예비치는 저격수가 일하는 공장의 남자 상사에게 핀잔을 듣는다. 여자들의 목소리가 전하는 전쟁은 "환상"이란 핀잔.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답한다. "여자의 전쟁에는 여자만의 색깔과 냄새, 여자만의 해석과 여자만이 느끼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여자만의 언어가 있다. 그곳엔 영웅도, 허무맹랑한 무용담도 없으며 다만 사람들, 때론 비인간적인 짓을 저지르고 때론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만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목소리다. "나는 비록 여자지만 수영을 잘했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으면 구하고 싶었어. 옆에서 누군가 물위로 떠 올랐다 가라앉았다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그 사람을 힘껏 붙잡았어...뭔가 차갑고 미끈한 게 만져지더군. 부상당한 병사가 틀림없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내가 데리고 나온 게 사람이 아닌 거야. 글쎄 상처 입은 커다란 물고기더라니까. 사람 키만큼이나 커다란 물고기. 흰 철갑상어였어. 죽어가고 있었지. 나는 녀석 옆에 털썩 주저앉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 어찌나 속상하고 화가 나던지 눈물이 났어. 이렇게 물고기까지 고통을 당하는 게 너무 속상해서”





똑같은 전쟁을 기억하는 다른 방식. 알렉시예비치는 기록을 기억으로 대체하려 했다. 전쟁이 끝난 후 참전 여성은 같은 여성들에게 모욕을 당했다. "젊은 몸뚱이로 내 남편에게 살살 꼬리나 친 전선의 암캐"란 소릴 들으며 "이미 치르고 온 전쟁에 견줘 결코 가볍지도 쉽지도 않은 또 다른 전쟁"을 겪어야 했다. 알렉시예비치는 그 여성의 목소리가 스스로 이야기하길 바랐다. 그녀는 기록과 기억은 같지 않음을, 진실은 "위대한 이야기와 영웅적 사례"가 아닌 "냄새나는 속옷과 평범하고 작은 사람"에 있음을 믿었다. 




"여자들은 무슨 말을 해도, 심지어 죽음을 언급할 때조차도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빠뜨리는 법이 없다는 것을(정말이다!), 아름다움은 여자를 여자로서 존재하게 하는 이유였다"



난 아름다움을 갈구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여자를 갈구할 뿐. 그러나 여자는 아름다움 그 자체를 갈구한다. 가을 길 낙엽처럼 흔한 죽음의 폐허 속에서도 여자들은 아름다워지고 싶었다. "아직은 더 예쁘고 싶었는데...나는 전쟁 내내 다리를 다칠까 봐 겁이 났어. 나는 다리가 예뻤거든", "나는 두 손에 거울을 꼭 쥐었어. 행여 거울이 얼까 봐. 저녁때 보니까 뺨이 동상에 걸렸더라고", "내가 전쟁터에서 예뻤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 그곳에서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 지나가 버렸어. 다 타버렸지. 그리고는 순식간에 늙어버렸어" 




세 여성의 다른 목소리는 모두 같은 것을 바라본다. 독일군을 죽이고 돌아온 그 날 밤에도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고 싶었다. 전쟁은 어린 소녀를 강간하는 남성의 본능엔 관대했지만, 눈썹을 물들이고 귀걸이를 차는 여자의 본능엔 야멸찼다. 전장엔 남자의 욕망 어린 몸짓과 쾌락의 냄새만이 코끝을 찔렀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건너온 한 여자는 회상한다. "아 끝까지 살아남기만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이 펼쳐질까? 이처럼 처절한 고통을 이겨냈으니.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미워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사람 앞엔 모든 길이 놓여 있다. 고결한 곳으로 향하는 길과 비열한 곳으로 향하는 길, 천사로부터 짐승에 이르는 길"



인간의 역사는 전쟁과 함께했다. 테러 조직 ISIS는 지난주 금요일 파리에서 129명의 사람을 죽였다. 지금도 인간은 전쟁 중이다. 전쟁이 운명이란 말엔 무리가 없다. 하지만 그때부터 인간은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한다. 인생에 주어진 무수한 선택지가 사라진다. 시대의 목격자가 시대의 부산물로 변해버린다. 



"한 병사가 포로를 구타했어요. 나는 그 짓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말렸죠. 그 병사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어요. 그건 그의 영혼에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 같은 것이었으니까. 나한테 욕을 퍼붓더군요. 있는 욕, 없는 욕, 욕이란 욕은 다 해댔죠. '이년아 벌써 잊었느냐. 저놈들이 한 짓을 벌써 잊어버렸느냐고. 이 쌍년이' 하지만 포로를 때릴 순 없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각자 자기 행동을 결정해야 했고, 그건 중요한 일이었어요"



"용서하는 게 쉬웠을 거로 생각해? (독일의) 멀쩡하고 새하얀 벽돌 지붕의 집들을 보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 같으냐고. 장미가 탐스럽게 핀 집들...나도 그들이 고통스럽기를 바랐어. 당연히...그들의 눈물을 보고 싶었지. 한순간에 착한 사람이 될 수는 없어.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기까지 나는 수십 년이 걸렸어. 



인간은 선택할 때 더욱 인간다워진다. 여성을 강간하지 않고 포로를 구타하지 않고 오랜 시간에 걸쳐 증오를 용서로 대체하는 과정, 그 과정에 진실이 있다. 그렇다고 증오를 비난하진 않는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엔 독일군뿐 아니라 스탈린을 향한 소련인들의 서릿발 가득한 증오의 편린들이 담겨 있다



그 증오만큼 이 책에는 전쟁의 처참한 현실들이 적혀있다. 무자비한 고통이 있다.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다. 이런 대목을 만날 땐 책을 덮고 고개를 들어 한숨을 내쉬었다.



"뭐가 기억나느냐고? 오도독, 오오독 소리. 그 소리가 기억나.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사방에서 오도독하는데 연골이 으스러지고 뼈마디가 뚝뚝 부러져나가는 소리, 짐승의 울음과 같은 처절한 비명들..." 





비극이 이어질수록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졌다. 삶과 문학이 잇닿는 지점에서 인간은 고통을 내뱉었다. 멈출 수가 없었다. 그 어떤 문학보다 문학적이기에 남은 책장들이 아쉬웠다. 알렉시예비치는 침묵하던 소련의 여자들을 찾아갔다. 인간은 무의미한 고통을 견딜 수 없다. 하지만 스탈린과 함께한 소련의 역사엔 빵 한 조각보다도 의미 없는 무수한 훈장만이 가득했다. 남자는 '전쟁을 신화화'함으로써 그 허무에 맞섰다. 소련의 여자는 '전쟁 후 또 다른 전쟁'을 치르며 숨죽여 기다렸다. 알렉시예비치는 그 여자의 목소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네들은 많이도 울었다. 소리도 질렀다. 내가 떠나고 나면 그네들은 심장약을 먹었다. 구급차가 왔다. 그런데도 그들은 나에게 와달라고 부탁했다. "와요. 꼭 다시 와야 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침묵하고 살았어. 40년이나 아무 말도 못 하고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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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4월 17일 금요일 오후. 


엘리자베스 워런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매사추세츠주 존 F.케네디 건물의 로비로 들어선다. 테드 케네디 연방 상원의원을 만나러 왔다. 주어진 시간은 15분. 워런의 목표는 공화당 주도로 진행된 파산법 개정을 막기 위한 케네디의 지지를 얻어 내는 것. 



1980년대부터 정부의 규제 완화로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은 유색 인종, 저소득층, 저학력자, 고령자를 

겨냥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대출을 남발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남은 문제는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채무자의 파산으로 인한 일말의 손해. 대형 은행은 파산을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려 했다. 삶의 끝자락에 몰린 수백만 채무자의 파산이 지연될수록 은행의 이자 수입은 증가할 것이다. 



면담은 워런의 설득으로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워싱턴의 실력자 케네디는 워런에게 약속한다. 파산법 개정 반대 운동을 이끌겠다고. 확답을 들은 워런은 보좌관의 눈치를 살피며 사무실을 나와 감격에 찬 울음을 터뜨린다.  



그렇게 1995년부터 시작된 싸움은 2005년까지 이어졌다. 10년간 워런은 책을 쓰고, 강연 하고, 코미디 방송에 출연하고 정책을 만들며 파산법 개정을 지연시켰다. 2005년 하원에서 302 대 126, 상원에서 74 대 25란 압도적인 지지로 업계의 법안이 통과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기 전까지 싸웠다.





워런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수백만의 사람이 재정 파탄에 이르렀는데도 이기지 못했다. 우리가 이기지 못했다고? 제기랄, 심지어 그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어떻게 백전백승의 인생을 살 수 있는가?" 워런의 자서전 <싸울 기회> 표지에 큼지막하게 적힌 문구다. 패배란 살풍경이 익숙한 독자를 유혹하는 이 문장은 원전엔 없는 말이다. 워런은 세상과 치열하게 싸웠지만 대부분 패배했다. 승리는 2012년 매사추세츠주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연방 상원의원 선거를 기록한 책의 마지막 장에만 담겨 있다. 워런은 스콧 브라운 당시 현직 상원의원을 8퍼센트 차이로 따돌렸다. 자신을 감격게 한 테드 케네디의 빈자리를 7년이 지나 스스로 채운 것이다. <싸울 기회>는 '백전백승'를 한 승리자의 기록이 아닌 수많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은 워런의 분투기다.




각주까지 548페이지에 달하는 <싸울 기회> 속에는 많은 일화가 담겨 있다. 그중 1998년 워런과 케네디의 만남을 끄집어낸 건, 이 이야기 속에 워런의 특징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싸울 기회>를 읽기 전, 티머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의 회고록 <스트레스 테스트>를 읽었던 영향도 있었다. 가이트너에게서 사변적 해결책과 완벽에 가까운 경제학적 논리, 미국 재부무 엘리트 관료로 성장한 워싱턴 인사이더의 모습이 풍겼다면, 워런에게선 현실 문제에 천착한 연구자, 열정적인 운동가, 파산의 문턱에 서있는 시민들을 만나며 결국 하버드 교수 자리에 오른 아웃사이더의 맹렬함이 느껴졌다



책의 문체에도 차이가 있다가이트너는 논리를 바탕으로 차분히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워런의 책은 독자의 가슴에 불을 댕기려는 연설가와 대화하는 느낌이다.  사람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모두 워싱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잦은 의견 충돌을 겪었다. 각자의 책에서도 서로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다. 주로 워런의 책이 가이트너에 대해 비판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워런은 부시 정부의 재무장관 헨리 폴슨이 도입하고 오바마 정부의 재무장관 가이트너가 주도한 부실자산구조프로그램(TARP)의 의회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자본 부족에 시달리던 대형 은행을 위해 마련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은 그들이 살아온 여정만큼이나 판이했다. <싸울 기회>에서 워런은 가이트너를 가르켜 "장관은 눈이 덮인 산 정상에 있는데 나는 사막을 기어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우리가 세상과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은 그렇게 달랐던 것이다"라고 회고한다. 가이트너는 워런에 대해 "당내 자유파 중 가장 열렬하고 유창한 비판자"라며 그녀의 비판을 일정 부분 수긍했지만, 그녀가 불공정하며 불투명하다고 비판한 TARP와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선 금융위기를 극복한 유일했고 최선의 정책이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싸울 기회>에 드러난 워런은 상투적인 통념에 기대 편안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 파산법 연구를 시작한 1980년대부터 현실 문제에 천착했고 사람을 만났다. 당시 학계와 정치권에서 파산자는 "빚을 떼어먹은 어딘가 구린 데가 있는 사람" 이거나 "흥청망청 돈을 낭비한 무책임한 사람"이라 여겨졌다. 워런은 파산을 앞둔 사람들을 만나러 직접 법정을 찾았다. 통념과 달리 판사의 판결을 기다리는 대부분의 사람은 탄탄한 중산층 출신이었다. 워런은 파산자 중 90%는 실직과 의료문제, 가족 해체란 세 가지 이유로 본인의 의사완 상관없이 그 자리에 섰다는 것을 증명했다. 통계청 등 각종 정부 기관 자료를 연구해 현대 중산층 가정의 파산이 증가한 이유를 과소비로 꼽는 '과소비 신화'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2003년 매킨지에 다니던 첫째 딸 아멜리아와의 공동 저서 <맞벌이의 함정>에서 워런은 2000년 맞벌이 중산층 가정이 1970년대 홀벌이 중산층 가정보다 더 궁핍한 살림을 꾸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 원인은 명품 선글라스와 나이키 신발 탓이 아니었다. 30년째 이어진 임금 정체와 필수적 지출인 의료비와 교육비의 증가, 정부 규제 완화로 치솟은 은행의 이자 때문이었다. 





워런에게서 '운동가적 열정'이 느껴지는 건 사회적 문제를 '개인적 문제로'으로 치환하는 그녀의 특성 때문이다. <싸울 기회>에서 워런은 파산법 연구를 하며 만났던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혼자 살던 80대 할머니가 은행 직원의 소개로 주택담보대출을 변동 금리로 바꾼 후 폭등한 금리를 감당치 못해 길거리에 나앉은 이야기, 이혼 후 불행한 재혼에 중병까지 겹쳐 파산한 40대 여성의 이야기. 조용히 자신의 연구실로 찾아와 부모님의 파산을 서럽게 이야기하던 학생의 이야기. 워런은 정계에 나서기 전부터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논리로 무장한 관료들이 고통 받는 미국의 중산층을 단순한 통계와 숫자로 정의하는 것을 꺼렸다. TARP 의회 감독위원회 위원장 재직 시절엔 TARP 자금이 대형 은행에만 쏠려 소규모 지역 은행의 도산이 잇따르자 "그렇게 잃어버린 기회를 생각할 때마다 아직도 좌절감에 소리를 지르고 싶어진다. 자영업자, 실직자, 이것은 그저 종이에 적힌 숫자가 아니다. 이것은 모든 것을 잃은 수백만 명의 사람이다"고 회고한다.


 

마지막으로 아웃사이더적 기질. 2009년 초, 미국 경제가 대공황과 대침체의 갈림길에 섰던 시점에서 워런은 TARP 감독 위원장의 권한으로 오바마 정부의 구제금융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일류 자문 업체와 함께 정부의 구제금융 거래 내용을 분석한 결과 미국 정부는 은행의 부실 자산 매입을 위해 100달러를 쓸 때마다 그 대가로 66달러 가치의 자산을 받아왔단 사실이 밝혀졌다. TARP 거래는 매입 액면가 그대로 이뤄진다는 헨리 폴슨 장관의 말이 거짓이었던 것이다. 언론은 재무부가 국민 세금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한 대형 은행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이 들끓었다.오바마 정부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워런은 이때 래리 서머스 당시 백악관 경제위원장(전 하버드 총장으로 워런의 상사이기도 한)의 초대로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며 '경고'를 받았다고 했다. 다이어트 콜라를 연신 들이켜던 서머스는 워런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웃사이더는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자들은 인사이더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요. 하지만 인사이더끼리는 절대로 깨서는 안 되는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인사이더끼린 서로 비평하지 않는다는 규칙이지요" 오바마의 핵심 참모이자 가이트너의 멘토이며 차기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로 꼽히던 서머스의 날 선 비판에도 워런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워런은 TARP의 불투명성과 불공정함, 대형은행의 무차별적인 주택 압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정부를 지속해서 비판했다. 워런은 자신이 대형은행이 제공하는 인사이더의 안락함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다며 "그 클럽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서 주는 공짜 소다주를 마시지 않을 수 있었고 외부에서 금융 시스템을 연구했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내겐 성역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티머시 가이트너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워런의 <싸울 기회>는 여러모로 비교되는 책이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인물이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을 두고 상반된 의견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이트너는 결과론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대처한 정부의 정책이 옳았다고 말한다. TARP과 스트레스 테스트로 은행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사라져 뱅크런을 막았다. 정부는 이자까지 쳐서 TARP 자금을 모두 회수했다. 분명 한계는 존재하지만 현 체재(Status Quo) 유지를 위해선 그게 최선이었다. 거시적 관점에서 금융위기는 자본주의에 필연적 현상이며 대공황의 교훈을 배운 정부라면 구제금융은 불가결한 선택이었다. 이것이 가이트너의 주장이다.   





하지만 워런은 가이트너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만 옳았을 뿐 나머진 모두 틀렸다고 주장한다. 워런은 당시엔 "아무도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몰랐으며 그 위험은 고스란히 납세자가 졌다"며 과정의 철저한 불공정성을 지적한다. 만약에라도 헨리 폴슨과 가이트너 장관의 정책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면 되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았을 것이란 뉘앙스다. 워런은 연준이 주도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감독 기관에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불투명한 정책이었다고 비판했다. 소수 장관과 대형은행 CEO에게 미국의 미래를 맡기는 건 무책임한 처사란 것이다. 또한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대형은행의 무차별적 주택 압류를 정부가 성실히 저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런 정부의 모습을 "거대한 산불을 안약으로 끄겠다고 하는 것"이라 비유했다. 2009년 2분기 GDP가 -0.4%를 기록하며 감소세가 완연히 꺾여 안정세를 되찾았다는 정부의 낙관적 주장에 워런은 10%가 넘는 실업률 해결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워런은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역사와 함께하는 필연적 현상이 아닌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가 초래한 인위적 현상이라 주장한다. 자본에 대한 상식적 규제만 가능하다면 미국 경제는 오랜 기간 공황 없이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란 논지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가. 워런의 열정만큼 가이트너의 논리도 빈틈이 없다. 물론 워런의 주장도 논리적으론 나무랄 데가 없다. 어렵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나의 선택이 결정이 옳다는 보장도 없다. 나 역시 평생을 함께해 온 경험과 편견의 소산물이다. 옳다는 말은 우스운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스트레스 테스트>를 읽으며 생겼던 고민이 <싸울 기회>를 통해 약간이나마 해소됐다. 논리만큼 중요한 것은 그 논리에 바탕을 둔 동기이며 태도란 생각이 들었다. (가이트너의 동기가 악하단 뜻은 아니다) 워런의 태도와 삶에 매력을 느꼈다. 기자로서 종요로이 생각할 점들이 많았다. 기존의 체재와 통념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도전 의식. 학문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로 나아가 세상 사람을 끊임없이 만나는 성실함. 인사이더의 권위에 짓눌리지 않고 그들의 성역을 넘나드는 아웃사이더의 자유로움까지. 공부를 하면 할수록 관료의 논리에 포섭돼 길을 잃고 방황하던 나의 머릿속이 조금은 명료해진 느낌이다. 기자는 매일 자신의 세계를 깨뜨리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 최선의 방법은 논리와 지식이란 눈 덮인 산 정상에 있기보단 열정을 품고 뜨거운 사막 속을 걸어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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