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비롯하여 사회의 모든 구조가 장애인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향한 성범죄의 손길은, 입에 담기 처참한 수준이다. 이런 한국에서 지금 <도가니> 열풍이 불고 있다.

뉴욕타임스에서 영화 <도가니>를 보도했다. 한국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만연한 차별, 힘과 권력이 있는 자에게 유리한 사법 시스템,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부족한 관심 등 한국 사회의 치부를 여실히 드러낸 이 기사를, 꼭 한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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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사:http://nyti.ms/rZnbyZ

<도가니>로 들끓는 성범죄에 대한 한국인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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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국제판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 10월 18일 자 기사.

 *<도가니> 열풍이 불고있는 한국.  우린 선진국에 살고있는가? 사진출처: 삼거리 픽처스.

*사진에 대한 설명은 편집자 작성.

2006년 광주의 한 고등법원. 13살 농아 소녀를 강간한 혐의를 받은 한 교직원이 1년 형을 선고 받는다. 선고 후, 판결을 지켜보던 한 중년의 청각 장애인은 격노하며 알 수 없는 울부짖음을 터뜨렸다. 광분에 찬 수화와 함께.

“그 남자는 분명히 소리치고 있었어요. “이건 아니에요! 잘못됐어요!” 라고 말이에요.” 당시 한겨레 신문사의 인턴 기자였던 이지원씨의 말이다. 그녀는 판결이 있던 날, 자신의 블로그에 ‘사회의 치부를 보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울분을 터뜨리던 남자는 법정 소란의 이유로 강제 퇴장 당했고 여기서 이 사건은 마무리 되는 듯 보였다. 베스트 셀러 작가가 한 인턴 기자의 블로그에서 영감을 받기 전까진 말이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자신들이 저지른 성폭행과 정의를 찾고자 투쟁한 피해자들을 은폐하려 한 광주 인화 학교를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호된 시련의 장’이라는 뜻의 영화 <도가니>가 개봉했다.

*도가니의 사전적 뜻은 ‘쇠붙이를 녹이는 그릇’ 혹은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로 영화, 소설의 제목은 후자에 해당한다.

9월 22일 영화가 개봉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4백 4십만 명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다. 한국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 것이다. 영화 <도가니>는 한국 사회에, 성폭행 사건을 엄중히 다루는 것을 꺼리는 관료들과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일으켰다.  

이명박 정부는 장애인과 소수자를 위한 시설들을 모두 엄중히 조사, 성폭행 기록이 있는 교사들을 모두 퇴출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도가니>에 관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비난 받아온 사법부에 대한 ‘사회의 분개’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성범죄에 더욱 엄격한 처벌을 적용시키는 법안을 추진 중이며, 교육부 장관은 인화학교를 폐쇄할 것이라 말했다.

18세 이하 관람 불가인 저예산 영화 <도가니>가 한국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국 사회의 이러한 반응이 다소 의외라 생각된다. 한국에서는 장애인들을 배려하지 않은 면면들이 너무나 만연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하철 관료들은 최근 몇 년 전 장애인들이 “우리도 지하철을 이용하고 싶다”라는 표지판을 들고 선로에 앉아 시위를 한 후에야, 각 역에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본 것입니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천상진 교수의 말이다. “한국 사회에는 강자가 약자를 얼마나 괴롭힐 수 있는 지에 대한 분노와, 인맥이 튼튼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절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영화에서 일어난 일들이 얼마든지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마저 느낀 것입니다.” 

인화 사건의 경우, 2명의 교사와 교장, 그리고 그의 동생인 학교 행정 실장이 7살부터 22살 사이의 최소 8명의 농아들을 강간하고 성추행 한 혐의를 받았다. 성폭행 피해자 중에는 지적장애인과, 고아가 된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4명 중, 2명만 징역형을 살았다. 13살 여자 아이를 강간하고, 한 교사로부터 3백 만원의 뇌물까지 받은 당시 인화학교의 교장은 고등법원에서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다.

<도가니>는 소수자에게 행해지는 성적, 신체적 폭력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이 못지 않게, 영화 속 허구 도시인 무진에서 사회 엘리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결탁하는지에 대한 묘사 또한 충격적이다. 판사는 과거 동료였던 변호사의 피고인들에게 가벼운 형량을 선고하고, 한 형사는 교회의 장로이자 사디스트 강간범인 교장으로부터 뇌물을 받는다. 

[영화] 도가니 예고 영상.


게다가 인화학교 사건에서 피고인들을 지지하는 시위대들도 보여준다.

“공판이 이루어지는 동안 법원 밖에서는 교장과 그의 가족이 참석하는 개신교 교회의 신자들이 시위를 했어요.” 성폭행 피해자 아이들의 인권 운동을 벌였던 인권 운동가 박찬동씨의 말이다. “그들은 우리를 악마, 사탄이라고 불렀습니다. 또 저희가 지옥 불에나 떨어지길 소리 높여 기도했죠.”

인화학교 사건에 연루된 판사와 변호사, 그리고 형사는 자신들의 잘못을 부인했다. 하지만 실제 사건과, <도가니>의 장면들을 보게 되면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해 보인다.

“전 우리 사회가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야만적인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화 <도가니>의 감독 황동혁씨의 말이다.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진 활발한 한국 민주주의의 이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불평등에 느끼는 불만이 진동하고 있다. 이를 인식한 정부는 작년 “공정한 사회 건설”을 최우선 정책으로 선정했다.

이 영화를 관람한 대학생 김예람 씨는 영화가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도가니>는 국가는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부자와 권력이 있는 자들은 법 위에 군림하듯 했던 여러 사건들이 이슈화 된 이후 개봉됐다. 

작년에 있었던 한 예로, 한국 최고 부자 중 한 사람의 사촌이자 물류업체의 사장인 41살 최철원씨가 52살의 전직 화물연대 노조원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임원진들이 보는 앞에서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13회 가격한 것이다. 그리고는 회사의 이름으로 된 2천만원짜리 수표를 피해자의 얼굴에 던졌다. 최철원은 집행유예를 받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한국 경찰서에 보고된 지적, 신체 장애자들에게 행해진 성범죄는 320건이었다. 2007년 199건에 비해 늘어난 수치이다. 하지만 정부는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 중 실제로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10% 미만일 것이라 추정했다. 공판에서 수치심을 당할까 두려워 신고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성범죄는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직접 고소를 할 경우에만 가해자가 기소된다. 게다가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금전적인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종종 고소가 취하된다. 2년 전에 성범죄 피해자가 18살 이하인 경우 피해자가 직접 고소하지 않아도 가해자를 기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고, <도가니> 이후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자 정부는 성범죄를 당한 지적, 신체적 장애인들 또한 이 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현재까지 한국에서는 13살 이하의 피해자가 연루된 성폭행 사건의 경우 95%의 피고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들이 받은 형량은 가볍다. 3분의 1이 징역형을 살았고, 나머지는 집행 유예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교사들의 최고 형량은 감봉이나, 짧은 기간의 정직이었다고 한다. 

“장애인 시설중 많은 곳들이 사실 인권 침해자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죠” 한국 장애인 연합회 사무 총장 설인환씨의 말이다. “인화 학교 뿐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인화 사건은, 2005년 한 교사가 인권단체에 알려 사회에서 조명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해당 교사는 학교에서 해직당했다.

[도가니] 공지영 작가 인터뷰 by 미디어몽구.

경찰은 4개월이 지나서야 조사에 착수했는데, 이는 인화학교를 다녔던 한 학생이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난 이후였다. 광주시와 교육 위원회는 이 사건의 책임을 서로 회피했고, 학생과 그의 부모들은 그들의 사무실 밖에서 8개월의 연좌 농성을 하며 정의를 외쳤다.

<도가니> 속 한 장면은 한국 사회의 권위자들과 장애인들이 얼마나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 판사는 법봉을 내리치며, 법정에서 수화로 이야기하는 청각 장애인 방청객들을 향해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친다. 인권 운동가 박창동씨는, 초기 광주 공판에서는 법정에 수화 통역가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임은정 검사는, 자신의 다이어리에 사건 당시를 기록하며 “법정을 가득 채운 농아자들은 수화로 이 세상을 향해 소리 없이 울부짖는다.”라고 남겼었다.

그리고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그녀의 다이어리에는 “그 분노에, 그 절망에, 터럭 하나하나가 올올이 곤두선 느낌”이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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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및 번역 감수: 박태인(
@TellYouMore
), 이자연 (@Jayeon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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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편집자 및 주 번역자: 박태인 (@TellYou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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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기사 작성 기자: Choe Sang-Hun
기사 원본 및 사진 출처:
http://nyti.ms/rZnbyZ
출처: NYTIMES.COM
번역: 트위터 외신 번역프로젝트팀



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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