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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9 아베 총리-폴 크루그먼 담화 번역 (7)

신조 아베 총리 -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담화 전문 분석 




신조 아베 일본 총리가 내달 자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저명 경제학자를 초대하고 있다. 16일엔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를 22일엔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를 초대했다. 이들에게 아베가 묻는 것은 일본 경제의 활성화 방안. 

*크루그먼 교수는 작년 프린스턴대에서 뉴욕시립대로 자리를 옮겼다. 소득불평등과 분배 정의를 연구하는데 뉴욕시립대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



케인지언으로 분류되는 두 노벨경제학 수상자는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 연기를 요청했다. 2% 인플레이션 달성과 수요 창출을 위해 적극적 재정 정책도 주문했다. 일부 일본 언론에선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학자만을 불러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설령 담화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해도(개인적으로 정치인의 모든 행동은 정치적이라 생각지만)

폴 크루그먼 교수와 아베 총리 담화 영문 전문을 구해 읽어보니 두 사람의 대화 속엔 배울 점이 많았다. 

그리스와 유로화에 갇혀버린 유럽, 갈피를 못잡는 중국, 마비된 국회에 발이 묶인 미국에 대한 크루그먼의 논평은 일리가 있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아베 총리의 질문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두 사람의 담화는 일본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담화 주요 내용을 번역했다. (아베 총리와 크루그먼의 담화와 크루그먼의 모두발언 전문을 번역했고, 기타 각료의 질문과 크루그먼의 답변은 번역지 않았다)



아베 총리(이하 아베): "2년 전 크루그먼 교수님을 뵈었을 때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교수님께선 디플레이션 탈출이 일본 경제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 말씀하셨죠. 그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은 확장 재정정책(이하 재정정책)을 고려했고 일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에겐 국가 부채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구로다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현재 일본 재무부 10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은 마이너스인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금 상황을 이용해 재정정책을 펼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크루그먼 교수(이하 크루그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채를 고려하더라도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이죠. 첫째로 재정정책은 통화 정책과 함께 디플레이션 탈출을 도와주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둘째로 현재 일본 국채의 이자율은 매우 낮습니다. 지출에 대한 수요는 있는 상태고요. 마지막으론 부채에 관한 걱정인데요. 물론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자국 돈을 재정정책에 투입하는 선진국이 재정 위기를 겪을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2000년대 부터 일본 국채의 부정적 전망에 배팅을 걸었던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았죠. 일본 시장은 견고합니다. 일본이 그리스처럼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말해보라고 하십시오. 일본에겐 엔화가 있습니다. 아마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일 텐데, 그건 오히려 지금 일본 경제에 좋은 일 아닙니까. 이는 걱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재정 건정성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도 현재 디플레이션 혹은 낮은 인플레이션의 문제로 일본의 실질 이자율을 너무 높다는 점과 이를 벗어날 방법은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2%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기에 앞으로 2~3년 간의 정부 재정 건전성보다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문제가 더 시급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재정 건전성을 고민할 때가 아닙니다.



아베: 2014년 일본의 소비세가 5%에서 8%로 올랐습니다. 그 후에 소비가 매우 줄었고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지금 일본은 내년 소비세 인상을 고려 중인데, 유럽의 경우 소비세 인상의 영향이 일본처럼 크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것일까요? 일본이 지난 20년간 디플레이션을 겪었고, 아직도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크루그먼: 저도 왜 소비세 인상이 이렇게나 일본 경제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신이 서진 않습니다. 아마 대중들에게 이젠 '확장 정책이 끝났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저도 이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수요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를 꼽자면 인구 구조 때문입니다. 생산가능인구가 매년 1%이상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도 이제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베: 유럽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유럽엔 비관적인 전망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유럽연합, 유로화 때문에 그리스 문제가 생겼단 것이죠.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정책 가용성의 한계가 있구요. 일부 사람들은 그리스 문제가 유럽 내에서 지속될 것이라 말하더군요. 어떻게 보시나요?



크루그먼: (그리스 사태)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유로화가 유럽의 발을 묶고 있습니다. 그리스뿐 아니라 경제 규모가 훨씬 더 큰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는 재정정책을 사용할 여력이 있습니다. 유로화만 아니라면 별 문제가 될 것도 없는데 유로화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정책이 많지 않고 움직일 공간이 없습니다. 제 생각엔 아직 가능은 하지만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만약 프랑스가 자국 통화를 갖고있다면 무조건 재정정책을 펼쳤을 겁니다. 프랑스는 독일보다 아주 조금만 더 높은 이자를 내면 돈을 빌릴 수 있는 나라지만 유로화 때문에 못하고 있는 것이죠. 유럽의 문제는 유로화뿐이 아닙니다. 지금 유럽의 경제 문제는 솅겐 조약을 위태롭게 하는 난민 위기로 뒷전에 밀려 있습니다. 유럽프로젝트의 불완성, 즉 이들은 통합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지만 이를 운용할 기관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효과적인 정책을 펼치는 사람인 마리오 드라기 유럽은행 총재를 지지하는 유럽 국가는 없습니다. 또 다른 큰 문제는 영국이 몇달 안에 유럽연합을 떠날 가능성이 높단 것입니다. 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부추길 것이고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G7 국가 중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명확히 아는 나라는 일본과 캐나다 정도라고 봅니다. 미국은 백악관엔 정말 뛰어난 지도자가 있지만 엉망(crazy)인 국회 때문에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베:오프 더 레코드입니다만, 독일은 다른 나라들보다 재정적 여유가 있습니다. 독일을 방문할 계획인데이때 독일에게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주문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조언이 있으신지요?



크루그먼: 현재 메르켈 총리는 다른 산적한 문제에 경제를 고민할 여유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 헤쳐왔지만, 현재 독일에게 산적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긴 불가능에 가깝죠. (이전 다른 청중의 질문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재정정책과 관련해 독일은 완전히 다른 지적 세계에 살고 있어 재정정책 도입을 설득하기어렵다고 답변). 그럼에도 재정정책 도입의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말씀 드리자면 친환경 산업이라고 봅니다.최근 맺어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아베: 물론입니다. 친환경 산업도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중요한 부문입니다. 말씀하신 내용도 메르켈 총리와 논의하겠습니다. 음, 난민과 관련해서 말이죠, 난민을 위해 집을 짓고 교육 시설을 건설하는 지출들도 재정정책의 일환으로 효과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크루그먼: 물론 그것 역시 재정투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비용을 계산해보면 그 규모가 그리 크진 않습니다. 사회 내의 두려움으로 난민 문제가 엄청난 긴장을 유발했지만, 난민을 위한 재정 지출이 큰 규모는 아닙니다. 물론 아주 작은 것도 아니지만 말이죠.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이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 국가에 부과된 재정적자 감축 목표(재정 적자는 예산의 3%로 제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순간적으론 유럽의 긴축이 끝나겠구나란 생각에 신이날 순 있겠지만, 이를 확장재정의 중요한 출발점이라 보기엔 그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만약 전쟁과 유사한 수준의 재정 지출 규모를 찾고 있다면 말이죠. 난민 문제가 엄청난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낳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비용은 생각보디 크지 않습니다. 

 



담화에 앞서 폴 크루그먼의 모두발언 번역 


"(세계 경제에 있어) 네 가지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첫째로 지금 세계 경제 전반이 위축돼 있습니다. 많은 면에서 세계는 모두 일본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두번째로 세계 경제는 매우 밀접히 연결돼 있단 것입니다. 자본의 흐름으로 기존 경제학의 가정보다 세계 경제는 더 밀접히 연결돼 있습니다. 셋째로 지금 일본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으로 대담하고 새로운 통화 정책을 통해서도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넷째로 통화 정책은 다른 다양한 정책들, 특히 재정 정책의 도움을 얻어야 한단 사실입니다.



지금 유로존 경제는 1998~1999년의 일본과 근본적으로 유사합니다. 노동가능인구가 줄어들고, 기술의 발전은 경제를 성장시키기에 충분치 않으며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비록 유럽중앙은행이 매우 똑똑하고 유능한 마리오 드라기 총재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도 좋아 보이지만 생산량이 충분치 못하며 인플레이션도 아직 2% 이하이며 임금도 정체된 상황입니다. 이머징 마켓, 특히 중국은 큰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과거와 같은 고투자 성장 정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모습입니다.



세계 경제는 매우 긴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록 주요국의 수출 비율은 GDP의 작은 수준에 불과하지만, 세계 경제의 약세가 지속된다면 조금이라도 경제가 성장하는 나라에 자본이 몰려들 것입니다. 이 현상은

그 나라의 통화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며, 결국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달러와 엔화의 가치가 오른 것입니다. 중국 경제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현재의 약세가 계속된다면 중국의 막대한 외한보유고가 무한대가 아니기에 중국 중앙은행이 지탱하고 있는 위안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며 이는 다른 나라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가할 것입니다. 



현재 많은 국가가 통화 정책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마비된 정치 때문에 재정 정책을 사용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린 통화정책의 한계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며 유럽에선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잦아들고 있습니다.



재정정책. 지난 7년간 우리가 확인한 사실은 아직까지 재정정책이 그리고 특히 현재의 상황에선 효과적이란 것입니다. 세계 경제는 재정정책을 필요로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부채, 정치적 갈등, 국경에 따라 나뉜 유럽 국가들, 미국의 마비된 정치가 재정 정책을 가용치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재정 수요보다 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거론하는 것은 잘못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 소비세 인상을 반대합니다.



제가 아직 구조개혁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셨을 겁니다. 그건 구조개혁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수요를 증진시키는데 있어 구조개혁이 당장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몇몇 구조개혁은 민간 투자 증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아닙니다. 아베노믹스의 하나인 노동참여율증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제가 걱정하는 것은 구조개혁을 외치는 것이 지금 당장 필요한 수요 증대 정책을 미루는 핑계로 사용될 수 있단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세계 경제의 위험을 예상키 어렵단 것입니다. 제가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모든 것이 예상대로 잘 흘러가 수요가 증대되고 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회복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제가 묘사하는 것보다 세계 경제가 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추락할 수도 혹은 저의 비관적 전망보다 수요가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경제가 회복된다면 옐런, 드라기, 구로다 총재에겐 이 상황에 대처할 수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우리는 아주 심각한 문제에 처할 것이며 마땅히 대처할 방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은 확장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봅니다. 세계 주요국이 최대한 협조해서 말이죠. G7 국가가 모두 동의하면 좋겠지만 현실상 이에 동의할 국가는 일본과 캐나다 정도입니다. 일본이라도 이 방향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디플레이션을 탈출하는 것이며 나머진 그 후에 생각해도 된다고 봅니다.


담화 영어 전문 링크 

https://www.gc.cuny.edu/CUNY_GC/media/LISCenter/pkrugman/Meeting-minutes-Krugma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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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llYouMore 박태인 트랙백 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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