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안보포럼 마지막 날 기자회견을 갖는 리영호 북한 외무상 (Credit: 하노이 AP기자:@haudtt)



아태 지역 최대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지난 26일 폐막했다. 회담의 핵심은 의장성명에 북핵 규탄 문구와 중국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거부한 12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판결 내용의 삽입 여부였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들어갔고 후자는 빠졌다. 한국은 진땀을 뺐고 중국은 아세안에서의 영향력을 확인했다. 회담 전 성주에 사드배치가 결정됐고 북한의 우방국인 라오스가 회담 의장국이라 부담이 컸던 한국 외교엔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다. 


이번 회의에선 이 문제만큼 주목을 끈 게 있다. 바로 아세안 내 갈등이다.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아세안은 갈라섰다.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편을 들었다. 이웃 국가인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번 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에서 '헤이그 남중국해 판결' 내용이 빠진 것도 캄보디아가 반대해서다. 아세안은 모든 국가가 동의하지 않으면 공동성명을 채택할 수 없다. 이에 반발한 필리핀 시민들 "캄보디아는 아세안에서 탈퇴하라"는 '캄보디아 엑싯(exit)' 운동을 펼쳤다. 



이번 갈등을 두고 이견을 표명한 아세안 전문가 2명을 인터뷰했다. 싱가포르 아세안연구소 탕 시우 문 소장과 캄보디아 전략연구소 치엉 반나릿 소장이다.


문 소장은 싱가포르 영자지 '투데이'에 캄보디아를 비판하며 "아세안이 살려면 만장일치 의사결정 시스템을 다수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반나릿 소장은 아세안의 요체는 '합의' 정신'이라며 "캄보디아에 특정 입장을 강요하면 아세안은 깨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남중국해란 첨예한 갈등과 북핵이란 커져가는 위협 속에서 아세안은 '만장일치 의사결정'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을까. 2017년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의장국은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이번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의 원고이자 승소국이다. 아직 아세안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단 뜻이다.



"캄보디아는 아세안의 이익을 철저히 외면했다" 

 

탕 시우 문(Tang Siew Mun)-싱가포르 아세안연구소 소장 인터뷰






Q: 현재 아세안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만장일치 시스템이 아세안을 파괴한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그런가?


탕 시우 문(이하 문): 현재 구조는 항상 모든 회원국 국가의 동의를 받는 만장일치 시스템에 상당한 강조점을 두고 있다. 이 구조는 '기브 앤 테이크' 문화가 가능할 땐 좋을 수 있으나 서로간의 의견이 갈리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견은 정상적이며 피할 수 없다. 문제는 한 국가가 트로이의 목마처럼 아세안의 결정을 방해할 수 있단 점이다.

 

 

Q:하지만 아세안의 핵심은 센트럴리티, 즉 통합성의 정신 아닌가? 이런 것에 장점이 많다는 주장도 있다.


문:통합성은 오래된 원칙은 아니다. 새롭지만 중요한 아세안의 원칙이다. 아세안 국가와 외부 강국에게 모두 중요한 가치다. 이런 통합성은 모든 국가가 지역 문제에 책임감을 갖도록 해주는 면이 있다.

 


Q:현재 '만장일치 시스템'이 문제라면 다른 대안은 있는가?


문:한 가지 대안은 초다수결의제(super majority)를 도입하는 것이다. 10개 중 8개 국가가 찬성하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잔 것이다. 이를 통해 아세안의 포용성을 보장하고 트로이 목마로부터 아세안을 보호할 수 있다.


 

Q:아세안 공동선언문과 ARF 의장성명에 '헤이그 남중국해 판결' 내용을 빼도록 한 캄보디아의 행동이 아세안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생각하는가?


문:남중국해 문제를 외면한 캄보디아의 행동은 아세안 국가의 이익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물론 중재 재판소 판결이 필리핀과 중국 당사자간 문제란 캄보디아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는 남중국해가 지역 안정과 안보에 미치는 더 중요한 영향을 고려치 않은 결정이었다.


[끝]





"캄보디아에 특정 입장을 강요하면 아세안은 깨질 수밖에 없다" 

 치엉 반나릿(Vannarith Chheng)캄보디아 전략 연구소 소장 




 
Q:캄보디아 영자지 크메르 타임즈에서 "아세안과 외부 국가가 남중국해 당사자가 아닌 캄보디아에게 미국과 힘을 합쳐 중국에 대응하라고 강요하면 아세안은 해체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남중국해 문제로 아세안이 갈라설 위험이 있단 뜻인가? 

치엉 반나릿(이하 반나릿): 아세안은 자체적으로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한계가 있다. 아세안은 국가 사이의 영토 및 주권 문제를 해결할 권한이 없다. 캄보디아 정부는 영토 분쟁을 겪는 당사국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는 아세안이 해결하기엔 너무 복잡하다. 이 분쟁은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략적 전쟁터가 되버렸다 


Q: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캄보디아는 '헤이그 남중국해 판결'을 공동선언문에 넣는 것에 반대했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반나릿: 국제 재판소에서 내린 결정에 아세안이 특정한 입장을 표명하는 건 전례와 맞지 않다. 아세안은 캄보디아-타일랜드 국경 분쟁에서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아세안은 태국과 캄보디아의 분쟁 끝에 프레이 비헤아르 사원의 소유권이 캄보디아에 있음을 선언한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을 지지하는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Q: 캄보디아의 총리는 "캄보디아는 이번에도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불합리한 비난을 받는 희생자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동의하는가?

반나릿: 총리의 말에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메시지도 아니었고 다른 아세안 국가를 설득하지도 못했다고 생각한다.


Q: 아세안 국가와 중국이 남중국해 갈등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캄보디아의 역할은? 

반나릿: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문제에 참견할 생각이 없다. 캄보디아는 아세안을 외교 정책의 초석으로, 중국을 가장 중요한 경제, 그리고 전략적 파트너라 생각한다. 


Q: 일부 비판론자들은 캄보디아가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이번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편을 들었다고 주장하는데... 

반나릿: 캄보디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발전과 빈곤 축소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가진 경제적 영향력은 분명 중요하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이며 개발 지원국이다. 캄보디아가 중국의 핵심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만한 것 아닌가?


Q: 아세안의 만장일치 의사결정 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부 비판론자들은 이런 구조 때문에 특정 문제에 있어 아세안이 의미있는 공동선언문을 내기 어려워졌다고 말하는데. 

반나릿: 아세안은 두 가지 원칙을 갖고 49년을 이어져왔다. 무간섭과 합의에 근거한 결정. 이 두 가지 원칙을 무시한다면 아세안은 해체의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 남아시나 국가들의 주권과 민족주의는 여전히 강력하고 유효하다. 이 지역 (무간섭과 합의가 유지돼온) 국제 정치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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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사 전문가는 한국의 사드 배치를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온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 Wu Riqiang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지에 기고한 칼럼을 전문 번역했다.


Wu Riqiang교수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 능력(capacity)이 "중국의 핵 능력을 저하시킬 것"이라 주장했다. 현 계획대로 사드가 성주에 배치된다면 "중미 갈등 발생 시, 중국은 한국 내 사드를 최우선 타격지점으로 상정할 것"이라 경고했다. "한중 관계 악화와 중국의 핵무기 보유 확대"가 초래될 것이란 주장도 덧붙였다.


그는 타협책을 제시했다. 사드 레이더를 그린파인레이더로 대체해 사드 요격 체계와 운용하란 것이다. 하지만 한국 군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주장"이며 "사드는 기동형인 반면 그린 파인 레이더는 고정형"이라 말했다. 무기체계별 운용 개념과 맞지 않는 주장이란 것이다.



한국 사드가 중국 ‘핵 능력’에 미치는 영향 

By Wu Riqiang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전 중국항공과학공사 미사일 개발자




요약



한국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중국의 전략적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어 중국 핵능력의 심대한 위협을 끼친다. 이 문제를 해결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강력한 사드 레이더를 그린 파인 레이더(탐지범위 500km)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악화될 것이며 중국은 핵 무기 보유를 확대할 것이다.


수년 간의 주저 끝에 한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인 사드를 성주에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한미 정부는 이번 배치가 오로지 북한만을 겨냥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은 수차례 사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드 레이더 능력이 한국을 보호하는 수준을 훨씬 더 넘어서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사드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없기에 중국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을 겨냥한 사드 레이더의 탐지범위



객관적으로 사드는 한국에게 북한의 위협을 넘어선 보호능력을 제공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드는 서울을 포함한 한국 북쪽 지역을 보호할 수 없다.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1999년 문서를 살펴보면 “4개의 상층 방어체계(사드와 유사한)와 7개의 저층 방어 체계(페트리엇3와 유사한)를 갖추면 초단거리 북한 미사일의 타격 지역을 제외하곤 서울과 그 주변 지역을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사드 레이더(TPY-2)의 탐지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탐지 범위와 그 방향이다.


탄도탄 미사일을 겨냥한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는 870km에서 1500km에 달한다. 미국 학자 조지 루이스와 시어도오 포스톨은 870km라 말했고 2012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는 1,500km를 탐지 범위라 주장했다.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한다. 즉 TPY-2레이더의 탐지 범위를 1,500km로 가정하고 TYP-2레이더가 2개 중첩된 GBX모드인 경우 사드는 최대 3000km 범위 내에서 상승 단계에 올라선 중국의 탄도탄을 탐지해낼 수 있다. 


또한 사드 레이더가 상대적으로 작고 이동이 가능해 이 레이더를 중국을 겨냥해 돌려놓는 건 어렵지 않다. TPY-2레이더의 1500km 탐지 범위만으로도 사드는 미국을 겨냥한 대부분의 중국 대륙간 탄도탄을 탐지할 수 있다. 


사드 레이더는 중국 해안에서 미국을 겨냥해 발사하는 잠수함발사탄도유도탄(SLMB)도 탐지할 수 있다. 중국 서해쪽에서 발사되는 것을 제외하고 미국 서부와 중부를 겨냥한 중국의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도 모두 탐지할 수 있다.


일부 경우에 TPY-2 레이더는 미사일 탄두가 발사되기 전 단계나 상대방을 속이기 위한 미끼 미사일인 디코이까지도 구별할 수 있다. 사드 레이더는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전략적 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모두 잡아낼 수 있다. 


사드 레이더는 또 평시에 중국이 걸프만에서 시험하는 SLBM 시험도 감시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사드 레이더가 북한을 겨냥한다고 해도 그 탐지 범위는 아주 조금만 줄어든단 것이다. 


사드의 탐지 범위 내에 포함되는 두 가지 경우를 더 말하자면 남중국해에서 발사되는 SLBM와 그 시험 평가 미사일도 포함된다. 또한 사드 레이더는 중국을 겨냥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발사되는 미사일도 확인할 수 있다. 




사드가 중국 핵 능력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사드 레이더는 미국 탄도탄 미사일 방어체계(BMD)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첫째로 실제 미사일과 유인체를 탐지하는 능력은 미사일 방어 체계의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인 식별 능력을 향상 시킨다. 둘째로 중국 미사일 탐지 시스템은 미국의 전체적인 BMD 시스템의 미리 경고 정보를 제공하여 더 이른 시간에 미사일 요격을 가능케 하는 ‘쏘는 걸 본 후에 바로 쏜다’는 미국의 Shoot-look-shoot 독트린을 가능케한다.


셋째로 상승 단계에 있는 탄도탄은 탄두와 유사한 속도를 가지고 있기에 미국 BMD 시스템의 대비 능력을 향상시킨다. 넷째로 중국의 SLBM 시험 발사를 감시할 수 있어 미국 BMD의 식별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즉 사드는 중국의 핵 능력에 심각하지만 제한된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핵능력이 사드로 무의미해지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저하될 것이다.


중국의 미국 공격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보다 더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는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핵 능력 확장을 억제해왔다.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중국의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은 많지 않다. 또한 중국의 핵 탄두는 미사일과 분리돼 특별한 지역에 저장돼 있다. 미국과 무기 감축 협약을 맺은 후 현재 중국이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무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약간의 하지만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도입만으로 중국의 핵 능력은 상당한 타격을 받는단 뜻이기도 하다.




해결책과 결과 



가장 최선의 해결책은 강력한 TPY-2레이더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KAMD)로 편입되어 있는 그린 파인 레이더로 교체하는 것이다. 사드 요격 체계와 그린 파인 레이더(탐지 범위 500km)를 결합시킨다면 이는 한국을 보호하며 중국에 위협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이 해결책이 가능하지 않다면 두 가지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첫째로는 한·중 관계의 심각한 악화. 사드 배치 지역은 한국과 관계없는 중미 갈등이 발생할 때 최우선 타격지역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중국은 미국 BMD에 저하된 전략적 능력의 회복을 위해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에겐 경고 신호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설계할 때 중국의 안보 우려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계속해 확장해 나갈 것이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건 예산의 문제뿐이다. 중국은 현재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우려하는 것이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있어 미국의 이런비타협적 태도는 중국의 우려를 경감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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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갈등 시, 성주는 중국의 최우선 타격 지역"  (0) 201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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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취재를 하며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네곳과 접촉했다. 랜드코퍼레이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브루킹스 연구소, 미국 외교협회. 각 연구소 전문가들의 답변은 일관성이 있었다. '이익의 관점'에서 외교를 바라본다는 점.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중국은 사드 때문에 북핵을 방치할리 없다. 자국 이익에 북핵이 초래하는 지역 불안정성은 마이너스적 요인이다. 북한 역시 사드 때문에 핵을 포기할리 없다. 김정은의 기반 없는 세습 통치를 정당화하는 건 핵탄두 뿐이다. 한국은 그런 핵탄두를 막기위해 사드가 필요하다는 게 인터뷰의 요지다.



이번 후기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칼 베이커 태평양 포럼 소장과, 빅터 차 한국 석좌다. 일독을 권한다.

 


칼 베이커 "중국은 사드를 미국의 '봉쇄 전략' 일환으로 바라본다"





칼 베이커(65) 전략국제문33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 인터뷰




Q:한국 내 사드 배치가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칼 베이커(이하 베이커): 분명 중국은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보다 넓은 관점, 즉 미국이 중국을 가두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대응해왔다. 난 사드 배치가 한국과 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명확치 않은 것은 사드 배치 결정이 장기적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이다.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면 현재까지 중국의 과격한 대응은 없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반응은 현재까지 주로 레토릭, 즉 말에만 집중돼있다. 



Q: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일부 비판론자들은 사드 배치 때문에 북핵 저지에 있어 한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베이커: 난 사드 배치가 북핵을 저지하려는 중국의 의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한국이 생각하는 만큼 북한에 영향력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팩트는 중국에서 전략적 물품의 북한 유입을 통제하는 추가적 조치를 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한국의 결정보다 자국의 안보적 관점에서 북한에 대응할 것이란 점이 명확해 보인다. 내 생각엔 사드에 반발하는 중국 당국의 레토릭에도 중국은 한국이 사드를 한국 안보 관점에서 배치한 것이라 인지하고 있고 그를 위해 사드의 일정 기능을 제한하는 것엔 환영의 뜻을 보일 거라 본다. 사드를 탄도탄 요격용으로 전환해 레이더 탐지범위를 줄이는 것들 말이다.



Q: 최근 아셈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회원 국가들이 북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왜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사드 배치엔 그렇게 반발하면서 이 부분에 동의했을까. 그리고  이 두 국가의 입장이 추후 열릴 ARF에서도 그대로 이어질까? 



베이커: 내 생각에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지역 안보를 불안정케 만든다는 점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안보적 계산이 미국, 한국 것과는 다르겠지만 이들 역시 북한 지도층에 의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Q: 일부 사람들은 이번 ARF에서 남중국해 이슈가 회의를 지배해 북핵 이슈는 별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미국에서 남중국해와 북핵 이슈 중 무엇이 더 급하고 중요한가? 


베이커: 내 생각에 미국은 북한 문제를 보다 더 긴급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에게 승리를 안겨준 남중국해 국제 재판 이후, 중국이 남중국해에 있어 평화롭고 온순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7.12 남중국해 중재재판 판결 이후 미국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이유도 없다. 즉, 아셈 성명에 반영된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이 보여주듯이, 합의된 입장은 북한은 아시안 지역의 문제고 지역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Q:중국은 주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남중국해에 있어 군사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왜 중국은 주변 이웃 국가와 멀어질 수 있음에도 이런 입장을 계속 보이는 걸까? 


베이커:내 생각엔 중국은 국내적 이유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소유권을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결심’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남중국해의 군사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군사적 행동은 대체적으로 상징적이고 미국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신중하게 행해지는 것 같다. 



Q: 북한의 우방국인 라오스가 AFR의 의장국이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북핵 도발을 비판하는 의미있는 성명을 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생각은? 


베이커: 난 그런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난 ARF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성명을 만들기 위한 상당한 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아세안과 협의에 참여한 국가들의 이익에 맞기 때문이다. 북한의 행동이 지역의 안정을 해친다는 것에 대한 일반적 동의가 있기 때문에 다른 이유에서더라도 모든 참가국이 북한의 행동을 비판(denouncing)하는 것에 공통된 이익을 가지고 있다. 



Q: AFR에서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베이커: 남중국해 이슈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주로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다뤄질 것 같다. 이 문제가 공식 아젠다에 중요하게 다뤄지는게 모두의 이익과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생각인 모든 참가국이 동의하고 또 진전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 주목 받을 분야는 안보협력, 예를 들자면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 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확정된 후,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이 의도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베이커: 내 생각의 북한의 의도는 모든 적들의 반대에도 ‘핵 능력’을 보유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들이 다양한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췄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한국을 겨냥할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부터, 일본과 주일미군을 겨냥하는 중거리 미사일, 미국을 겨냥하는 장거리 미사일까지 말이다. 그리고 북한은 핵무기를 이 미사일에 달아 발사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는 점도 보여줘야 한다. 그에 대해선 3가지를 증명해야 하는데, 첫째는 그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추진체 확보력, 두 번째는 탄도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세 번째는 핵무기 소형화. 이 세가지의 기술력을 완벽하게 만들고 그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Q: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는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보유 국’이 되는데 사드가 별 의미가 없다고들 하는데 


베이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본다. 즉, 난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함을 보여주고 핵무기소형화, 대륙간탄도탄미사일 추진력 기술, 대기권 재진입 기술등의 연마를 위해 계속해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Q: 사드의 한국 배치 후 지역 내 정서는 어떻게 변할까? 


베이커: 난 사드가 지역 내 정세 변화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Q: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 된다면,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까?


베이커: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미국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과 미국을 통치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그의 공격적인 언사와 달리 실제로 정책을 바꿀 그의 능력은 매우 제한될 것이다. 실제 정책을 집행하는 통제권은 정부 관료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칼 베이커 끝]



빅터 차 "한국은 앞으로 중국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빅터 차(55)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인터뷰



Q:한국 내 사드 배치가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빅터 차(이하 차): 중국은 사드 배치에 반발해왔다. 이 사실을 한국과 미국에도 알려왔고. 그들은 현재 상황에 기뻐할리 없다. 그러나 난 중국이 사드 배치 후 한국에 주요한 보복적 행동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즉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중국과의 관계가 부정적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사드 배치는 한국 안보에 있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Q: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일부 비판론자들은 사드 배치 때문에 북핵 저지에 있어 한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차: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드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대핸 제재를 푼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이는 미국과 한국이 사드를 배치한 이유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중국에겐 진퇴양난의 문제다. 북한을 도와주면 미국과 한국의 사드 필요성을 더 높일 것이다. 만약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했다면 미국과 한국의 사드 필요성을 주지 않았을지 모른다. 북한의 제재를 푸는 건 한국과 미국을 돕는 일이다. 



Q: 최근 아셈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회원 국가들이 북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왜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사드 배치엔 그렇게 반발하면서 이 부분에 동의했을까. 그리고  이 두 국가의 입장이 추후 열릴 ARF에서도 그대로 이어질까? 


차: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규탄하는 강한 성명을 선택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결정이라고 본다. 그들은 북한의 행동이 러시아와 중국의 안보 환경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걸 안다. 왜냐하면 북핵으로 미국은 이 지역에 대한 안보 능력을 더 키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Q: 일부 사람들은 이번 ARF에서 남중국해 이슈가 회의를 지배해 북핵 이슈는 별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미국에서 남중국해와 북핵 이슈 중 무엇이 더 급하고 중요한가? 


차:내 생각에 남중국해 문제가 가장 많이 다뤄질 것이다. 하지만 난 북한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남중국해 관련 성명의 목적은 헤이그 국제 재판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선 비핵화를 지지하는 내용을 성명에 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남중국해 이슈가 더 복잡하다. 왜냐면 이 결정은 아시아 내 다른 영토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Q:중국은 주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남중국해에 있어 군사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왜 중국은 주변 이웃 국가와 멀어질 수 있음에도 이런 입장을 계속 보이는 걸까? 


차:이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다. 많은 답이 있을텐데. 중국의 이런 행동을 이끄는 것에 이유로는 국내적 이슈가 있다. 또 다른 부분은 시진핑의 리더십 스타일이다. 또 한 부분은 중국처럼 떠오르는 강대국은 국제 사회 시스템에서 외부 환경에 대한 통제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이런 점에서 보다 확장적인 외교 정책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떠오르는 강대국은 이런 경향이 있다. 



Q: 북한의 우방국인 라오스가 AFR의 의장국이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북핵 도발을 비판하는 의미있는 성명을 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생각은? 


차:난 라오스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성명을 담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Q: AFR에서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차:남중국해와 북한 



Q: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확정된 후,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이 의도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차:북한은 사드를 당연히 반대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해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고. 그들의 행동에 대한 어떤 제한이나 조치가 없어 보인다. 내 생가엔 8월에 한미 군사 훈련이 있을 때 북한의 더 많은 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 싱크탱크의 데이터 베이스에 따르면 군사훈련 전에는 외교적으로 별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한미 군사 훈련 때 많은 도발을 한다. 이번에도 확실히 그럴 것으로 본다. 



Q: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는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보유 국’이 되는데 사드가 별 의미가 없다고들 하는데 


차:5차 핵실험이 있을 것으로 본다. 사드로 북한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것에 동의한다. 북한이 핵을 갖고 싶어하는 건 미국의 행동과 연관돼있지 않다. 북한의 국내 정치와 김정은 리더쉽을 보여줘야 하는 그런 이유와 북핵은 관련이 있다. 



Q: 사드의 한국 배치 후 지역 내 정서는 어떻게 변할까? 


차: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많은 부분에서 이미 모든게 늦어버렸다고 할까. 북한은 수백개의 탄도탄 미사일을 갖고 있고 한반도엔 지역 미사일 방어 체계가 없다. 이미 늦었다. 사드는 이런 점에서 정치적인 문제다. 중국이 이를 정치적으로 만들었다. 미국과 한국에겐 이번 결정은 북한의 대량학살무기에 대한 대응적 측면으로 강요됐다고 보인다. 미국과 한국의 리더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방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책임이다. 



Q: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 된다면,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까?


차:단정하기 어렵다. 무역에 대한 그의 관점은 분명 문제가 될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가장 첫 번재 문제는 곧 다시 협상해야할 미군과 한국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일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에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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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한국고등교육재단 영상 캡쳐 



사드 취재를 하며 많은 사람에게 질문했다. 성심성의껏 답해주는 분께 감사했지만 지면에 모두 싣지 못해 아쉬웠다. 남았지만 중요한 이야기.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취재 속 이야기를 이곳에 기록해둔다. 


오늘은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 김흥규 교수의 인터뷰다. 짧았지만 가장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인터뷰 날짜는 2016년 7월 25일이다. 



Q: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벌어지는 한·미·일 대 북··러 대립 양상에 대한 전반적 평가?


김흥규 교수(이하 김):아직 본격적으로 한··일 대 북··러 구도라 할 순 없다. 여전히 한미일 대 중러 그리고 북한 이렇게 3각 구도 속에서 상대적으로 중국과 북한이 가까워지는 것을 모색하는 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Q:조금 더 자세히 말해주겠나


김:중국의 입장에선 북한의 핵개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연루돼 한미와 대립하는 전면에 나서고 싶어하진 않을 것 같다. 북한과 같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북한을 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북한 카드를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 (북한을 이용하려는) 유혹이 중국에게도 많이 갈 테고, 중국도 사실, 현재 상황에서 상당한 딜레마에 빠져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과 완전히 척을 지는 게 그렇게 달가운 상황도 아니다. 

그래서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지금 큰 좌절을 맞은 그런 시기고, 이건 시진핑 자신에게도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다.



Q:향후 동북아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까? 


김:당분간 중국은 직접적인 대응책을 구사하기 보단 현재 사드가 아직 도입되진 않았기에 그 과정 중에 있어서 계속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함과 관망함을 동시에 하며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할거다. 그렇지만 중국이 이것을 없던 일을 생각하는 건 너무 지나치게 안이한다. 중국은 반드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다. 아직 여지가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말이다 중국 국익의 차원에서 한국과 척을 진다거나, 북한과 곧바로 과거 냉전 시대와 같은 협력 관계로 돌어가는 것은 모두 부담스럽다. 중국의 입장에선 양측과의 관계를 조율하면서 상황 진전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 결정을 못내렸다.




Q: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우리의 전략은? 


김: 중국이 우려하는 핵심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첬재는 현재 한국이 들여오겠다는 사드 때문이라기 보단 사드 무기가 계속 진화해 간다는 점이다. 둘째론 중국은 사드가 미국 미사일-디펜스 체재의 일부라 생각하기 때문에1개 포대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대 이상이 들어올 수 있고, 그렇게된다면 사드 기능의 확대 뿐만 아니라 중국을 향한 레이더 감시 체재를 발동할 수 있다는 우려. 세 번째로는 한·미·일의 중국 억제 체재에 한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한반도 동맹이 아니라 지역 동맹으로서 한미 동맹이 가동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안처럼, 그리고 한미가 합의한 대로, 사드 내 한반도화(사드가 한반도 방어만을 위해 배치되는 것) 이것을 확실히하는 조치를 취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우리도 중국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 그게 접점이라고 생각한다.



Q:한국의 그런 전략에 미국이 반대하진 않을까?


김:미국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사드를 한반도만으로 운용한다는 것에 대해선 사실은 원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차기 한국 정부에 사드는 상당히 도전적 요인이 되는 것이다. 여전히 현재 한미 합의대로만 한다면 사드 포대 1개만 들여와서 미국의 돈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로서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 본다. 만약 지금 약속한대로만 된다면 한국 정부가 선방한 거다. 



Q: 선방했다는게 무슨 뜻?

:우리가 사드 배치를 하며 이 포대는 북한용이라 공언하지 않았나. 국민들에게. 그 약속을 확신시켜주는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 정부로선 대단히 성공이다. 중국에게도 할 이야기가 있다. 사실 미국도 대외적으로 이렇게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미국 정부는 이번 사드를 동아태 지역의 중국 방어망으로 구축하고 싶어 하고 이 비용은 한국이 내겠음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사드 문제는 우리의 외교에 도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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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취재를 했다. 명쾌하게 해결되길 바랐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취재를 할수록 사드의 셈법이 복잡하단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렇다고 객관적이라 장담할 순 없다. 사드 취재를 하며 지면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여기에 풀기로 했다.


첫번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방 싱크탱크인 미국 랜드 연구소의 '베넷 부르스 박사' 인터뷰 전문이다. 그는 한반도 안보 전문가다. 오랜 기간 북한 연구에 매진했다. 한국에 사드 배치 논란이 일던 올해 초부터 관련 칼럼을 써왔다. 앞으로 취재 후 남은 이야기를 성실히 풀겠다. 오늘은 그 시작이다.



Q: 사드는 한국에 꼭 필요한 것인가? 


브루스 베넷(이하 베넷)다양한 이유 때문에 북한은 노동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것이다. 한국이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은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은 잡을 수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접근해오는 노동 미사일엔 역부족이다. 사드 혹은 SM-3/SM-6(해군 이지스함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로 북한의 노동 미사일에 대처할 수 있다. 그래서 사드는 한국에 필요하다. 북한의 핵무기가 미사일에 장착될 수 있단 점을 고려할 때 사드는 필수적이다. 



Q: 한국에 사드 배치가 확정됐다. 누가 가장 큰 이득을 보는가. 한국인가? 미국인가?


베넷:한미 동맹의 전부는 바로 공유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비용은 대부분 미군이 부담하다. 미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한국 남쪽 성주 지역에 배치하기 위한 비용을 모두 미국이 부담한다. 하지만 사드는 한국인들 역시 보호할 것이다. 내 생각에 사드 배치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것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드는 수천 명의 미군을 보호할 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한국인을 보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Q: 한국 경제는 무역 의존적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많은 기업과 대부분의 야당 정치인들은 사드가 중국 무역 보복을 야기할 것이란 걱정이 많다.


베넷: 내가 이해하기론 중국 경제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다. 성장률은 줄어들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것 역시, 북한과 무역량을 줄일 때 중국 동북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 때문이다.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은 한국과 중국에 무역량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만약 중국이 한국에 대한 무역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 경제 역시 잠재적으로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Q: 사드가 배치될 성주 지역 주민들이 사드 전자파에 대한 유해성 우려 때문에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사드 전자파가 자신들의 건강과 농작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은 정당한가? 


베넷: 사람은 새로운 것에 직면하면 대부분 걱정하기 마련이다. 성주 사람들의 우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은 사드 레이더에 관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시험을 했고 이미 사드는 괌과 일본에 배치돼있다. 과학적으로 주민들의 건강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 유의하며 지켜봐야 한다. 



Q: 일부 비판론자들은 사드의 목적이 한국의 영토를 보호하려는 게 아니라 미국이 아시아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을 견제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전략이라 말한다.


베넷: 중국과, 중국에 동조하는 이들은 북동 아시아에 배치되는 모든 미군 병력에 대해 걱정한다.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가 서울을 보호하기 어렵다면, 사드가 중국에 이익에 반하는 유일한 경우는 중국이 탄도 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했을 때 뿐이다. 한국이 설마 중국의 그러한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는 행동을 정말 반대하는 것인가? 일부 다른이들은 사드 레이더로 미국이 중국을 모니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는 600km 정도이다. 내 생각에 그정도 범위론 미국이 중국 활동을 탐지할 수 없다. 게다가 미국은 서해에 주기적으로 이지스함을 배치하며 그 배들이 보유한 레이더는 매우 넓은 탐지 범위를 갖고 있다. 위성을 포함해 중국 활동을 탐지할 수 있는 미국의 다른 레이더에는 불만을 표시하지 않던 중국이 사드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는 것 아이러니하다. 



Q: 당신은 최근 칼럼에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목적은 한국에 있는 미군 부대를 북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의 목적은 한국인이 아닌 미군을 보호하기 위함인가?


베넷: 중요한 것은 사드 배치 비용의 대부분은 미군이 낸다는 것이다. 미국 국민과 국회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사드가 주한 미군을 보호한다는 분명한 이익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비용에 상당한 비용을 내야할 것이다. 그리고 주한 미군은 한국군과 함꼐 배치되어 있다. 즉 사드는 많은 한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사드 배치 지역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 미군이 한국 증원을 오게 될 경로인 부산항을 보호해야할 점도 고려됐다. 북한에 대항해 한국인을 지킬 미군이 들어올 경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말이다. 이렇게 부산을 보호함으로써 사드는 부산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사망할 수 있었던 최소 수 만 명의 한국인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즉 지금처럼 사드 배치는 한국과 미군 정부의 공통된 이익을 보호한다. 



Q: 사드가 한국 남쪽 성주에 배치됐기 때문에 미군이 있는 오산과 평택만을 보호할 뿐 서울을 보호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베넷: 앞에서도 말했듯이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부산, 광주, 대구, 대전과 같은 한국 주요 도시를 방어하게끔 해준다. 또한 오산과 평택의 미군 기지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드 포대론 한국 전역을 보호할 순 없다. 미군이 성주에 사드를 배치함에 따라 한국이 한 개의 사드 포대를 구입해 북쪽에 배치한다면 서울을 방어할 수 있다. 난 한국 정부가 이 결정을 내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하기 위해선 미국이 올해말까지 6개의 사드 포대를 보유한다는 걸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평시에 미군이 자국 밖으로 3분의 1 이상의 병력을 배치하긴 어렵다. 이미 미국은 괌에 1개 사드 포대를 배치했다. 즉 남은 1개 사드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면 미국 병력 여력은 없는 것이다. 미군이 9개의 사드 포대를 보유해서 3개를 해외에 배치하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해외 지역에 사드가 필요한 곳도 많다. 즉 한국은 2번째 사드 포대를 구매하는 결정을 반드시 내려야 한다. 



Q: 역으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지 않았다면 이는 미군과 한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베넷: 미국은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 병력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만약 한국이 미군이 자국의 부대를 보호할 무기 배치를 거부했다면 미군은 한국과의 동맹 관계를 재검토 했을 것이다. 또한 사드가 보호했을 2천~2천 5백만 명의 한국 시민들은 생각하면 한국 정부가 자국 시민들을 보호하는데 관심이 없단 생각이 들어 의아했을 것이다. 



Q: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 후 동북아 정세는 어떻게 변할까?


베넷: 이는 정말 중국에 달려있다. 이건 들은 이야긴데 중국이 초반 한국 내 사드 배치 가능성을 들었을 때  사드의 능력을 잘못 이해했다고 하더라. 그런 오해를 한 상황에서 사드에 대한 중대한 문제 제기를 했던 거고. 그들은 이제 창피함을 인정하지 않고선 이런 입장을 되돌릴 수 없다. 현실은 사드는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국이 보유한 중국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보다 사드는 훨씬 덜 위협적이다. 중국은 그런 크루즈 미사일에 대해선 불만을 표하고 있지 않다. 중국이 사드가 자신의 이익에 위협이 아닌 것을 깨닫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Q: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발이 정당한가? 


베넷: 절대 그렇지 않다. 군사적으로 봤을 때 전혀 상식적으로 많지 않다. 



Q: 당신은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해서 한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대책을 강요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중국의 입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베넷: 중국은 (초)강대국(GREAT POWER)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중국은 강대국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중국은 자국에 안보 문제만 걱정할 뿐 지역의 안보 문제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난 1월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했을 때 중국은 북한을 비난하는 것 외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핵 위협은 계속 증가할 것이며 이것이 한국과 일본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강대국들은 지역 안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하지만 중국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중국 리더들은 이 차이를 알만큼 충분히 똑똑하다. 난 정말로 중국이 책임감 있고 성숙한 강대국이 되길 바란다. 동아시아에 지역 안보 유지에 도움이 되는 그런 강대국 말이다. 



Q: 최근 중국은 북한 제재에 동참할 의지를 보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중국의 행동이 영속적인 외교적 자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가?


베넷: 물론 중국이 정말로 북한 제재에 지속해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아있다. 내가 놀랐던 것은 3월 초 유엔안보리에서 통과한 북한 제재안에도 불구하고 3월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이 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제재를 적용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4월과 5월 통계를 보면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내가 기대했던 것 가까이도 미치지 못하며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만큼도 아니다. 그렇기에 우린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계속해 지켜봐야 한다. 



Q: 이번 사드 배치로 한국이 6자 회담에서 북핵 협상을 할 때 중국과 미국의 협력을 얻기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베넷: 난 6자 회담에 회의적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1992년 그들이 핵무기를 없앨 것이라 동의했을 때도 그들은 자신이 서명한 약속을 어겼다. 미국엔 이런 말이 있다. “나를 한번 속이면, 네가 나쁜놈이고, 두 번 속으면 내가 병신이라고” 정말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Q: 우리 독자 중에 일부는 “오 베넷 교수님은 객관적일 수 없어. 그는 미국인이고, 그가 속한 곳은 미군 싱크탱크니까!”라고 말할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베넷: 우선 내가 속한 기관에 대해 먼저 말하겠다. 랜드는 비당파적이다. 우리는 어떠한 정당이나 조직도 지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조직과 미국 정부에 객관적인 분석을 전달한다. 이는 외국 정부와, 미국인도 마찬가지다. 난 미국인과 한국인들에게 객관적인 분석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 의견이 그렇게 이해됐으면 좋겠다. 



Q: 당신의 트위터를 보니까 “만약 김정은이 통제를 잃는다면 아버지를 따라 중국을 포함한 주변 이웃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더라.


베넷: 1993년 첫 북핵 위기가 일어났을 때 김일성은 군부를 모아놓고 북핵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미군과의 전쟁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전쟁에서 진다면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말했고, 그때 김정일은 이렇게 말했다고 알려진다. “지구를 없애야죠. 북한 없는 지구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2008년 포린 폴리시 가을호). 김정일이 지구를 없앤다고 했을 때 중국을 배제하지 않았다. 난 여러 탈북자를 통해 이것이 신빙성 있는 이야기며, 현재 북핵 전략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끝]



아래는 부르스 박사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보내온 추가 코멘트다.



난 한국 정부가 사드에 관해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약 천여 개의 탄도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은 한국을 향한 것이다. 북한은 정기적으로 한국에게 이 미사일을 사용해 공격할 것이라 위협한다. 이 미사일 중 일부는 핵무기를 나를 가능성도 있다.



책임 있는 정부의 역할 중 하나는 적대적 위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수년 동안 한국은 북한과 협상을 통해, 중국의 도움을 요청하며 이런 목적을 이루려 했다. 한국은 중국이 강대국이 되면, 강대국의 지위를 이용해 북한 핵 무기 개발을 멈춰줄 것이라 희망했었다. 



미국이 그런 강대국의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1970년대 한국의 핵 개발을 막았을 때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용인했고 한국 정부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물리적 방어책을 마련토록 강요했다. 만약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미사일과 핵무기 위협을 없앨 수 있다면 한국인 자신의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사드가 불필요할 거시다. 



하지만 그 전까지 사드 방어 체계는 북한의 매우 치명적인 위협으로부터 한국인을 방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어 무기 체계다. 북한이 10~20개 정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핵 무기가 북한 탄도 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한다면 한국인 수십만 명이 죽을 수 있다. 북한의 위협에 비하면 최근 테러리스트의 위협은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도 한국과 비슷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그래서 중국도 북한의 탄도탄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HQ-9 방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국이 자신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버리지 않는다면 중국은 한국에게 북한의 위협으로 스스로를 방어하지 말라는 요청을 그만두어야만 한다. 사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고마워해야 한다. 사드로 한국에 사는 1백만 명의 중국인(한국 인구의 약 2%)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에 배치될 사드 포대의 미사일만으로는 북한의 탄도탄 위협을 방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한국은 보다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를 확충해야 한다. 거기엔 사드와 한국 해군 KDX-III에 들어가는 SM-6가 포함되어야 한다.



북한의 지속된 탄도탄과 핵실험과 이를 계속 생산하는 행태는 한국이 현재 계획된 미사일 방어 체계를 증가토록 만들 것이다. 만약 중국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면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시험을 저지하도록 더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은 사드나 다른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하는 것이 한국이 다른 국가에 공격적인 모습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무행동(inaction)에 대항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번 사드 배치는 북한과 중국에게,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은 중국과 북한이 좋아하지 않는 한국의 반응을 야기할 것이란 걸 명심케 할 것이다.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이 북한에게 이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 보다 책임있는  강대국이 될 수 있도록 요청하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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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 아베 총리 -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담화 전문 분석 




신조 아베 일본 총리가 내달 자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저명 경제학자를 초대하고 있다. 16일엔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를 22일엔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를 초대했다. 이들에게 아베가 묻는 것은 일본 경제의 활성화 방안. 

*크루그먼 교수는 작년 프린스턴대에서 뉴욕시립대로 자리를 옮겼다. 소득불평등과 분배 정의를 연구하는데 뉴욕시립대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



케인지언으로 분류되는 두 노벨경제학 수상자는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 연기를 요청했다. 2% 인플레이션 달성과 수요 창출을 위해 적극적 재정 정책도 주문했다. 일부 일본 언론에선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학자만을 불러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설령 담화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해도(개인적으로 정치인의 모든 행동은 정치적이라 생각지만)

폴 크루그먼 교수와 아베 총리 담화 영문 전문을 구해 읽어보니 두 사람의 대화 속엔 배울 점이 많았다. 

그리스와 유로화에 갇혀버린 유럽, 갈피를 못잡는 중국, 마비된 국회에 발이 묶인 미국에 대한 크루그먼의 논평은 일리가 있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아베 총리의 질문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두 사람의 담화는 일본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담화 주요 내용을 번역했다. (아베 총리와 크루그먼의 담화와 크루그먼의 모두발언 전문을 번역했고, 기타 각료의 질문과 크루그먼의 답변은 번역지 않았다)



아베 총리(이하 아베): "2년 전 크루그먼 교수님을 뵈었을 때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교수님께선 디플레이션 탈출이 일본 경제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 말씀하셨죠. 그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은 확장 재정정책(이하 재정정책)을 고려했고 일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에겐 국가 부채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구로다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현재 일본 재무부 10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은 마이너스인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금 상황을 이용해 재정정책을 펼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크루그먼 교수(이하 크루그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채를 고려하더라도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이죠. 첫째로 재정정책은 통화 정책과 함께 디플레이션 탈출을 도와주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둘째로 현재 일본 국채의 이자율은 매우 낮습니다. 지출에 대한 수요는 있는 상태고요. 마지막으론 부채에 관한 걱정인데요. 물론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자국 돈을 재정정책에 투입하는 선진국이 재정 위기를 겪을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2000년대 부터 일본 국채의 부정적 전망에 배팅을 걸었던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았죠. 일본 시장은 견고합니다. 일본이 그리스처럼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말해보라고 하십시오. 일본에겐 엔화가 있습니다. 아마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일 텐데, 그건 오히려 지금 일본 경제에 좋은 일 아닙니까. 이는 걱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재정 건정성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도 현재 디플레이션 혹은 낮은 인플레이션의 문제로 일본의 실질 이자율을 너무 높다는 점과 이를 벗어날 방법은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2%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기에 앞으로 2~3년 간의 정부 재정 건전성보다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문제가 더 시급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재정 건전성을 고민할 때가 아닙니다.



아베: 2014년 일본의 소비세가 5%에서 8%로 올랐습니다. 그 후에 소비가 매우 줄었고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지금 일본은 내년 소비세 인상을 고려 중인데, 유럽의 경우 소비세 인상의 영향이 일본처럼 크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것일까요? 일본이 지난 20년간 디플레이션을 겪었고, 아직도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크루그먼: 저도 왜 소비세 인상이 이렇게나 일본 경제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신이 서진 않습니다. 아마 대중들에게 이젠 '확장 정책이 끝났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저도 이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수요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를 꼽자면 인구 구조 때문입니다. 생산가능인구가 매년 1%이상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도 이제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베: 유럽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유럽엔 비관적인 전망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유럽연합, 유로화 때문에 그리스 문제가 생겼단 것이죠.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정책 가용성의 한계가 있구요. 일부 사람들은 그리스 문제가 유럽 내에서 지속될 것이라 말하더군요. 어떻게 보시나요?



크루그먼: (그리스 사태)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유로화가 유럽의 발을 묶고 있습니다. 그리스뿐 아니라 경제 규모가 훨씬 더 큰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는 재정정책을 사용할 여력이 있습니다. 유로화만 아니라면 별 문제가 될 것도 없는데 유로화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정책이 많지 않고 움직일 공간이 없습니다. 제 생각엔 아직 가능은 하지만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만약 프랑스가 자국 통화를 갖고있다면 무조건 재정정책을 펼쳤을 겁니다. 프랑스는 독일보다 아주 조금만 더 높은 이자를 내면 돈을 빌릴 수 있는 나라지만 유로화 때문에 못하고 있는 것이죠. 유럽의 문제는 유로화뿐이 아닙니다. 지금 유럽의 경제 문제는 솅겐 조약을 위태롭게 하는 난민 위기로 뒷전에 밀려 있습니다. 유럽프로젝트의 불완성, 즉 이들은 통합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지만 이를 운용할 기관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효과적인 정책을 펼치는 사람인 마리오 드라기 유럽은행 총재를 지지하는 유럽 국가는 없습니다. 또 다른 큰 문제는 영국이 몇달 안에 유럽연합을 떠날 가능성이 높단 것입니다. 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부추길 것이고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G7 국가 중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명확히 아는 나라는 일본과 캐나다 정도라고 봅니다. 미국은 백악관엔 정말 뛰어난 지도자가 있지만 엉망(crazy)인 국회 때문에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베:오프 더 레코드입니다만, 독일은 다른 나라들보다 재정적 여유가 있습니다. 독일을 방문할 계획인데이때 독일에게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주문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조언이 있으신지요?



크루그먼: 현재 메르켈 총리는 다른 산적한 문제에 경제를 고민할 여유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 헤쳐왔지만, 현재 독일에게 산적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긴 불가능에 가깝죠. (이전 다른 청중의 질문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재정정책과 관련해 독일은 완전히 다른 지적 세계에 살고 있어 재정정책 도입을 설득하기어렵다고 답변). 그럼에도 재정정책 도입의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말씀 드리자면 친환경 산업이라고 봅니다.최근 맺어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아베: 물론입니다. 친환경 산업도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중요한 부문입니다. 말씀하신 내용도 메르켈 총리와 논의하겠습니다. 음, 난민과 관련해서 말이죠, 난민을 위해 집을 짓고 교육 시설을 건설하는 지출들도 재정정책의 일환으로 효과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크루그먼: 물론 그것 역시 재정투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비용을 계산해보면 그 규모가 그리 크진 않습니다. 사회 내의 두려움으로 난민 문제가 엄청난 긴장을 유발했지만, 난민을 위한 재정 지출이 큰 규모는 아닙니다. 물론 아주 작은 것도 아니지만 말이죠.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이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 국가에 부과된 재정적자 감축 목표(재정 적자는 예산의 3%로 제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순간적으론 유럽의 긴축이 끝나겠구나란 생각에 신이날 순 있겠지만, 이를 확장재정의 중요한 출발점이라 보기엔 그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만약 전쟁과 유사한 수준의 재정 지출 규모를 찾고 있다면 말이죠. 난민 문제가 엄청난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낳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비용은 생각보디 크지 않습니다. 

 



담화에 앞서 폴 크루그먼의 모두발언 번역 


"(세계 경제에 있어) 네 가지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첫째로 지금 세계 경제 전반이 위축돼 있습니다. 많은 면에서 세계는 모두 일본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두번째로 세계 경제는 매우 밀접히 연결돼 있단 것입니다. 자본의 흐름으로 기존 경제학의 가정보다 세계 경제는 더 밀접히 연결돼 있습니다. 셋째로 지금 일본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으로 대담하고 새로운 통화 정책을 통해서도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넷째로 통화 정책은 다른 다양한 정책들, 특히 재정 정책의 도움을 얻어야 한단 사실입니다.



지금 유로존 경제는 1998~1999년의 일본과 근본적으로 유사합니다. 노동가능인구가 줄어들고, 기술의 발전은 경제를 성장시키기에 충분치 않으며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비록 유럽중앙은행이 매우 똑똑하고 유능한 마리오 드라기 총재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도 좋아 보이지만 생산량이 충분치 못하며 인플레이션도 아직 2% 이하이며 임금도 정체된 상황입니다. 이머징 마켓, 특히 중국은 큰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과거와 같은 고투자 성장 정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모습입니다.



세계 경제는 매우 긴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록 주요국의 수출 비율은 GDP의 작은 수준에 불과하지만, 세계 경제의 약세가 지속된다면 조금이라도 경제가 성장하는 나라에 자본이 몰려들 것입니다. 이 현상은

그 나라의 통화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며, 결국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달러와 엔화의 가치가 오른 것입니다. 중국 경제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현재의 약세가 계속된다면 중국의 막대한 외한보유고가 무한대가 아니기에 중국 중앙은행이 지탱하고 있는 위안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며 이는 다른 나라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가할 것입니다. 



현재 많은 국가가 통화 정책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마비된 정치 때문에 재정 정책을 사용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린 통화정책의 한계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며 유럽에선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잦아들고 있습니다.



재정정책. 지난 7년간 우리가 확인한 사실은 아직까지 재정정책이 그리고 특히 현재의 상황에선 효과적이란 것입니다. 세계 경제는 재정정책을 필요로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부채, 정치적 갈등, 국경에 따라 나뉜 유럽 국가들, 미국의 마비된 정치가 재정 정책을 가용치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재정 수요보다 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거론하는 것은 잘못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 소비세 인상을 반대합니다.



제가 아직 구조개혁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셨을 겁니다. 그건 구조개혁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수요를 증진시키는데 있어 구조개혁이 당장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몇몇 구조개혁은 민간 투자 증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아닙니다. 아베노믹스의 하나인 노동참여율증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제가 걱정하는 것은 구조개혁을 외치는 것이 지금 당장 필요한 수요 증대 정책을 미루는 핑계로 사용될 수 있단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세계 경제의 위험을 예상키 어렵단 것입니다. 제가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모든 것이 예상대로 잘 흘러가 수요가 증대되고 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회복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제가 묘사하는 것보다 세계 경제가 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추락할 수도 혹은 저의 비관적 전망보다 수요가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경제가 회복된다면 옐런, 드라기, 구로다 총재에겐 이 상황에 대처할 수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우리는 아주 심각한 문제에 처할 것이며 마땅히 대처할 방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은 확장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봅니다. 세계 주요국이 최대한 협조해서 말이죠. G7 국가가 모두 동의하면 좋겠지만 현실상 이에 동의할 국가는 일본과 캐나다 정도입니다. 일본이라도 이 방향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디플레이션을 탈출하는 것이며 나머진 그 후에 생각해도 된다고 봅니다.


담화 영어 전문 링크 

https://www.gc.cuny.edu/CUNY_GC/media/LISCenter/pkrugman/Meeting-minutes-Krugma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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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나라를 지옥이라 부르며 탈출길을 모색하는 한국 청년들 (by The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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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파이필드(@annafifield) 기자



서울 도심가의 건물에서 한 근로자가 야근을 하고 있다. 촬영: Jun Michael Park(@JunMichaelPark )/For The Washington Post)



화려한 불빛, 신나는 케이팝, 유비쿼터스한 기술에 속지 마라. 한국 청년들은 이곳을 생지옥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20~30대 청년들은 한국을 이렇게 정의한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은 명문대에 가고 화려한 직장을 얻지만,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은 사회보장도 해주지 않는 저임금 직장에서 장시간 일해야 하는 나라. 



그런 한국을 위한 특별한 말도 있다. 바로 헬조선. 지금의 한국 사회가 과거 유교적 계급제와 봉건 제도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던 500년 역사의 조선 왕조를 떠올리게 한다며 생겨난 신조어다.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아 기르는 제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워요. 우리 세대에겐 답도, 미래도 없습니다” 방송작가 황민주(26)씨의 말이다.



민주씨는 여행 가방에 짐을 싸서 월요일에 출근해 목요일 밤이 돼서야 집에 돌아오곤 한다. 사무실에서 먹고, 씻고, 2단 침대에서 자는 생활을 반복하며 말이다. 민주씨는 “저녁 9시에 일이 끝나면, 그날은 일찍 끝나는 편이에요”라고 말했다.



민주씨의 수입은 일정치 않다. 프로그램이 방영되지 않으면 아예 돈을 받지 못한다. 계약서도 없는 그녀는 잠자리에 들 때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든다고 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라도 버틸 수 있는 건 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이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 한국은 정말 살기 좋은 나라에요. 하지만 없다면…” 민주씨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왼쪽 사진) 김현민씨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일했었다. “국회의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해고당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성이라곤 전혀 없는 일이었죠.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국회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아 언젠간 출마하고 싶습니다”

촬영:: Jun Michael Park/For The Washington Post


(오른쪽 사진) 황민주(26)씨는 방송 작가다. “잠이 들 때면 내일도 일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어요. 프로듀서의 문자 하나로 해고당할 수 있는 처치죠. 제 프로그램이 방영되지 않으면 돈도 받지 못하구요. 부모님과 함께 사는 덕에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촬영:: Jun Michael Park/For The Washington Post



민주씨 세대의 많은 한국 청년들은 이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들의 부모님 세대는 1960~70년대 한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 시기와 함께했고 1980년대에 찾아온 민주주의를 경험했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 뒤에 태어난 세대들은 성장의 역풍을 맞이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높은 임금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재벌 아래서 허덕이며 살아가는 나머지 사람들처럼 말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직장과, 집, 희망을 잃었다. 특히 한국인들에겐 위기의 여파가 과거 창창하던 산업화 시기와 비교되며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한국 경제는 주춤거리고 있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2.6%로 떨어졌고 안정성과 사회보장 혜택이 없는 비정규직이 늘어났다. 이런 경향은 이제 막 첫 직장을 구하는 청년들에게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통계청은 작년 취업한 청년 중 2/3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재벌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유수 재벌인 삼성, 현대 두산 역시 직원을 해고하거나 조기 퇴직을 권유하고 있다.



목요일 밤, 환한 불빛이 켜진 서울 도심의 건물에서 직장인들이 야근을 하고 있다. 촬영:: Jun Michael Park/For The Washington Post



이런 암울함 속에서 점점 더 많은 한국 청년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SNS에 토로하고 있다



5천명이 넘는 사람‘헬조선’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고 ‘헬 코리아’란 웹사이트엔 한국의 끔찍한 일상을 묘사하는 그래픽 자료들이 매일같이 올라온다. 고된 노동, 높은 자살율, 심지어는 비싼 과자 가격 같은 것까지 말이다.



많은 온라인 포럼에선 한국 탈출을 위한 조언이 이어진다. 어떤 이들은 미국 시민권을 받는데 유리한 미군 입대를 도와주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유망하다는 용접공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런 현상은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호주로 이민간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장강명 소설가의 ‘한국이 싫어서’는 작년 한국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경향신문에 실린 손아람 작가의 망국 선언문 큰 화제를 모았다.



“만약 제 삶이 이대로 이어진다면, 제게 미래라 말할 것이 없습니다" 법학 공부을 하다 알바노조에서 일하기 위해 휴학 한 이가현(22)씨의 말이다. 가현씨는 “한국에서 파트타임이란 뜻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풀타임으로 일한다는 뜻입니다”라고 말했다.



가현씨는 대학을 다닐 때 공부를 하며 맥도날드와 빵집 프랜차이즈에서 주5일간 매일 6시간을 일했다. 좁아 터진 월세방은 매달 그녀의 한달 수입 중 절반인 54만원을 가져갔다. 



가현씨는 “노동 전문 변호사가 되어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루 14시간 근무가 일상인 이곳에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졌다고 더 행복한 것도 아니다. 2012년 좌파 성향의 한 정치인은 “저녁이 있는 삶”이란 구호로 대선에 출마했었다.





장한슬(21)씨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있다. “아주 어릴 땐 독일에서 살았어요. 부모님이 유학을 하고 계셨거든요. 한국이 민주화된 후 부모님과 함께 이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중산층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미래에도 부모님만큼 살 수 있을진 잘 모르겠습니다” 촬영:: Jun Michael Park/For The Washington Post



인터뷰가 공개되면 회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성만 밝힌 송모(34)씨는 작년, 아내가 딸을 출산해 퇴직한 후 대기업에서 작은 회사로 이직했다. 그는 전 직장에서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 다음 날 새벽 1시에 퇴근했다고 말했다. “제 상사는 항상 이렇게 말했죠. 회사가 우선이고 다음이 가정이다”  



무엇보다도 한국 청년들을 답답하게 하는 건 그들의 부모님이다. 성실히 일해 코리안 드림을 성취한 부모님의 해답은 더 많은 노력을 하라는 것뿐이다.



“부모님은 제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세요” 환경단체에서 일했고 지금은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 페이스북 그룹 운영자인 여정훈(31)씨의 말이다. “한번은 회사 회의에서 상사가 제게 ‘너는 이 직업과 안 맞는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말이죠. 굴욕적이었지만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순 없었어요. 출구가 없는 지옥 같았습니다”




*원 저자인 아나 파이필드 기자의 허락을 받고 기사 전문을 번역해 공유합니다. 번역자:박태인(@tellyoumore)

외신번역프로젝트:www.facebook.com/translation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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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5

이창래 프린스턴대 교수의 장편 소설 '척하는 삶'(1999)은 한국계 일본인 군의관의 시선으로 전쟁 속에 놓인 조선인 위안부 문제를 다룬다. 책을 펼치며 참상 속에 놓인 군의관의 헐떡거림이나, 일본군에게 참혹히 범해진 위안부 소녀의 절규를 맞이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작가는 미국 작은 시골 마을에서 백인 이웃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가는 일본인 노인 닥터 히타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 히타는 전쟁의 기억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전 일본인 군의관 고로의 두 번째 이름이다.



조선인 위안부 문제를 서구 사회 수면 위로 끌어올린,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영문 소설 '척하는 삶'의 내용 대부분은 평범한 노인 히타의 삶으로 채워져 있다. 



조그마한 의료용품 가게를 운영하며 두루두루 존경받는 현자 같은 노인. 히타는 자신이 전쟁과 위안부의 참상을 목격하지도 않은 양, 서양 소설에 등장하는 하나의 평범한 인물인 '척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랬기에 그를 존경하는 이웃 주민은 왜 히타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한국인 여자아이를 입양했고 왜 번번이 사랑에 실패하는지 알지 못한다. 전쟁의 죄책감이 강박을 낳고 결국 그 강박이 딸과의 불화로 이어지는 필연적 운명에 대해서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이웃들은 모든 이유가 히타 안에 있음에도 자신들이 규정한 히타를 벗어난 모든 것의 원인을 히타 밖에서 찾는다. 전지적 시점의 관점이란 특권을 누린 독자만이, 책 후반부에 드러난 고로로서 히타의 기억을 경험하고 전쟁과 위안부란 비일상적 경험이 한 인간에게 미친 영속적인 영향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을 떠올린 건, 최근 논란이 된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책 '제국의 위안부' 때문이다. 박 교수는 책에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위안부의 이미지, 즉 수요집회에 참여하는 투사로서의 할머니와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소녀의 모습이 전쟁 당시 실제 위안부와는 많이 달랐다고 주장해 한국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박 교수의 주장을 따라가면 당시 조선인 위안부의 평균적 나이는 20세가 넘었고 10세 소녀들은 예외적인 경우였다. 일본군에 납치당한 위안부는 소수에 불과했다. 



위안부 대부분은 조선인 포주와 인신매매단이 납치한 저소득층 여성들이다. 박 교수는 일본군이 위안부의 근본적인 수요를 초래했고 용인했기에 사죄의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부장적 사회를 굳건히 유지하며 여성의 영속적 저계급을 초래한 조선 사회와, 자국 여성을 수익 수단으로 간주한 채 일본에 협력한 조선의 협력자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가한다.



박 교수는 일본군을 악마화 하고 위안부를 주체성 없는 완벽한 수동적 피해자로 묘사하는 것은, 위안부에 동참한 조선의 수많은 매춘업자와 그녀들을 지켜내지 못한 가부장적 사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란 입장을 피력한다. 



또한 이는, 제국주의적 모순, 1965년 한,일 협정에서 식민지 사죄를 요구하지 못한 냉전 체제 속 한국 정부의 한계를 덮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국가주의적 발상이라 말한다. 박 교수는 이것이 위안부를 위안부 그 자체로 이해할 수 없게 만들어 역설적으로 생존했든 혹은 이미 숨을 거둔 위안부 할머니를 억압하고 있단 논지를 펼친다.



박 교수는 또한, 전쟁 당시 조선인 위안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기존 시각관 판이한 견해를 제시하며 또 다른 논란도 촉발한다. 조선인 여성이 일본 제국주의란 "보조적인 강제성"에 희생자라 말하면서도 조선인 위안부는 일본이 침략한 타국 여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를 누렸고 전쟁의 폭격 속에서 일본군과 함께 숨을 거둔 '제국의 위안부'란 것이다.  



박 교수는 "전쟁터에서 강간의 대상이 된 '적의 여자'와 위안부는 군과의 관계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였다"고 말한다.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이 승전을 거뒀던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지역 여성들과 달리 "두 번째 일본인"의 지위를 누렸다고 주장한다



책에선 일본 식민지의 일원으로서 전쟁에 참여했고 일본 군인과 사랑에 빠지거나, 그들을 전쟁의 동지로 생각했거나, 그들에게 정신적 위안을 제공했거나, 일본군 병사를 동정하는 위안부들의 목소리들도 담담히 적어 내려간다

  


이런 주장 역시 한국 사회가 위안부를 기억하는 방식과 완연히 배치된다. 위안부란 단어 앞에 '제국의'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권력자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작년 6월 박 교수는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할머니 아홉 명에게 고소를 당한다. 당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형사 고소, 2억 7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접근 금지와 <제국의 위안부>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8개월 후 법원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원고 측 주장 일부를 받아들여 원고 측에서 수정 신청한 53곳 중 34곳을 삭제하지 않고는 <제국의 위안부> 출간을 금지했다.



접근 금지 요청은 기각됐으며 민사 소송은 16일 1심 재판이 끝났고, 형사 소송은 검찰이 지난달 18일 박 교수를 기소해 1월 중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법원 판결 후 재출간된 <제국의 위안부> 2판엔 34곳에서 문맥과 문맥을 잘라 놓는 여과 없는 숨김표(O)가 등장한다. 



박 교수는 법원의 삭제 명령이 반영된 '제국의 위안부' 2판을 내놓으며 '제국의 위안부'란 표현이 조선인 위안부를 제국주의의 협력자나 친일파로 묘사하려는 뜻이 아니었음을 밝힌다. 



위안부의 근원적 수요를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일본이라는 고유명에 대한 집착은 국가와 남성과 지배층 일반의 책임" 추궁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책임의 물타기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우리 안의 위안부는 그저 가녀린 소녀 아니면 노구를 이끌고 투쟁하는 투사일 뿐"이며 "그건 그녀들 자신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원한 위안부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이런 식민지의 모순을 이해해야만 위안부의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단 것이 그 요지다



이어, 조선인 위안부에 대한 현재의 '부정확한 이해'는 위안부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일본 우익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했던 지한파마저도 돌아서게 했다는 주장을 덧붙인다. 



박 교수의 주장처럼 이런 다층적 이해는 꼬일 대로 꼬여버린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박 교수가 말하듯이 위안부에 대한 총체적 책임이 결국 그 수요를 창출한 일본군 제국주의에 있다면, 그들에게 협력한 조선의 협력자들을 단죄하는 것은 오히려 총체적 책임자인 일본군에게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하진 않을까.

 


'척하는 삶'에서 고로(히타)는 싱가포르 일본 군기지로 끌려온 조선인 위안부 여성의 건강 관리를 맡았다. 고로는 그중 유별나게 아름답고 고귀해 보인 끝애라는 조선인 여성을 사랑했다. 넷째이자 막내 여자 아이로 태어나 부여 받은 '끝애'란 성의 없는 이름. 박 교수가 위안부의 요인으로 지적한 조선의 가부장적 사회 구조가 드러난단 측면에서 소설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고로는 끝애를 구해내지 못한다. 끝애는 자살을 원했다. 고로는 억지로 그녀를 구해내려 했다. 하지만 실패한다. 일본군 장교와 병사는 끝애를 윤간한 후 그녀가 자살하기 전 살해한다. 끝애는 고로를 착한 일본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죽여 달라고 했다. 그런 고로는 끝애와 서양 소설에 등장하는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싶었다.    



결국 고로는 히타로 이름을 바꾸고 미국 시골 마을에 정착한다. 사죄의 의미였을까. 평생을 결혼하지 않은 그였지만 고로는 한국인 소녀를 입양해 열심히 키운다. 불화로 두 부녀는 갈라서지만 소설 말미에서 작가는 두 사람 사이에 화해의 기운을 살짝이나마 드러낸다. 



'제국의 위안부'는 박 교수를 비난하는 이들의 주장과 달리 조선인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표현치 않았다. 그렇다고 위안부의 이미지를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간 소녀로서 한정치도 않는다. 



일본군과 위안부가 "국민동원이라는 국가 시스템 속에서 함께 움직여진 장기말,한 마리의 개미들"이란 화두를 던지지만 "위안부가 군인과의 관계에서 희생자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정한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위안부 속에는 한국과 조선이 기억하길 원치 않았던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것이 '동지적 관계'든 '전우로서의 관계'든 연인으로서의 관계'든 말이다. 



그녀는 위안부 문제에 감정을 가진 한국과 일본 독자에게 1인칭 관점을 넘어 전지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조선인 위안부의 다층적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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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과거로부터 어떤 본질적인 것을 배울 수 있는가. 인간은 역사로부터 일말의 통찰을 얻을 수 있는가.

인간은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 편이다. 무인자동차가 도로를 누비고 하늘에 미사 분자를 입사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시대. 새로 출시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신기술이 무려 14개나 탑재된 그 '새로운 시대'에 인간의 정체(停滯)를 더욱 실감한다. 히틀러를 추동하던 나치가 트럼프에 열광하는 이반젤리컬(evangelical)로 갈음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신기술이 초래할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의 출현은 인간의 본질과 무관하다 생각한다.





로버트 쉴러의 <비이성적 과열>은 시장의 거품과 붕괴를 다룬 책이다. 그는 2000년 미국 닷컴 버블의 붕괴와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측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그의 책을 읽고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 쉴러는 이 책에서 시장의 투기적 광풍을 조성하는 건 합리적 경제학으론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의 '펀더멘털'이라 말한다. 그는 인간이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웠다는 인식 그 자체가 비이성적 과열의 중요한 요소라 지적한다. 



"사람들이 어떤 본질적인 사실을 배웠거나 배우고 있는 중이라 추론해선 안 된다. 대중들이 어떠한 사실을 막 배웠다는 인식은 가격 상승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자극하며 주택가격의 커다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인간이 과거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웠다. 그래서 더 똑똑해졌다. 시장 가격은 현명해진 시장 참여자들 덕에 효율적으로 변했다. 현재의 가격이 과거보다 높은 것은, 인간의 무지함이 초래했던 비효율성 때문이었다. 즉 지금의 가격은 정당하다. 쉴러는 이 논리 구조가 투기적 열풍을 초래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대중이 "가장 기본적인 사실도 배우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쉴러는 인간을 합리적인 주체라 생각지 않는다. 행동경제학 혹은 행태재무학이라 불리는 그의 연구에서 인간의 시장 참여를 촉발하는 것은 '야성적 충동'이라 가정한다.





그런 가정 속에서 쉴러는 인간의 합리성에 반기를 드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때 시장의 낙관을 확신하던 이들이, 하락장에선 그 낙관을 비관으로 대체하는 모습. 거품이 낀 투기적 광풍은 인간의 희망적 사고가 만들어낸 집단적 합의일뿐이란 사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시장에 합리적 분석에 근거한 것이 아닌 주식 시장의 내림세가 유도한 자본의 이동이란 그 단순함. 



쉴러는 1800년대부터 축적된 경제 자료와 다양한 심리학적 연구를 제시하며 인간을 합리적 주체라 가정한 경제학이 인간을 과대평가 했다고 지적한다. 그에게 있어 시장의 거품은 다단계 사기에 불과하며, 인간의 행동은 현상이 닥치기 전엔 예측이 불가하고 "비이성적 과열과 비이성적 비관론으로부터 사회를 온전히 보호하긴 불가능하다"란 견해를 내놓는다. 



1871년-현재까지 미국 주식 시장 가격 변화와 S&P 500 기업 수익률 



1871년-현재까지 쉴러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RATIO)



단, 책 말미에서 짧게나마 과열의 열풍을 제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자신이 2000년 3월 닷컴 버블이 최고점을 찍던 순간 이 책의 초판을 출간했듯 전문가들의 용기 있는 제언이 필요하다는 점. 개인 투자자는 저축을 늘리고 투자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유연화를 통해 시장의 신용경색과 경착륙을 예방하고 정부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사회보장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피터 브뤼겔의 작품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니, The Blind leading the Blind>


'거품 감별사'로 유명한 그지만 사실 그의 연구 초점은 거품의 붕괴 예측이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 거품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예측 불가능한 시기에 언젠간 끝나게 될" 거품의 무리 짓기에 참여하는 인간의 행태였다. 그는 이를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형국"이라 설명한다. 



거품의 촉발 요인은 다양하나 거품이 꺼지는 이유는 단선적이다. 무엇이든 영원할 수 없다는 것. 다단계 사기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은 영원히 투자자를 구할 수 없어서다. 주식이 폭락하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건 영원한 수요란 없기 때문이다. 거품의 필연적인 종말을 알기에 쉴러는 그 구렁텅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인간에 집중했다. 무엇이든 영원할 수 없으나 인간의 무지만은 영원하다는 그 사실에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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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독일인은 선택을 요구받는다.



"여러분의 조국이 볼셰비키에게 넘어가길 원한다면 공산주의자에게 투표하세요. 여러분이 자유로운 독일인으로 남길 원한다면 나치에게 투표하세요"



나치의 선거 표어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7년 전 독일은 히틀러를 택했다. 공산주의를 반대했다. 강요라 생각지 않았다. 극단적인 것은 급진적인 것으로 대체돼야 한다 생각했다. 정치를 환멸했다. 



사회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하려 했고 나치는 지배하려 했다. 독일인은 지배받길 택했다. 나치는 독일 대중이 지지한 대중운동이었다. 



1932년 독일 선거 당시 모습.



미국 정치학자 알렉산더 해밀턴은 대중을 "거대한 야수"라 일컫는다. 이 거대한 야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멀스멀 길들었다. 전쟁을 일으켰다. 유대인을 학살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유대계 미국인 기자 밀턴 마이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전한 지 10년이 지난 1955년, 전직 나치

남성 당원 10명을 인터뷰한 저작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를 출간한다. 지인의 도움으로 독일 소도시에서 1년간 머무르며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히지 않은 채 재단사, 경찰, 은행원, 교사 등 평범한 직업을 지닌 독일인을 만났다. 마이어는 자신의 동족을 학살한 나치란 악의 근본을 찾으려 했고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나치즘이 단순히 무기력한 수백만 명 위에 군림하는 악마적인 소수 독재가 아니라 오히려 대중운동이란 사실을 난생처음으로 깨달았다. 적극적인 기쁨의 함성과 외침을 곁들여 가면서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들(독일인)은 나치즘을 원했다. 그들은 나치즘을 가졌다. 그들은 나치즘을 좋아했다"



한나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평범성'이 떠오른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아이히만의 공개 재판을 지켜본 건 이로부터 6년 후인 1961년이다. 밀턴 마이어는 당시 나치의 본질에 가장 근접해 있었다. 그의 책은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고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밀턴 마이어는 '악의 평범성'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면서 한계다. 그는 악의 평범성에 집중하기보단 나치즘이 독일 사회로 스며든 과정을 추적하며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문제는 그것이 독일에만 머물렀다는 데 있다. 



마이어는 나치즘의 탄생을 악의 점진성과 익숙함, 그리고 습관화로 설명한다. 그는 만약 히틀러가 1932년부터 유대인을 학살했다면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 말한다. 조금씩 그러나 빠른 속도로 국가주의와 반유대주의를 표출한 히틀러의 사상에 독일 사회가 젖어버려 1943년 전쟁을 수행하던 독일인은 수백만 명의 유대인 학살을 묵인하거나 지지했다. 그가 인용한 동료 독일 언어학자의 이야길 들어보자.



"여기서 벌어진 일이란 국민이 점차 조금씩, 조금씩 습관화되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조치에 의해 통치되는 일에 습관화되고 비밀리에 내려진 결정을 받아들이는 일에 습관화되는 것이었습니다. 1943년 유대인 가스 학살이 1933년 비유대인 상점에 독일인 사업체란 표지를 붙인 직후 일어났다면 모두가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어요. 이 두 가지 사건 속에는 수백 가지에 달하는 단계가 거쳐 갔는데 그중 일부는 차마 인식이 불가능할 정도로 은근했고, 그 각각은 당신이 그 다음번 단계에 깜짝 놀라지 않도록 준비시키는 역할을 담당했죠"





나치는 대중운동이었다. 대중이 자신의 가치체계가 흔들리는 '충격'을 맞는다면 히틀러라도 봉기를 맞기 마련이다. 130명이 살해된 11.13 파리 테러 후 프랑스인의 국기 소비와 군대 지원이 갑작스레 증가한 것처럼, 악이 돌연 다가온다면 대중은 자각하며 연대하고 맞선다. 하지만 마이어는 나치즘의 확장이 이와 달랐다고 말한다. 독일의 대중은 '충격과 과도함'을 기다리며 일상에 퍼져가는 나치의 정신을 용인했으나 막상 과도함의 도래를 자각할 때가 되자 변해 버린 세상에 익숙해져 체념해 버린다는 분석이다.



언어학자는 이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자살과 가치관의 조정, 부끄러움 세 가지 뿐이라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해 많은 독일인은 부끄러움을 택한 "초라한 종류의 영웅"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한다. 왜 '초라한 영웅'이냐고? "부끄러움은 내가 위협을 받으면 언제든지 내던져버릴 수 있는 얕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인간은 이것밖에 안 되는 존재인가. 밀턴 마이어가 인터뷰한 전 나치 당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이 회의는 더욱 깊어진다. 그들이 마이어에게 공통으로 되묻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이 짧고도 강력한 질문에 마이어는 속 시원히 반박하지 못한다. 그는 오히려 미국이 독일과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을 경우 미국인도 독일인과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란 두려움에 휩싸인다(하지만 결론에선 독일의 특수성을 부각하며 모순을 드러낸다)



그런 마이어에게 이 질문에 대한 해답,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일종의 방향을 제시한 것은 전쟁 당시 유대인을 숨겨줬다가 감옥살이를 한 동료 화학공학자와의 '후회'였다. 마이어가 유대인이란 점에서, 아니 그저 인간이란 점에서 그 화학공학자는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국민 총동원령이 내려진 해 히틀러에게 충성맹세를 한 자신을 후회했다. 아래는 마이어와 그 화학 공학자의 일문일답이다.



밀턴 마이어: 당신이 선서를 거부했다면 당신은 나중에 유대인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을 겁니다. 



화학공학자: 맞아요



밀턴 마이어:그래도 후회를 하신다고요?



화학공학자: 선서라는 것은 확실하고도 즉각적인 악이었던 반면 나중에 제가 유대인을 돕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대인을 돕겠단)선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인 반면 악은 이미 뚜렷한 사실이었습니다.



밀턴 마이어: 실제로 돕지 않으셨습니까?



화학공학자: 나치가 학살한 유대인의 숫자를 3백만 명이라 가정하고(마이어는 6백만 명이라 주장) 제가 천 명을 구했다고 해보죠. 제가 말하는 핵심은 제가 만약 충성 선서를 하지 않았다면 3백만 명 전부를 구할 수도 있었을 거란 점입니다.



밀턴 마이어: 당신이 충성 선서를 거부했다면 정권이 전복되기라도 했을 것이란 말인가요?



화학공학자: 제가 만약 1935년에 선서를 거부했더라면 그건 결국 독일 전역에서 저와 같은 사람 수천 수만명이 선서를 거부했단 의미였을 겁니다. 이들의 거부는 결국 수백만 명의 마음을 움직였을 거예요. 그랬다면 정권이 전복되었을지도 모르고 최소한 나치가 애초에 권력을 장악하게 되는 일 자체가 없었을 겁니다.



화학공학자의 답변이 이상적이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화학공학자가 선서를 거부했더라면 감옥에 가 유대인을 살리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의 답변에 마이어의 마음이 요동쳤음이 책에서도 느껴졌다.



당시 독일 대중은 불확실한 선의 도래를 믿으며 즉각적이고 확실한 악을 수용했다. 결국 그 악은 독일을 휘감았고 히틀러는 전쟁을 일으켰다. 물론, 역사의 필연일지도 모른다. 최근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독자들에게 '과거로 돌아가 아기 히틀러를 죽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42%가 '예'라고 답했고 30%가 '아니라'고 답했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엔 히틀러가 전쟁의 근원이 아닐 수도 있단 뉘앙스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란 거대한 수레바퀴 속에서 히틀러의 자리를 대체할 대중적 지도자는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란 뉘앙스 말이다. 



마이어는 진정 수레바퀴를 돌린 것은 쇼펜하우어가 '짐승 같은 진지함'이라 부른 태도로 나치를 대한 독일의 야수들이라 말한다. 야수란 독일의 7천만 대중이다. 그들이 바랐기에 히틀러가 탄생했고 열광했기에 나치는 창궐했다. 악을 처음부터 거부하지 못한다면 산에서 굴러 내려오는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불어나 우리의 일상을 덮칠 것이다. 그땐 이미 늦어버려 평범하지 않은 악을 평범한 듯 묵인해야 한단 것이 마이어의 분석이다. 






앞선 부분에서 마이어가 '악의 평범함'에만 집중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한계라 지적했다. 마이어는 전직 나치 당원들과 인터뷰할 땐 자신이 유대인임을 숨겼다. 그러나 책 후반부에선 그러지 못했다. 



마이어는 책 속에서 인터뷰한 나치 당원을 "개돼지"라 부르기도 독일인에겐 "시민의 용기가 결여되어있다"고 일반화하기도 "히틀러 따위에 싫증을 내지 않는 사람들을 독일인뿐이었을 것이다"란 인종주의적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독일인만을 전적으로 비난한다. 



책 서문과 전반부에서 드러난 악에 대한 철학적 통찰은 책 후반부에서 독일인에 대한 적대감으로 전환되며 저자의 시대적, 민족적 한계성을 드러낸다. 이런 측면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그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았다. 



밀턴 마이어가 악의 평범함과 그 스며듬에 조금 더 집중했다면 이 책은 아직도 전쟁이 끊이질 않은 현대 사회에 유효한 영속성을 지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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